의약품 유통업계가 '의약품 유통에 관한 표준거래계약서(초안)'를 마련하고 최종안 확정을 위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다.

이번에 마련된 표준거래계약서 초안에는 최근 논란이 됐던 대표이사 연대보증 문제를 비롯해 요양기관 반품, 소유권 유보조항 등을 담고 있다.

14일 한국의약품유통협회 남상규 거래질서위원회 위원장은 "제약회사와 유통업체 간 공정한 계약조건에 따라 의약품 등 공급거래계약 체결을 유도하기 위해 표준거래계약서 초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질서위원회는 일단 마련한 표준거래계약서 초안을 2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검토하고 최종안이 마련되면 한국제약협회의 동의를 거쳐 공정거래위원회에 승인받을 방침이다.

표준거래계약서 초안 내용은 의약품 유통 계약 체결을 위한 기본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세부적인 유통 계약과 특약 등은 포함되지 않았다.

계약서 초안 주요 내용은 ▲대표이사 연대보증 ▲소유권 유보조항 ▲의약품 유통 및 반품 ▲판매정보 제공 및 수수료 지급 등이다.

특히 대표이사 연대보증 문제는 '구매자는 본 계약에 따른 거래와 관련 공급자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공급자가 인정하는 연대보증인을 세운다'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공급자 측의 과도한 연대보증 강요를 막기 위해 '담보가액이 외상매출금을 초과하지 않는 경우에는 연대보증을 세울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두었다.

대표적인 제약사와 유통업체간 갈등 문제로 꼽혔던 '소유권 유보' 역시 담보를 기준으로 원칙을 세웠다. 원칙적으로 공급된 의약품 등의 대금 완납 시까지는 제약사에 소유권이 있으나, 담보가액이 100%일 경우에는 예외로 했다.

정산 문제로 이견이 발생하고 있는 반품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전액 보상하되, 보상율은 공급자와 구매자가 별도 협의해 정할 수 있다'는 쪽으로 정리했다.

이밖에 판매정보 제공에 따른 수수료 지급 문제는 유통업체가 제약사 제품을 매입해 요양기관에 판매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고, 이 경우 제약사는 상호 협의한 적정 금액을 용역제공 수수료로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판매정보에는 개인정보와 영업비밀은 포함되지 않는다.

그동안 제약사들은 유통업체 판매정보를 사실상 무상으로 제공받아 왔으며 과도한 판매정보 요청으로 인해 유통업계 반발을 사기도 했다.

표준거래계약서 초안 마련과 관련 남상규 거래질서위원회 위원장은 "거래 당사자인 제약사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상호간 납득이 가능한 수준에서 마련했다. 초안은 고문 변호사 자문을 얻어 마련됐고, 유통협회 이사회를 통과하면 제약협회와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로 갑과 을이라는 표현자체가 우월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는데 초안에서는 공급자와 구매자라는 표현으로 주종관계를 해소하려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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