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에 군사 방위를 목적으로 개발된 시스템 '스카이넷'은 탑재된 컴퓨터로 스스로 학습하고 사고하는 인공지능이다. 엄청난 성능에 두려움을 느낀 인간들이 시스템을 정지시키려 들자, 인류를 적으로 간주해 러시아에 핵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전쟁을 일으켜 인류는 절멸하게 된다"

[팜뉴스=김응민 기자] 위의 내용은 지난 1984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터미네이터>의 시놉시스다. 당시만 하더라도 기계(인공지능)가 학습을 통해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영화 소재로 될 법한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30년이 흐른 지금, 인공지능은 이미 우리 일상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초 발표한 갤럭시 S24에는 실시간 통화 번역, 텍스트 내용 요약 등 AI 기술이 대거 탑재됐고 이외에도 복지, 보육, 교육, 행정, 공공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바야흐로 '大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AI 기술이 일상생활 뿐만 아니라 제약바이오 산업에서의 신약 개발 패러다임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제약바이오 산업에서의 AI 효용성은 어느정도일까. 약사신문(팜뉴스)은 금번 창간특집으로 사람들이 체감하는 국내 AI 신약 개발의 현재 상황과 가능성, 그리고 향후 방향성에 대해 자체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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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문조사는 총 150명(일반인 100명·제약업계 종사자 50명)을 대상으로 구글 설문조사를 활용한 온라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우선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AI 신약 개발에 긍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AI가 신약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며 국내 제약사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응답자 중 남성이 65%, 여성이 35%를 차지했으며, 연령대는 30~39세가 47%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20~29세(20%), 60~69세(14%) 순으로 뒤를 이었다.

평소 AI 기술에 대한 관심도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절반(50%)이 '그렇다', '매우 그렇다'로 답변했고 '보통이다'라고 말한 사람들도 38%로 전반적으로 AI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었다.

일상생활에서 AI를 경험했을 때의 만족도에서는 '보통이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41%로 가장 많았고 '그렇다'라는 응답이 34%로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일상생활에서의 경험한 AI 기술이 대체로 긍정적이거나 평범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제약사들이 신약을 개발할 때 AI를 활용하는 것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와 '그렇지 않다'라는 응답이 각각 30%, 29%로 제약사가 AI 신약 개발을 활용한다는 것에 대해서 인식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약 개발에 있어 AI의 유용성에 대한 인식은 '그렇다'라고 답한 사람이 48%로 절반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신약 개발에서 AI의 유용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통이다'라고 답한 비율도 39%로 높게 나타났다.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38%, '보통이다'라고 답한 사람이 34%를 기록해 많은 응답자들이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 가능성에 긍정적이거나 혹은 중립적인 견해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끝으로 향후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있어 AI를 활용할 필요성에 대한 물음에서는 '그렇다'라는 응답이 45%, '매우 그렇다'는 응답이 14%로 집계됐다. 이는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있어 AI의 활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정리해보면, 일반인들은 대체로 AI 기술에 긍정적이거나 관심이 있으며 제약업계에서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인식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AI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실제로 일반인 응답자 중 한 명은 "AI라는 키워드를 들었을 때 딱히 떠오르는 국내 제약사가 없었다"라며 "또한 신약 개발에 AI를 어떻게 적용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해 답변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국내 제약업계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홍보 직군이 40.8%로 가장 많았고 연구개발(R&D) 34.7%, 영업·마케팅 12.2% 순이었다. 이외에도 생산 직군과 보건의료 계열 종사자가 각각 6.1%씩으로 집계됐다.

AI 신약 개발 가능성에 대한 인식 측면에서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긍정적으로 답했는데, 매우 그렇다 12%, 그렇다 40%, 보통이다 30%를 기록했다.

실제 신약 개발 현장에서 AI 기술이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 34%와 '보통이다' 32%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으며 부정적인 의견도 20% 가량 차지했다.

또한 응답자들이 속한 제약사 중 신약 개발에서 AI를 활용하는 곳은 전체의 36% 수준으로 대부분은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그렇지 않다 30%, 전혀 그렇지 않다 12%).

글로벌 경쟁에서 AI 신약 개발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서는 다국적제약사를 쓰러뜨릴 수 있는 '비대칭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그렇다' 30%, '매우 그렇다' 6%로 확인됐으나 상당수는 부정적이거나 확신하지 못하는 입장이었다(보통이다 34%, 그렇지 않다 22%, 전혀 그렇지 않다 8%).

다만, 이와는 별개로 향후 국내 제약사들이 AI 신약 개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그렇다' 40%, '매우 그렇다' 20%로 절반이 넘었고 AI 신약 개발이 가장 효율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분야로는 전임상 단계가 8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제약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는 AI 신약 개발의 잠재력에 대한 인식이 있으며, 특히 전임상 단계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제한적인 상황이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다수였다.

결론적으로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일반인들은 AI를 활용한 신약 개발에 대해 다소 긍정적이지만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제약업계 종사자들 역시 AI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고 보지만 실제 현장에서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또한 제약사들이 AI를 신약 개발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대체로 잘 알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제약업계 종사자들은 이에 대한 인식은 더 높지만 실제 활용은 제한적이라고 응답했다.

AI 신약 개발 투자 측면에서는 일반인과 제약업계 종사자 모두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고, 이러한 경향은 제약업계 종사자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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