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좌)김병진 원장 (우)차덕선 원장
사진.(좌)김병진 원장 (우)차덕선 원장

2022년 한 해에만 약 73만5700건의 수술로 다빈도 수술 1위를 차지한 백내장 수술은 개인병원에서 많이 시행하지만 대학병원 수술을 선호하는 환자도 있어서, 정부발 의료대란으로 인해 수술 일정 대기가 길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백내장 수술은 마냥 미룰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백내장을 제때 수술 받지 못하고 장기간 방치했을 때는 방수 유출을 막아 안압이 높아지므로 녹내장이 생기기 쉽다. 노화가 가장 큰 원인인 백내장은 수정체가 혼탁해져 뿌옇게 보이는 것이고, 녹내장은 높은 안압 등의 요인으로 시신경이 망가져서 시야가 좁아지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으로 서로 다른 질환이다. 하지만 백내장을 제 때 치료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수정체가 두꺼워지거나 녹아서 방수유출을 방해하여 녹내장도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구는 공처럼 적당한 압력이 유지되어야 제 기능을 할 수 있다. 안구 속을 채우는 물질로 안구의 압력을 유지해 주는 방수는 모양체에서 생성된 생성량과 섬유주를 통해 배출되는 배출량의 균형이 적절해서, 방수의 순환이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균형이 무너져서 방수의 생성량보다 배출이 잘 안되면, 안압이 올라가면서 시신경이 손상되고, 시야가 좁아지면서 심하면 실명이 되기도 하는 녹내장이 생기는 것이다.

수정체 용해성 녹내장은 백내장이 심해져서 수정체 속에 있던 용해성 단백질이 다량으로 눈 속으로 배출되어 생긴 염증성 물질이 방수의 배출통로인 섬유주를 막아 안압이 높아지는 증상이다. 이처럼 안구의 염증이 심한 상태에서는 백내장의 고주파 치료가 불가능하므로, 절개 후 혼탁 수정체를 한 번에 드러내야 해서 난이도가 높은 SICS 백내장 수술로 치료해야 한다.

수정체 팽대성 녹내장은 백내장이 심해져 수정체가 팽창하고 커지는 바람에, 모양체에서 생성된 방수가 동공을 지나 섬유주로 원활하게 배수되지 않으면서 생긴다. 방수의 흐름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수정체에 막혀 동공차단이 되면, 방수가 동공 후방에 고여 안압이 높아지는 증상이다. 일종의 응급치료로 레이저로 홍채에 구멍을 뚫어 방수의 흐름이 원활하게 해 줌으로써 안압을 낮추고, 백내장 수술을 시행하면서 팽창된 수정체 대신 인공수정체로 교환해 주면 백내장과 녹내장의 치료를 동시에 할 수 있게 된다.

백내장은 40대 이상에서는 40%, 6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90%의 유병률을 보이는 질환이다. 고령화 추세에 따라 누구나 언젠가는 백내장에 걸리게 되는 셈이다. 백내장 자체만으로도 시야가 뿌옇게 변해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없어서 독서, TV시청, 집안일, 보행 등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을 주게 된다. 하지만 제 때 치료되지 못해 심해진 백내장에, 이로 인한 녹내장이 더해지면 빠른 속도로 실명에 이르기 쉽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내피 세포의 손상을 방지하면서 정확하게 수술 할 수 있는 경험 많은 의료진과 수술 장비가 충분히 갖추어진 안과에서 수술 받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은 일반적으로 수술 전 검사와 수술의 단계를 거친다. 수술 전 검사로 시력 검사, 검안경 검사, 세극등 검사, 안압 검사 등을 체계적으로 시행해 백내장 정도를 확인해 수술방법을 계획하고, 일반적으로 각막에 1~2mm 사이즈의 절개창을 내서 초음파로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해 주게 된다.

수술 후에는 보통 한 달 정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며, 환자의 연령·건강 상태 등에 따라 회복기간이 달라질 수 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은 감염 예방 및 염증을 줄여주는 점안액을 하루 4번 정도 거르지 말고 넣어줘야 하며, 수술 후 눈 보호를 위해 일정 기간은 안경이나 눈가리개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안타깝게도 녹내장은 전조증상이 없어서,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을 인지 후 병원을 찾으면 이미 말기라서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녹내장이나 백내장을 예방하려면 40~50대 이후 연령부터 년 1회 정도는 안저촬영, 시신경 OCT, 시야검사 등을 포함한 정기적인 시력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글. 잠실삼성안과 김병진 차덕선 원장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