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1세대 바이오벤처로 비슷한 길을 걸어 온 제약사 2곳의 명암이 최근 극명하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한 곳은 기술수출 '잭팟'을 터뜨리며 코스닥 시총 5위권에 진입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 곳은 주식거래가 정지되며 '상장 폐지' 위기가 턱 밑까지 차올랐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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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기업은 바로 '알테오젠'과 '파멥신'이다. 두 기업 모두 2008년에 설립돼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증시에 입성했다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창업주가 연구원 출신이라는 것도 비슷하다.

하지만 설립된 지 십수 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알테오젠은 핵심 플랫폼 기술로 다수의 글로벌 제약사들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하며 비상하는 반면, 파멥신은 창업주가 최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 상장 폐지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

파멥신…유망한 기술력 But, 연이은 악재로 '상장폐지' 위기

항체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파멥신은 지난 2008년 설립됐다. 창업주인 유진산 대표는 LG생명과학 항체센터장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을 거치며 20년 이상 항암 항체신약 연구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를 창업했다.

당시 파멥신은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와 글로벌 바이오 벤처캐피탈(VC) 오비메드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종양의 신생혈관형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 '올린베시맙'은 유방암, 폐암, 위암, 대장암 등 항암제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8년에 파멥신은 코스닥에 기술특례기업으로 상장했다. 당시 파멥신은 IPO를 통해 48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이를 바탕으로 핵심 파이프라인 올린베시맙의 임상 확대와 추가 파이프라인 확보, 차세대 신약개발 원천기술 개발 등을 목표로 삼았다.

파멥신의 리드 에셋인 올린베시맙은 크게 2가지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하나는 아바스틴 치료 후 재발한 뇌종양(불응성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단독 임상시험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mTNBC) 환자에게 올린베시맙과 MSD의 키트루다를 병용투여하는 임상이다.

그러나 지난 2022년 7월, 아바스틴 치료 후 재발한 뇌종양 환자에게 진행되던 올린베시맙 단독요법 임상2상이 조기 종료됐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환자 모집에 난항을 겪으며 임상시험 기간이 상당히 지연된 까닭이다.

파멥신 측은 "COVID-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병원 폐쇄 등 임상시험이 계획대로 진행될 수 없는 물리적, 환경적 상황이 지속됐다"라며 "이에 따라 시험기관에서 대상 환자를 모집하고 임상시험을 지속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후 호주에서 진행하는 전이성 삼중음성유방암(mTNBC) 병용요법에 집중했다. 실제로 2023년 2월에 공개된 병용임상 1b상 결과에서 안전성과 내약성이 긍정적인 지표를 확인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기업은 상장일로부터 5년간 관리종목 지정이 면제된다. 파멥신은 2018년 11월에 상장해 당해연도를 제외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관리종목지정을 면제받았다.

다만, 이 기간 동안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고 결국 파멥신의 최대주주는 타이어뱅크로 변경됐다. 유진산 창업주는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타이어뱅크의 김정규 회장이 새로운 대표로 취임했다.

설상가상으로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진행했던 3자 배정 유상증자 실패로 누적 벌점이 15점을 넘었다. 벌점이 15점을 넘기면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한다.

현재 파멥신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선정됐으며 오는 4월 3일까지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되거나 개선기간 부여 유무가 확정될 예정이다.

알테오젠, 독보적인 기술력으로 승승장구…바이오섹터 대장주 자리매김

알테오젠 역시 앞서의 파멥신과 마찬가지로 2008년에 설립됐따. LG화학 연구원 출신의 박순재 대표와 한남대 교수로 재직하던 부인 정혜신 대표가 2008년에 공동 창업했다. 초기에는 바이오베터 개발 회사로 출발해 2014년에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후 알테오젠의 핵심 기술인 '하이브로자임(Hybrozyme)'을 개발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이브로자임은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 방식으로 바꾸는 제형 변경 플랫폼으로 투약 편의성, 주사제 주입 관련 부작용 최소화, IV 제형 특허 만료 이후 방어전략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제형 변경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와 알테오젠 두 곳뿐이다. 알테오젠이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실제로 알테오젠은 2018년 하이브로자임을 개발한 이후 2019년부터 2022년까지 글로벌 제약사 4곳과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2019년 사노피와 1조 6000억원 ▲2020년 MSD와 4조 7000억원 ▲2021년 인타스파마슈티컬스 1300억원 ▲2022년 산도스와 1840억원 등이다. 전체 금액을 합산하면 약 6조 6200억원에 이른다.

주목할 점은 최근 들어 알테오젠의 주가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바이오 대장주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2020년 체결한 기술수출 계약이 당시에는 계약 상대방을 밝히지 않았으나, 기존 라이선스 계약을 독점계약으로 변경하면서 MSD 사명을 공개하면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이번에 계약 조건이 변경되면서 추가 계약금 267억원과 품목허가 및 판매 등에 따른 마일스톤도 최대 5770억원을 더 수령하게 된다.

알테오젠의 주가는 지난 2월 1일 7만 1400원에서 3월 6일 19만 4200원으로 폭등했다. 한 달 남짓하는 기간에 주가가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지난 7일 기준 시가총액은 9조 7754억원 코스닥 4위를 차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알테오젠이 MSD로부터 약속된 현금만 1조 4000억원이며 연간 수천억원대의 현금흐름이 이뤄질 것"이라며 "바이오 섹터의 대장주로 자리잡기에 부족함이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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