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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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코로나19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단지 전 세계적 팬데믹에서 '일상적 유행(엔데믹)'으로 전환됐을 뿐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고령, 면역저하자, 고혈압·당뇨·고지혈·신장애 등 고위험군에게 여전히 위협적이다.

특히 중증 악화라는 위험을 드리우고 있다. MSD가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몰누피라비르)를 새로 처방 시장에 선보이면서 경구 치료제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화이자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 처방에 사각지대가 있어 해당 환자의 중증화를 감소 시킬 수 있다.

30일 한국MSD 라게브리오는 국내 처방 가능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중 유일하게 약물 상호 작용이 없으며 기존 복용 중인 약제의 용량 조절 또는 투약 중지, 대체 등을 고려하지 않고도 복용 가능하다. 또한 증상 발현 5일 이내 초기 복용 시 효과가 있는 코로나19 치료제 특성상 약물 휴지기·조정기 없이 즉시 투약할 수 있다. 

코로나19 치료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주은정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치료는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진다. 저산소증이 없는 경증-중등증은 항바이러스 치료제로 팍스로비드, 렘데시비르(주사제), 라게브리오를 고려할 수 있으며 초기 단계에서 적절한 중재(약물치료 등)를 받게 되면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은정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
주은정 강북삼성병원 감염내과 교수

주 교수는 "그렇지 못할 경우 일부 고위험군 환자는 중증으로 진행해서 산소 치료가 필요한 입원 단계로 가게 되며, 이런 환자는 주사제인 렘데시비르와 함께 덱사메타손 같은 스테로이드 치료제를 쓰며, 산소 요구량이 더 많이 증가할 경우에는 강력한 항염제인 토실리주맙이나 바리시티닙 같은 약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경증-중등증 단계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는 초기 단계다. 젊은 연령이나 기저질환이 없는 경우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의 항바이러스 또는 항체 치료제 없이도 80%는 회복한다. 하지만 고령이거나 기저질환, 면역억제 환자는 다르다.

이들은 산소호흡기가 필요한 심각한 단계까지 진행할 수 있다. 고령 등 고위험군 환자는 5일, 7일 이내의 초기 단계 감염에서 치료제를 복용해야 경증-중등증에서 중증으로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작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코로나19 사망자 10명 중 9명이 65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고령 또는 기저질환자들이 중증으로 진행하지 않게 항바이러스 조기 투약 전략이 필요하다.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누구에게 어떻게 써야할까

MSD 라게브리오
MSD 라게브리오

기존 항체 치료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신체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하면서 항바이러스 치료가 중요해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생존 목적으로 복제 과정을 거친다.

화이자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단백 형성 효소를 억제함으로써 항바이러스 효과를 가진다. 라게브리오와 렘데시비르는 RNA 복제 과정을 억제해 항바이러스를 가진다는 기전적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떤 경구 치료제를 사용해야 할까. 중앙방역대책본부 가이드라인은 1차적으로 팍스로비드를 권고하고 있다. 앞서 주 교수는 "고령에 해당하는 60세 이상, 그리고 12세 이상 면역저하 등 기저질환자에게 투약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팍스로비드를 투약할 수 없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증에서 중증화 위험이 높은 고위험 환자는 기본적으로 조기에 중재가 필요하며 1차적으로 경구 치료제를 쓰지만 팍스로비드는 병용 약물 효과를 모니터링해 용량을 증량하거나 중단하는 등 검토가 필요하다. 또 신장 기능이 떨어진 신장애 환자는 약물 용량 조절을 하거나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관장애 환자도 사용이 어렵거나 병용 금기 약물을 확인해야 한다. 

이에 주 교수는 "부정맥, 폐동맥, 고혈증, 발기부전,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자, 전립성 비대증, 협심증 같은 고령 환자가 가진 기저질환으로 약제를 먹어야 하는 경우 투약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서 팍스로비드를 중단하고 혹은 모니터링하고 투약해야 하는 경우들이 많다. 일부 약제는 최근 한 번이라도 복용했다면 팍스로비드를 처방할 수 없는 상황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가 고위험군에게 사용되지만 고령이거나 다제약물 복용자는 사용이 제한되는 한계점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대안을 줄 수 있는 것이 라게브리오다.

주 교수는 "라게브리오는 팍스로비드와 동일한 처방 조건이지만 면역저하자는 만 18세 이상으로 연령 기준이 올라간다. 또 신장애, 간장애 환자는 약물 용량 조절 없이 자유롭게 쓸 수 있어 적극적으로 고려해 볼 수가 있다"고 말했다. 팍스로비드와 달리 다제약물을 복용하는 고령 환자에게 우선 고려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팍스로비드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도 투약이 가능하며 투석 환자도 처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게브리오 용법·용량(자료: MSD)
라게브리오 용법·용량(자료: MSD)

특히 라게브리오는 현탁액으로 사용 가능하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는 비위관 튜브 경관식으로 식이를 섭취하는 환자는 경구 투여가 불가하다. 이 경우에는 안전성도 검증돼야 한다. 이런 환자에게 라게브리오 4캡슐 분말을 물 40mL에 희석하면 처방 가능하므로 유용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주 교수는 "심혈관 질환이라든지 뇌졸중 환자들이 병원에 왔다가 코로나19에 동시 진단된 사례들은 기존 질환의 치료제를 중단할 수가 없기 때문에 팍스로이드 병용 투약이 어려웠다. 그런 환자들은 적극적으로 라게브리오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 동시에 요양병원에서 전원된 환자는 튜브를 통하거나 심장 투석실이라든지 신기능 장애 환자에게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라게브리오를 투약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간장애 환자들이 입원 중 코로나19로 진단된 경우 투약을 권유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 교수는 "다만 라게브리오는 임산부나 수유부나 가임기, 여성과 남성의 피임 문제들이 있다. 고령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좀더 유용한 약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상, RWD 모두 연령 많을수록 높은 효과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된 시점이지만 고위험군에서 위험한 질환이다. 라게브리오는 국내에서 진행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중증화 사망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고령층에서 높은 효과가 있었다. 다른 치료제를 쓰기 어려운 환자에서 중증화 사망률 감소 목적으로 고려할 수 있는 이유다.

우선, 라게브리오는 3상 연구에서 143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했다. 라게브리오(716명)와 위약(717명)을 1대 1로 배정하고 약제 투약 이후 29일 또는 한 달시점에서 코로나19로 입원화 환자와 사망 예방 효과, 안전성을 평가했다. 2차 평가 지표로는 코로나19 감염 증상이 호전되고 소실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봤다. 연구 결과, 위약군에서 코로나19 입원·사망 위험을 보였지만 라게브리오 투약군은 6.8%를 나타냈고, 약 30%의 코로나19로 인한 입원과 사망을 예방하는 수치를 보였다.

라게브리오 임상에서는 유효성을 보였지만 실제 현장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냈을까. 국내 실사용 경험(Real World Data, 이하 RWD)을 통해 증명했다. MSD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2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코로나19에 감염된 18세 이상 국내 확진자 중 약 95만 명을 대상으로 라게브리오 복용군과 미복용군에서 중증화 및 사망에 대한 예방 효과를 분석했다. 

라게브리오는 중증화 또는 사망 예방 효과가 미복용군 대비 60세 이상에서 33%, 70세 이상 39%, 80세 이상 44%를 보였다. 임상에 참여한 기저질환자 중 라게브리오 투약군에는 고혈압이나 당뇨, 고지혈증, 심혈관 질환, 폐질환, 심장질환, 면역 저하 등의 비율이 좀더 높았다. 코로나19 중증 위험이 높은 고연령일수록 중증화, 사망 예방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이다.

이때 주 교수는 해당 연구가 진행된 시점이 중요하다고 했다. 당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인 오미크론이 유행하면서 19만 명 이상이 백신을 접종해 치료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주 교수는 "오미크론으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변동성이 상당히 약화된 상황이었고, 많은 환자가 백신을 접종하면서 중증화율이 상당히 완화된 상태였다. 이런 제한점을 감안하면 연구 결과가 잘 나온 것이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미접종자 환자에서 라게브리오 효과가 더 뛰어났는데 이런 결과가 사망 예방 분석에서도 동일한 경향성을 보였다. 국내 데이터 특징을 본다면 고령으로 갈수록 사망 예방 효과 그리고 사망 및 중증화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2년 3월 23일 검사를 통해 코로나19가 확진된 환자 중 입원이나 사망을 포함한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18세 이상 성인 치료제로 라게브리오를 긴급사용승인했다. 단, 다른 코로나19 치료 대안이 없거나 임상적으로 적절하지 않은 환자에만 쓸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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