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맥류는 정맥 벽의 일부가 어떤 요인으로 얇아지고 그 혈관이 팽창해 발병하는 혈관 질환이다. 정맥류 질환은 다양하다. 상체로 올라가야 하는 혈액이 다리에 고이는 경우 하지정맥류, 음낭 속 정맥 혈액이 심장 방향으로 흐르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혈관에 피가 고이면 정계정맥류로 진단한다.

정계정맥류는 음낭의 고환에서 나오는 정맥혈관이 확장돼 꼬불꼬불 엉키고 부풀어오르는 질환이다. 전체 남성의 10~15%에서 발견될 만큼 흔하다. 정맥류 질환이지만 음낭 부위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므로 비뇨의학과 진료과목에 속한다.

양쪽 모두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왼쪽 고환에서 발생한다. 내정계정맥에서 직경이 큰 대정맥으로 비스듬히 연결되는 오른쪽과 달리 왼쪽은 직경이 작은 신정맥으로 직각을 이뤄 들어가고 정맥의 길이가 오른쪽보다 길기 때문이다.

정계정맥류가 생기면 혈액의 역류로 피가 한 곳에 고이면서 열감이 발생하고, 혈관이 늘어지며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환이나 음낭에 통증이 발생한다. 통증은 해부학적 구조로 인해 오른쪽보다 왼쪽에서 주로 나타난다. 복압이 커지는 운동이나 오래 서 있는 자세에서 불편함이 심해졌다가 누워서 쉬면 완화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정맥류처럼 음낭에도 혈관이 튀어나와 포도송이처럼 울퉁불퉁한 모양이 보인다. 음낭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더라도 한쪽 음낭의 크기가 지나치게 커지거나 늘어지고, 심한 음낭 비대칭이 보인다면 정계정맥류를 의심해야 한다.

정계정맥류는 남성 불임 원인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모든 정계정맥류가 불임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 어렵고, 방치할수록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정계정맥류를 오랜 방치하면 고환 온도를 높이고 정자의 질을 떨어뜨려 남성 불임의 주요 원인이 된다. 모든 정계정맥류가 불임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받아 증상에 맞는 치료를 적용해야 한다.

정계정맥류는 부풀어진 혈관을 바로잡는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시기를 놓치면 교정수술을 받아도 고환의 기능이 회복되기 어렵기 때문에 치료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

글. 유쾌한비뇨기과 위례점 김명준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