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 중국에서 한국화장품이 사라지고 있다.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지만 수입화장품 규모가 줄어들면서 한국 화장품의 입지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간의 K뷰티 프리미엄을 잊고 다양한 기능, 비건 등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트렌드에 주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중국 화장품 꾸준한 성장세

중국 화장품 시장은 2015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2022년부터 연간 6%의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피부 관리, 개성표출 수요가 높아지고 리오프닝 이후 일상이 회복되면서 스킨케어와 색조 화장품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첸잔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에 따르면 2023년 들어 스킨케어 화장품과 색조화장품의 시장 규모가 모두 커지면서 2023년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4% 늘어난 5169억 위안(약 93조3986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수입화장품 비중 두자릿수 이상 감소

2022년 들어서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성장세가 2021년 이전에 비해 소폭 둔화하며 화장품 수입이 줄어들고 있다. 중국 화장품 수입금액은 2021년 들어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금액인 186억 달러로 집계됐으나 2022년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입금액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하기 시작했다. 

조사업체 중얀왕(中研网)에 따르면 중국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시장 비중이 점점 커지면서 수입 화장품의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 2020년 중국 화장품 수입국 중 2위에서 2021년 들어 3위로 하락했으며 올해까지 3위를 유지하고 있다. 2023년 1~10월 기준 중국의 對한국 화장품 수입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 줄어든 16억 달러로 집계됐으며 전체 화장품 수입금액의 약 14%를 차지했다.

수입화장품 감소와 K뷰티 수출 감소에 대해 KOTRA 텐진 무역관은 챗GPT와의 대화를 통해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국내기업의 진출 유망한 분야를 분석했다. 

국내기업은 기능성 화장품, 의료 미용 화장품, 남성 화장품과 같은 유망 분야에서 현지 사정에 특화된 온라인마케팅으로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는 이유에서다

챗GPT가 본 중국 화장품시장 진출 유망분야

KOTRA 텐진무역관은 감소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K뷰티가 살아 남기 위해 최신 트렌드에 대해 챗GPT를 통해 분석했다.

톈진무역관이 챗GPT 통해 분석한 중국 화장품 시장의 최신 트렌드는 ▲성분 ▲비건 ▲효능 및 안전성 ▲남성뷰티 등이었다. 한국 기업 진출이 유망한 중국 화장품 시장 분야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해당 트렌드를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 브랜드보다는 화장품의 실제 성분 및 효과에 대한 관심 확대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을 중요시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기능성 화장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조사업체 iResearch(艾瑞咨询)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국 소비자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를 선택하기보다는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을 직접 확인한 후 자신에게 적합한 화장품을 구매하는 형태로 소비 습관이 바뀌고 있다. 우에이지안(维鉴), 메이리시유싱(美丽修行) 등과 같이 화장품의 기능과 성분을 분석하는 애플리케이션이 다수 개발됐으며 2022년 기준 앱의 이용자 수는 최대 3000만 명을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프로스트 앤 설리번 (Frost & Sullivan)에 따르면 2022년 중국 기능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2.9% 늘어난 464억 위안(약 8조4113억 원)으로 집계됐다.

기능성 스킨케어 제품에서 주로 중시되는 보습, 미백, 노화 방지 기능을 이제는 색조 화장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소비자가 색조 화장품을 사용하면서도 피부를 개선하는 효과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제품을 많이 찾으면서 최근 출시되는 색조화장품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최근 인기 메이크업 제품인 '굿나잇 파우더(晚安粉)'는 화장을 지우지 않고 취침하더라도 피부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피부의 유분을 흡수할 수 있는 기능성 화장품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중국의 한 화장품 전문 인플루언서가 ‘굿나이 파우더(晚安粉)가 유해한지 혹은 안전한지 알 수 없다’라고 발언하면서 피부과 전문가들까지 함께 논쟁하는 상황까지 번졌다. 실제로 피부과 전문의들의 실험을 통해서 '굿나잇 파우더(晚安粉)'의 안전성이 입증되면서 오히려 '굿나잇 파우더(晚安粉)'의 매출은 더욱 늘어났다. 뷰티 매체인 FBeauty(未来迹)는 소비자의 기능성 색조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앞으로도 계속 높아지면서 관련 제품의 시장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했다.

# 비건 화장품 수요 확대 및 제품의 표준화 가속화

클린 뷰티(CLEAN BEAUTY, 纯净美妆) 화장품은 인체에 유해한 화학 성분이 포함하지 않은 안전한 화장품을 지칭하며, 동물실험을 시행하지 않아 비건(VEGAN) 화장품으로 불리기도 한다. 티몰(TMALL.COM)은 중국에서 온라인 플랫폼 최초로 클린 뷰티 화장품 입점 표준을 제시했으며 올해 4월까지 해외 화장품 브랜드 200개가 티몰 인터내셔널(콰징판매)을 통해 클린 뷰티 제품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2022년 티몰 플랫폼의 클린 뷰티 화장품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6% 증가했으며, 2024년까지 시장 규모가 40억 위안(약 7264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2년 중국 광동성화장품학회(广东省化妆品学会)의 <클린 뷰티 화장품 통칙>과 2023년 상해화장품협회의 <클린 뷰티 화장품 평가 통칙> 등의 산업 표준이 발표되면서 관련 시장의 표준화도 빨라지고 있다.

# 높은 효능과 안전성을 갖춘 의료미용 화장품 인기

안전성과 기능성을 모두 갖춘 의료미용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부과 의료진이 개발하거나 인증한 화장품의 매출이 2023년 들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의료미용 화장품은 제품 개발 단계부터 피부과 의료기술을 접목해 효능뿐만 아니라 안전성이 보장돼 소비자의 신뢰가 높다. 

또한, 소비자들이 민감성 피부, 혼합성 피부(지성 및 건성) 등 각 피부 상태별로 최적화된 의료미용 화장품을 선택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올해 초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중국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대기 환경이 악화해(대기질 표준에 합격한 도시 전년 대비 4% 감소) 일반 화장품보다 효능이 좀 더 확실한 의료미용 화장품을 찾는 소비자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 즈옌컨설팅(智研咨询)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의료미용 화장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0% 늘어난 883억 위안(약 16조193억 원)으로 집계되며 이 중 해외 브랜드가 차지한 비중은 약 64%이다.

# 점점 높아지고 있는 남성 뷰티 시장의 성장세

중국 남성들의 외모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은 전체 화장품 시장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다. 2021년 중국의 화장품 시장이 전년 대비 15% 성장했으나 남성 화장품의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3% 늘어난 99억 위안(약 1조7916억 원)으로 기록됐다. 2022년 '6.18' 쇼핑 축제에 온라인 판매 플랫폼인 티몰(TMALL.COM)의 남성 화장품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배 이상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iResearch(艾瑞咨询)는 중국 남성들의 외모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2023년 들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165억 위안(약 2조9860억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특히 중국 남성 소비자들의 메이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성 메이크업 제품의 판매가 특히 증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남성 화장품 브랜드 줘얀이우서(左颜右色)는 남성용 비비크림, 립스틱에 이어서 톤업크림을 출시했으며 전자상거래 플랫폼 타오바오에서 월 매출량 1000개를 넘어섰다.

KOTRA 텐진무역관은 “중국의 화장품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수입 화장품 시장은 위축되고 있어 중국 시장에 진입할 때는 국내기업만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현지 화장품 브랜드가 저렴한 가격,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얻은 제품 인지도 등으로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한국 화장품은 안전한 성분과 우수한 효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능성 화장품, 비건 화장품의 중국 시장 진출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우수한 품질과 세련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적절한 현지 마케팅 플랫폼을 활용해 중국의 젊은 화장품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중국 소비재시장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동향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며 “타오바오 플랫폼의 화장품 매출은 동기 대비 20% 감소했으나 더우인(抖音)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하는 등 “중국의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판매 동향은 계속 변하고 있으나 이를 인식하고 플랫폼에 적합한 제품을 출시하며 마케팅 활동을 추진하는 한국 브랜드는 적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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