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는 미국발 장기 고금리 여파로 투자 심리가 얼어 붙으며 그야말로 '투자 혹한기'를 보냈다. 하지만 이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도전을 지속했다.

전반적으로 증시가 침체된 상황에서도 상장 문턱 넘기며 고군분투했던 기업들의 흥행 성적은 어땠을까. 팜뉴스가 이들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현재 시점(2024년 1월 4일)에서의 주가 등락률을 살펴봤다.

우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IPO에 성공한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바이오인프라 ▲지아이이노베이션 ▲에스바이오메딕스 ▲큐라티스 ▲프로티아(구 프로테옴텍) ▲파로스아이바이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퓨릿 ▲에스엘에스바이오 ▲큐로셀 ▲에이에스텍 ▲와이바이오로직스 ▲블루엠텍 등 총 13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전반적인 흥행 성적표는 대체로 양호한 편이었다. 회사별로 편차는 있었지만 조사대상 13곳 중 절반이 넘는 8곳이 공모가 대비 현재(2024년 1월 4일 기준) 주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곳은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로 확인됐다.

세포 전처리 과정의 자동화 및 정확한 세포분석 기술을 개발하는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머크(Merck), 길리어드(Gilead), 화이자(Pfizer), 노바티스(Novartis) 등 글로벌 TOP 10 빅파마 및 바이오텍을 고객으로 유치해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대부분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의 주가는 공모가 1만 3000원에서 현재 5만 3100원으로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 310%를 기록하며 조사대상 중에서 유일하게 세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회사의 핵심 기술인 '래미나 워시(Laminar Wash)'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존의 세포분석 공정 프로세스인 원심분리법은 수작업으로 진행돼 작업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숙련도에 따라 결과 값이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었으나 래미나 워시 기술은 원심분리기 없이 자동으로 세포를 세척함으로써 앞서의 단점을 극복했다.

특히 해당 기술은 글로벌 세포분석 공정에서 유일한 독점적인 솔루션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아 약 19조원 규모의 세포분석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모가 대비 주가 수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상장 이후 롤러코스터 주가 추이를 보인 블루엠텍도 눈에 띄었다. 제약업계의 쿠팡이라 불리는 블루엠텍은 의약품 유통업계로는 최초로 지난해 12월 13일 코스닥에 입성했다.

국내외 주요 제약사 제휴 및 첨단 물류시스템을 확보해 2023년 상반기 기준 2만 7700처 이상의 병·의원 플랫폼을 구축했다. 확보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설립 이후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액에서 연평균 86%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블루엠텍의 공모가는 1만 9000원이었으나 상장 당일 주가가 5만 1000원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5431억원을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약 2.5배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하지만 상장 이튿날에 하한가를 찍으며 3만 5700원에 장을 마감했고 다음날에도 주가가 하락하며 첫날 주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러한 '롤러코스터' 주가 변동에는 투자자들의 의무보유확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국내외 기관이 공모주 배정 이후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팔지 않고 보유하는 것인데 블루엠텍에 투자한 기관 투자자의 99%가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장 당일 풀린 유통 가능 주식은 총 360만 2456주로 전체의 33.83%인데 3개월 후엔 나머지 777만 4055주(72.99%)가 추가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 향후 주가 상승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지아이이노베이션(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 78.1%), 큐로셀(70.5%), 와이바이오로직스(68.9%), 퓨릿(29.4%), 에이에스텍(21.6%), 파로스아이바이오(0.4%) 등이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좋은 흐름을 보였다.

반면에 에스엘에스바이오(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 –25.4%), 프로티아(구 프로테옴텍, -28.4%), 에스바이오메딕스(-38.1%), 바이오인프라(-41.5%), 큐라티스(-45.1%)는 공모가보다 현재 주가가 하락하며 부진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