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지난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악재로 투자 혹한기를 겪은 제약바이오 섹터가 올해에는 반등에 성공하며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부터 들려오는 기술수출 잭팟 소식이 긍정적인 기류를 형성하는 까닭이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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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동안 제약바이오 분야는 대부분의 종목이 주가 부진을 겪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급격하게 상승한 인플레이션(물가)을 잡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강력한 금리 인상 정책을 펼치며 투자 혹한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성장주로 분류되는 제약바이오 섹터는 현재 매출과 영업이익이 높진 않지만 미래 성장이 기대되고 잠재력이 큰 종목이 많다. 성장주의 경우,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기에는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운 탓에 기대감 및 투자심리가 감소하는 편이다.

주목할 점은 올해부터 제약바이오 종목이 회복세를 그리며 반등이 점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SK증권 리서치센터 이동건 애널리스트는 "2023년 10월 말을 기점으로 일라이 릴리와 노보 노디스크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섹터를 견인했던 미국 대형 제약사들의 주가가 쉬는 사이에 11월 이후를 기점으로 미국 중소형 바이오 기업들의 강한 주가 반등이 포착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대표적인 중소형 바이오텍 ETF인 XBI는 2023년 11월~12월 말까지 24.8%의 상승률을 달성했다"라며 "같은 기간 동안 2.9%와 1.4%의 수익률을 기록한 일라이 릴리 및 대형 제약사 지수의 수익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2021년 이후 지속적인 상승 기조를 그리며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주가 반등을 억제했던 금리가 본격적인 하락세로 전환하기 시작하면서 다수의 위험선호 지표들이 '리스크 온' 영역으로 반전됐기 때문이다.

리스크 온(Risk on)이란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 시중에 돌고 있는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 역시 벨류에이션이 높고 파이프라인 가치에 대한 의존도가 커 미국 대형 제약사들이 아닌 XBI와 같은 중소형 바이오텍 지수와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헬스케어 지수는 2023년 12월 1일에 2749.64포인트에서 2024년 1월 2일 3307.90포인트로 한 달 사이에 무려 20.3%가 올랐다.

자료: Quantiwise, SK증권
자료: Quantiwise, SK증권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 말에 업계를 들썩였던 대규모 기술수출 소식도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우선 종근당은 작년 11월에 글로벌제약사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13억 5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CKD-510은 종근당이 연구개발한 신약후보 물질로 선택성이 높은 비히드록삼산(NHA, 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HDAC6 억제제다.

해당 기술수출 건을 통해 종근당은 8000만달러(약 1060억원)를 계약금으로 수령하고 향후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 2500만달러(약 1조 6200억원)와 매출에 따른 판매 로열티를 받게 된다.

다음으로는 2023년 12월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의 자회사 얀센에 ADC(항체-약물 접합체) 후보물질 'LCB84'를 기술수출한 건이 있다. 계약규모는 17억 2250만달러(약 2조 2400억원)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이다.

선급금은 반환 의무가 없는 1억달러(약 1300억원)이며 얀센의 단독 개발 권리행사금 2억달러(약 2600억원), 개발·허가·상업화 등에 따라 발생하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는 14억 2250만달러 수준이다.

LCB84는 고형암 세포에서 과발현하는 항암 표적 단백질 TROP2 항원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을 갖고 있다.

종근당과 레고켐바이오를 필두로 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이 '촉매제'로 작용해 제약바이오 섹터의 회복세를 더욱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K증권은 "현 구간에서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전략은 금융 스트레스가 재발하지 않는 가운데 연초 이후 업종 내 모멘텀이 지속된다고 전제한다면, 타 업종과의 '키 맞추기'에 따른 업종 ETF 플레이 또는 업종 내 중소형 종목들에 대한 개별 종목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하다고 판단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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