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ESG 경영을 선포하는 제약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의료·병원계에서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병원 ESG 지표를 개발하고 ESG 경영을 고도화하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추세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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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국내를 비롯해 전세계 곳곳에서 변화무쌍한 이상기온 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얼마 전까지 20도를 웃도는 포근한 날씨가 지속됐지만, 이번주 들어 기온이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지는 '최강한파'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반면에 현재 여름인 남반구의 호주 시드니는 한낮 최고 온도가 무려 46도를 돌파하며 '폭염'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이처럼 기후변화가 가속화되며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칭으로 최근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를 평가하고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척도로 활용되고 있다.

다시 말해, 회사들이 더 이상 이윤만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과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궁극적으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목할 점은 제약바이오 기업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에서도 이러한 ESG 경영을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 의료기관 ESG 개념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으나 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의료기관이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보다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을 지칭한다. 국내 의료업계에서는 상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ESG 경영 선포, 위원회 구성 등 활발한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빅5 병원들은 ESG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을까.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3 국내외 의료기관의 ESG 동향 및 시사점'을 중심으로 이들 병원의 사례를 살펴봤다.

조사대상은 강북삼성병원·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대학교치과병원 등 5곳을 선정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보고서에 실리지 않아 치과병원으로 대신했다.

우선 강북삼성병원은 지난 2021년 12월 ESG 위원회를 발족하고 ESG 경영 10대 실천과제를 설정했다. 10대 과제란 ▲탄소 중립 실현 ▲재생에너지 100% ▲의료폐기물 감축 ▲일회용품 최소화 ▲동물실험 관리 강화 ▲사회공헌활동 강화 ▲협력업체 상생 ▲환자 대응 혁신 ▲근로환경 혁신 ▲ESG 추진체계 정비 등이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올해 5월부터 우펀으로 발송되던 진료회신서를 전자 문서로 대체했고 케어닥 등 국내 IT 기업들과 협업해 진료 및 검진 이용 시스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미혼모 및 영유아에 대한 의료지원과 청소년 학교폭력 예방 지원 등의 사회공헌 활동과 국내 취약계층 아동을 위한 장학금 지급, 고독사 예방지원, 독립유공자 건강검진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으로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지난해 12월 ESG 운영위원회를 발족하고 올해부터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 윤승규 병원장은 2023 신년사를 통해 영성 기반의 지속가능한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사업계획에 각 부서별로 총 137개의 ESG 경영지표를 선정해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 부문(E)에서는 CO2 배출량과 폐기물 취급 관리, 종이 없는(Paperless) 연구과제 운영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회적책임(S) 부문은 자선 지원, 교직원 돌봄(영적 지지), 가정간호 무료방문 등을 마지막으로 거버넌스(G)에서는 반부패·청렴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측은 "앞으로도 ESG 운영위원회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통해 병원 내 우수 ESG 활동 부서를 포상하고 ESG 주요 지표 온라인 공시, 리포트 발간 등을 통해 ESG 인식 개선 및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ESG 위원회를 발족한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종합병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ESG 경영을 실시했다.

이듬해인 2022년 3월에는 '안전보건 경영 선포식'을 개최해 직원 및 환자들의 안전을 경영의 핵심가치로 정립해 안전사고와 재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보다 체계적이고 상시적인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포했다.

또한 우리나라가 받았던 혜택을 아시아 국가에게 돌려주는 '아산 인 아시아(Asan in Asia)' 프로젝트를 진행해 2022년 간이식팀이 베트민 호치민대학병원을 방문해 생체 간이식술을 전수했다. 이외에도 저소득층 환자에게 의료 및 생계비 등 총 8억 4000만원을 지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ESG 경영의 일환으로 'Less' 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이를테면 대기시간 줄이기(Wait-less)는 환자의 치료 대기시간을 줄여 긍정적인 환자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며 올해부터 종이 없는(Paperless) 병원을 목표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ESG 경영 강화를 위해 의료원의 투명한 윤리경영과 의료폐기물 및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에너지 저감형 의료 콤플렉스(Complex) 마련, 녹지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공간 배치, 해외 의과대학 설립 및 운영 지원 등에 주력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지난 2022년도 국가고객만족도(NSCI) 조사에서 세브란스병원이 전 산업 분야를 통틀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라며 "이는 환자 케어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이 토대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서울대학교치과병원은 2021년 3월에 공공의료기관으로는 최초로 ESG 경영 선포식을 개최한 바 있다.

이에 더해 2021년 9월에는 ESG 위원회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ESG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세부과제 수립뿐만 아니라 공공의료기관에 적용 가능한 독자적인 핵심성과지표(KPI)를 개발하고 그 성과를 이사회에 보고하게 된다.

2022년에는 대한적십자사와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하고 건전한 기부문화와 자원봉사활동 등 나눔 문화 확산, 취약계측 발굴, 무료 진료, 생명나눔의 가치에 공감하는 헌혈문화 확산,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ESG 경영 실천을 행하고 있다.

올해는 신한은행 자원봉사단과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의료진들이 함께 우즈베키스탄 해외 의료봉사단을 구성해 타슈켄트 어린이 의과대학병원에서 의료병사를 펼쳤다. 이들 봉사단은 우즈베키스탄 보건부에서 선정한 취약계층 어린이 20명을 대상으로 구순구개열 수술을 진행하고 아동·청소년을 위한 치과 진료 의료봉사를 실시했다.

한편, 보건산업진흥원은 "의료기관의 ESG 경영은 현재 의료기관이 직면하고 있는 의료폐기물 및 탄소배출과 관련한 환경 이슈, 환자와 의료진의 안전, 의료질 개선, 사회적 책임 강화 등과 관련된 이슈 개선 및 해결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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