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최은영 원장
사진. 최은영 원장

최근 ‘자연치아 평생쓰기’, ‘치아 살리기’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지만 치아상실을 막을 수 있는 예방 활동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선택사항인 일반 구강검진은 수검률이 30%대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20%대 중반대로 고꾸라졌다. 지난해 충치와 잇몸병 예방 및 치료의 첫 단계인 스케일링을 받은 환자는 29.7%에 그쳤다.

유년기에는 충치나 외상으로 드물게 치아를 발치하기도 하지만 잇몸은 비교적 건강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잇몸 염증이 반복되고 잇몸조직이 주저앉아서 점점 찬물도 마시기 싫어진다. 중년의 치아상실은 흔히 얘기하는 풍치(치주질환)에 의한 발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2022년 건강보험 치과 외래 다빈도 질환 조사에서 20~50대 치은염 및 치주질환 환자 비율은 38%, 60세 이상은 41%가 잇몸병일 만큼 나이가 들수록 잇몸병이 많다.

나이가 듦에 따라 잇몸 조직의 탄력저하, 건조, 얇아짐, 회복능력 감소 등의 노화는 필연적이다. 특히 세균덩어리인 치태가 쌓여서 생기는 치아 주위 잇몸염증은 관리하지 않으면 잇몸퇴축을 가속화시킨다.

같은 연령이라 해도 환자마다 관리 상태에 따라 노화 정도는 천차만별이다. 관리가 소홀한 경우 잇몸의 노화는 대개 풍치로 진행된다. 풍치는 치아를 감싸고 있는 잇몸(치주), 잇몸뼈(치조골), 치주인대 등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선조들은 이가 시릴 때 바람풍(風), 이치(齒) 바람이 들어 치아 뿌리가 병든다고 여겼다.

풍치의 근본적인 원인은 구강 속 세균이다. 물론 흡연, 당뇨, 유전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대부분 세균덩어리인 치태가 주범이다. 양치질과 치실 등을 통해 세균막이 제대로 제거되지 않으면 치태가 쌓여서 단단한 치석이 되고, 여기에 세균이 더 잘 쌓이게 돼 세균을 만드는 독소가 치아 주변 조직에 염증을 일으켜 잇몸을 파괴한다.

풍치 초기에는 염증이 잇몸 연조직에 국한된 치은염으로 나타난다. 이시림 혹은 찬물이시림을 느끼거나 잇몸이 붓고 양치할 때 잇몸 출혈이 생긴다. 다행히 이 단계는 치료하면 대부분 원상태로 돌아간다.

좀 더 진행되면 하방의 잇몸뼈가 녹아내리면서 치아 목부위를 단단히 감싸던 잇몸이 아래로 내려가고 느슨해진다. 잇몸이 치아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생긴 틈새인 치주낭 안에 제거되지 못한 음식물 찌꺼기가 쌓여 세균의 온상이 된다. 집에서 양치를 열심히 해도 구취가 나고 찝찝한 맛이 난다. 잇몸이 내려가게 되면 치아의 뿌리가 드러나 찬물, 심지어 찬바람에도 시리는 등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치은염 상태에서 간단한 치태관리인 스케일링으로 세균을 제거하는 타이밍을 놓치면 치주염으로 악화한다. 잇몸뼈까지 염증이 번져 뼈가 녹아내려 치아가 흔들리거나 빠지게 된다. 무엇보다 통증으로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어 구강건강을 넘어 삶의 질까지 저하된다.

한번 녹아내린 잇몸뼈는 대부분 재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부분이고 발치하고 임플란트를 심게 된다.

나이가 들면 잇몸이 얇아져서 상처에 취약해지고 재생능력도 자연히 떨어진다. 젊었을 때처럼 잇몸의 자연치유능력을 과신해서는 안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경험하는 풍치를 예방하려면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받아야 한다. 잇몸병 초기에는 스케일링으로도 증상이 개선되지만 치주질환이 이미 진행된 상태라면 치근활택술, 치주소파술, 치주수술 등 수술적 접근 방식이 필요할 수 있다.

주기적인 스케일링은 칫솔질로 해결하기 힘든 치석을 제거해 구강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탁월하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양치할 때 피가 나거나 잇몸이 자주 붓는다면 정기적인 스케일링이 필수다.

치주질환은 한번 진행이 시작되면 치료기간이 길어지므로 조기 발견이 굉장히 중요하다. 한 번 망가진 잇몸은 재생시키기 어렵지만 적절한 풍치치료로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치주치료로 염증이 잡히면 느슨해졌던 잇몸 붓기가 빠져서 탄탄하고 건강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가라앉은 잇몸사이로 치아 사이가 검게 보이는 블랙트라이앵글이 나타난다. 이 부위는 치아복구 솔루션인 미니쉬로 채우는 것이 가능하다.

풍치가 심해 치아뿌리가 노출된 경우, 길어보이는 치아아 거슬린다면 핑크미니쉬가 좋은 대안이다. 핑크미니쉬는 수복물 아래에 연분홍 색상으로 잇몸을 표현해 시각적으로 잇몸을 재생한 듯한 효과를 줄 수 있다. 또한 치아를 얇게 감싸줘 추가 손상을 막아준다.

아무리 좋은 치료도 내 치아보다 좋을 수는 없는 법. 자연치아를 평생 쓰려면 정기검진과 스케일링 같은 예방에 힘써야 한다.

글. 미니쉬치과병원 최은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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