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최근 중국에서 어린이들을 중심으로 급증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국내에서도 확진자가 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4주간 국내 환자가 2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특히 소아·청소년 환자 비율이 높아 전문가들은 물론,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까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어떤 질환이며 주요 증상과 치료법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팜뉴스가 진료 지침과 학술 자료들을 바탕으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을 '심층 해부'해봤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Mycoplasma pneumonia)은 소아·청소년 연령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세균성 폐렴으로 기침 감기와 폐렴을 포함해 다양한 유형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비정형 세균성 폐렴의 일종으로 광범위한 임상 증상과 질병 발현이 관찰되며 자기복제를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유기체로 알려져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게놈 구조(0·8 Mbp)를 갖고 있으며 세포벽이 없고 매우 천천히 자란다는 특징(generation time 6h)이 있다.

전세계적으로 3~7주년 주기의 유행을 갖는 폐렴으로 특히 소아 연령에서 특징적인 대유행이 발생하는 편이다. 특히 2000년 이후 마크로라이드계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이 출현해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UN 자료에 따르면 유럽과 아시아, 미주 대륙, 오세아니아 등 4개 지역의 24개 국가 총 45개 현장에서 전향적인 모니터링 데이터를 통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발생 추이를 파악했다.

그림. Mycoplasma pneumoniae detections by PCR across the world(출처: The Lancet Microbe (2023). November 23, 의과학연구정보센터)
그림. Mycoplasma pneumoniae detections by PCR across the world(출처: The Lancet Microbe (2023). November 23, 의과학연구정보센터)

그 결과, 6개월 동안 PCR로 검출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평균 발생률은 4.12%로 집계됐으며 유럽과 아시아의 발생률이 미국과 오세아니아보다 월등히 높았다. 또한 전향적 모니터링이 실시된 이후 동일한 지역에서 이전 테스트 기간에 관찰된 것보다 더 높은 건수가 보고됐다.

전체적으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6개월 동안 총 14만 9980의 PCR 검사 중 1067건(0.71%)이 검출됐다. 유럽에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국가는 덴마크(n=436), 스웨덴(n=145), 스위스(n=132), 웨일스(n=49), 슬로베니아(n=41) 순이었고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n=172)에서도 환자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1년과 2015년, 2019년에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대유행이 발생한 바 있으며 지난 10월 셋째주부터 11월 둘째주까지 최근 4주간 확진자 수가 102명에서 226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소아를 포함한 1~12세 어린이 및 청소년이 입원 환자의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파 경로는 일반적인 호흡기 바이러스와 유사하게 비말을 통해 사람 간의 전파가 이뤄지며 주로 함께 거주하는 가족 등 밀착접촉자를 통해 감염된다.

잠복기는 1주에서 최대 4주까지의 기간을 가지며 평균 12~14일 정도이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주요 증상은 발열과 기침, 인후통, 두통, 전신 피로감 등 경미한 증상을 시작으로 인후염 등과 같은 상기도 감염증 및 기관지염을 유발하고 일부는 중증의 비정형 폐렴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발열과 두통, 콧물, 인후통이 나타나고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며 보통 증상이 3~4주간 지속되다가 회복되는 양상을 보인다. 호흡기 외 증상으로는 피부발진이나 위장관 증상, 근골격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5세 미만의 소아에서는 재채기나 코막힘, 천명음(쌕쌕거리는 소리), 구토, 설사 등이 관찰되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은 구강과 호흡기에서 검체를 채취해 PCR 검사를 통해 진행되며 치료제는 마크로라이드계(macrolides) 및 퀴놀론계(quinolone) 항생제를 투약하는 방식이다.

주목할 점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1차 항생제인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이 있는 균주가 2011년 이후 우세종이 됐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소아 환자에 있어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의 2차 항생제로 테트라사이클린제와 퀴놀론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해당 약제들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에서 소아 연령 금기 약물로 지정해 사용이 제한된 상황이다.

테트라사이클린은 치아 착색, 법랑질(치아 맨위 하얀 부분) 형성 부전, 일과성 골발육 부전과 같은 부작용 위험이 있어 12세 미만에게는 사용이 제한된다. 또한 퀴놀론제는 하지에서 아킬레스건, 상지에서는 어깨 및 손의 건염 및 건파열과 같은 관절병증, 뼈연골증과 같은 부작용 발생 위험으로 18세 이하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와 대한소아감염학회가 내놓은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중증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치료 지침'에 따르면 우선 마크로라이드 항생제를 투여하고 72시간 내에 호전되면 해당 약물을 지속 투여한다.

그러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고 중증 폐렴으로 악화될 경우 2차 항생제(테트라사이클린제 또는 퀴놀론제)로 변경하거나 항생제 치료와 코르티코스테로이드제를 병용 투여하게 된다.

치료 지침은 "테트라사이클린제와 퀴놀론제 사이에 효과 차이는 없으며 환자의 전신 상태 및 치료에 따른 이득과 위해를 고려해 선택해야 한다"라며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경구용과 정주용 사이에 효과 차이가 없고 1~2mg/kg/day를 3~5일간 환자 상태를 고려해 투여한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코로나19와 마찬가지로 사람들과의 접촉을 자제하고 철저한 개인위생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외출하거나 식사 전후, 아이의 기저귀를 교체한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좋다"라며 "실외 활동을 할 때에는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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