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델비
트로델비

[팜뉴스=김민건 기자] 급여 시험대에 오를지조차 알 수 없었던 삼중음성 유방암(Triple negative breast cancer, TNBC) 신약 트로델비(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첫 관문을 무난하게 넘어서며 희망을 키웠다.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23년 제8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어 트로델비 급여 기준을 설정했다.

해당 급여 기준은 '이전에 두 번 이상 전신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그중 적어도 한 번은 전이성 질환에서 치료받은 절제 불가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성인 치료'다.

즉, 삼중음성 유방암 3차 치료에서 쓸 경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을 수 있게 했다는 뜻이다.

지난 5월 국내 허가를 받은 트로델비는 6개월 만에 급여권에 진입하며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게 됐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급여 등재를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열렸다.

특히 엔허투에 이어 삼중음성 유방암에 사용할 수 있는 혁신신약의 급여화가 가까워지게 됐다는 점에서 이번 암질심 급여 기준 설정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트로델비의 실질적 보험 적용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수용체(ER)와 프로게스테론수용체(PR), 인간표피성장인자수용체2(HER2) 모두 음성으로 호르몬 또는 표적치료 모두 적절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매우 공격적이기 때문에 1차치료에 독소루빈신(Doxorubicin) 등 안트라사이클린 계열과 도세탁셀(docetaxel), 파클리탁셀(paclitaxel) 등 탁산 계열 세포독성요법을 쓴 환자는 재발을 겪게 된다. 

이 경우 무진행생존기간이 3~4개월, 전체생존기간 1년여에 불과한 상황이다. 재발과 전이로 인한 5년 상대생존율은 10%다. 새로 2차 치료에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들어와 있지만 아쉽게도 급여 진입 과정에 있다.

결국 2차 이상 치료에서 생존연장 혜택을 보기 위해선 트로델비 같은 신약을 기대해야 한다. 트로델비는 TROP-2 단백질을 표적하는 2세대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다. 세포표면항원 TROP-2에 결합하는 단클론항체와 강력한 세포사멸 기능을 갖는 DNA 회전효소 억제 약물(TOP1 inhibitor payload) SN-38로 구성돼 있다.

항원 TROP-2는 대부분 유방암에서 확인되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암종에서 고밀도로 발현하기 때문에 트로델비가 효과를 낼 수 있다. 트로델비는 Trop-2를 가진 암세포를 쫓아 세포독성 약물인 SN-38을 살포하며 사멸 효과를 나타낸다. 

기존에 사용해왔던 항암화학요법은 재발이 잦은 만큼 어떻게 하면 기존보다 생존을 연장시킬 수 있을까가 삼중음성 유방암 치료에서 어려운 점이었다.

그런데 트로델비가 앞서 ADC 기전 효과로 일단의 성과를 거뒀다. 트로델비는 3상 ASCENT 연구에서 뇌 전이가 없는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2차 이상 치료 환자 대상으로 무진행생존기간 5.6개월(59% 개선)을 기록하면 항암화학요법군 1.7개월 대비 3.9개월을 개선했다. 전체생존기간도 12.1개월(52% 개선)로 항암화학요법군 6.7개월을 더욱 연장했다.

탁월한 효과로 임상은 추적관찰기간 중앙값 17.7개월 시점에 중단했는데 효과가 좋아 더 이상 진행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삼중음성 유방암 2차 이상 치료에서 유전자변이나 PD-L1 같은 바이오마커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는 트로델비가 유일하다.

정부는 트로델비, 키트루다 같은 혁신신약의 삼중음성 유방암 급여 등쟁 방안을 합리적으로 찾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급여 등재 과정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PARP 저해제 린파자(올라파립)와 키트루다의 급여 상황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있다. 엔허투는 현재 약평위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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