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현수 원장
사진. 김현수 원장

본래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오는 혈액이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하지정맥류는 정맥 내부의 판막이 망가지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혈관 질환이라 할 수 있다. 판막은 가스 밸브처럼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하면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이것이 망가지게 되면 거꾸로 흐르게 되고, 압력이 높아지면서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팽창한다. 이로 인해 다양한 증상이 발생하여 일상 생활을 불편하게 한다.

흔히 다리 피부 위로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혈관이 있어야만 하지정맥류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겉으로 봤을 때 별다른 이상이 없는 잠복성 하지정맥류 형태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즉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판단을 내리지 않아야 하며 내부의 상태까지도 정확히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지 내부적으로는 계속 악화되어 궤양, 출혈, 피부염, 심부정맥혈전증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가 아닌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초기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오후만 되면 쉽게 붓고 피로해지며 자기 전이나 자는 도중에 갑자기 저리고 쥐가 나기도 한다. 원인 모를 욱신거림, 당기는 듯한 통증, 지속적인 가려움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무거워지고 만성 피로감을 호소하며 다리 열감이나 수족냉증처럼 시린 느낌을 받는다. 종아리나 허벅지 근육이 떨리는 느낌이나 경련이 동반되기도 하고, 움직이면 괜찮지만 가만히 있을 때 종아리 저림을 느낀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것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하게 넘어갈 수 없는 이유는, 혈액순환과 관련된 질환이기에 항상 똑같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주로 가만히 서있는 등 활동을 하지 않거나 오후, 저녁이 되면서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활동 시 통증이 동반되는 근골격계 질환과 다른 점이라 할 수 있기에 활동 유무에 따라 얼마나 심해지는지 파악한 후에 의학적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원인 역시 여러 가지가 존재한다. 유전(가족력), 노화, 성별, 임신, 피임약, 호르몬제, 직업, 비만, 변비, 꽉 끼는 옷, 운동부족, 특발성 등 여러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는다. 2차적으로 외상이나 심부정맥혈전증 등에 의해 초래되기도 한다. 어떤 요인에 의해 발생하더라도 공통적으로 자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으리라 생각하기 보다는 검사를 통해 정확한 상태를 파악한 후 알맞은 치료를 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정맥류의 검사는 주로 혈관 초음파 검사로 이루어진다. 정맥의 늘어난 정도, 역류 유무, 판막의 위치 등에 대해서 알 수 있는 방법으로 혈관 내의 혈류 방향과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하여 개인별로 알맞은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방사선 노출, 조영제 투여가 필요치 않아 반복적으로 진행이 가능한 것은 물론 임산부에서도 진단을 해볼 수 있다. 단, 수술이 필요할 때에는 혈액이나 심전도 검사 등을 추가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치료법으로는 베나실, 클라리베인, 고주파, 레이저, 발거술 등 수술 방안들이 주로 시행된다. 하지만 이 중 어느 한 가지만이 가장 우수하다고 이야기하기에는 어려운 편이다. 팽창된 혈관의 위치, 망가진 정도 등에 따라서 알맞은 치료 방법이 달라지게 된다. 그런 만큼 증상의 경중 및 위치, 흉터에 대한 거부감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시되고 있다.

심하지 않은 초기라면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정맥순환개선제 복용 등 보존적인 방법으로 예방 조치를 취해볼 수 있다. 하지만 초음파 검사에서 혈액이 역류를 일으키고 그 시간이 0.5초 이상이 된다면 이러한 방법으로는 개선이 어렵기 때문에 수술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대로 둔다고 해서 자연적으로 낫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가급적 초기 증상일 때 발견하여 관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글. 참편한하지외과의원 김현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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