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21대 국회 국정감사 시즌이다. 의원 보좌진들은 강하고 자극적인 이슈를 찾기 바쁘다. 자신들이 준비한 보도자료에 맛깔스러운 제목을 달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다. 인용 보도가 많을수록 이슈가 될수록, 의원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보좌진들의 스펙이 쌓인다. 국감 때마다 보도자료 전쟁이 일어나는 배경이다.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도 다르지 않았다. 관심을 끌기 위해 어느 의원은 소주병을 들고 나왔다. 또 다른 의원은 이목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비대면 진료, 품절약 등 시의적절한 이슈를 제기한 의원들도 있었다. 그게 어떤 방식이든, 많은 주목을 받는다면 이슈는 곧 여론이 된다.   

아이러니한 사실은 이같은 속성 때문에 정작 관심이 필요한 의제들이 파묻힌다는 점이다. 흥미롭지 않다는 이유로 말이다. 날을 꼬박 세워 준비한 질의를 해도 기사 한 줄 나오기 힘들다.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문제고 여론의 힘이 필요하지만 '뉴스 가치'가 없다는 이유로 조명되지 않는다. 

복지부 국정감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떤 의원은 소신있게 그리고 꿋꿋하게 질의를 이어갔지만 재미도, 흥미도 없었다. 자극적인 이슈가 아니란 이유로 질의 도중, 의원들의 웃음 소리까지 들렸다.  그런데도 그 의원은 위축되지 않고 누군가는 외면해왔지만 반드시 필요한 의제를 던졌다.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바로 주인공이다. 그는 욕창 간병비 부담으로 풍비박산 나버린 이들을 대변했다. 욕창 환자를 위해, 환자 가족을 위해서 말이다. 국민이 달아준 금배지의 무게를 느끼고, 국가의 무관심 속에 비통하게 죽어간 환자들을 조명했다. 팜뉴스가 조 의원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전하기로 결심한 이유다. 

# 욕창, 심각하고 무서운 질병

본 의원은 '욕창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욕창은 환자가 통풍이 안 되는 자리에서 몸을 스스로 움직이기 어려울 때 생기는 감염병으로 국내 환자만 2만 6000명입니다.

심각성과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중증 환자를 간병할 때 으레 생기는 피부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욕창도 하나의 질병입니다. 뼛속에 자라는 세균들이 피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결국은 패혈증에 이릅니다. 심한 경우 사망하는 심각하고 무서운 병입니다. 

2050년, 대한민국의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은 40%를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치매, 고혈압, 당뇨병, 뇌혈관, 퇴행성 관절염 등 5대 노인성 질환의 환자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질병도 욕창입니다. 

# 치료 여건 '열악', 환자 가족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

이렇듯 생명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인데도 국내 치료 여건은 아주 열악합니다. 의료계엔 욕창 전문의가 없고 욕창 간병비 지원은 물론 치료제에 건보 적용조차 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욕창 간병비 지원 문제가 심각합니다.

욕창 환자는 2시간마다 체위 변경이 필요합니다. 24시간 돌봄이 필요하지만 정부 지원이 없어 환자 가족들은 간병비 100% 스스로 부담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입니다. 관련 영상을 보겠습니다. 

환자 가족 A 씨: 병원비는 매달 230만원, 240만원 정도인데 간병비에서 죽어나요. 하루에 15만원, 한 달 450만원하면 700~800만원정도는 들어간다고 봐야죠.

조명희 의원: (영상 시청한 직후) 치료비보다 간병비가 450만원이 든다고 합니다. 한 달 700~800원이면 어느 가족도 비극적 금액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욕창은 간병이 절실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막대한 간병비 지출로 가정 붕괴가 초래됐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고령화 속도와 노인 빈곤율이 1위입니다. 최근 입법조사처도 국민건강보험법 및 시행규칙 개정으로 간병 급여 대상에 욕창 환자를 명시하는 방법을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간병비 본인부담률을 건보 재정 상태에 따라 적정하게 설정해서 욕창 간병비 지원을 심도있게 논의할 적기입니다. 다음 영상 보겠습니다.

(영상 속 성우) 욕창 치료를 막는 장애물 무엇이 있을까. 욕창을 마주한 환자와 보호자들은 의료보험 혜택이 충분치 않다고 말한다. 

장애인 활동 지원사 B 씨: 연고는 보험 적용이 안 된다고 해요, 연고 한 개에 25만원짜리를 썼어요, 그걸 사면 보름 정도 가는데 두 개를 사면 50만원이에요. 그러니까 (환자가족들이) 너무 힘들게 살죠. 

# 환자 가족 '너무 힘들다'...장관, 가슴 깊게 살펴봐달라

조명희 의원: (영상 시청 이후) 보시는 것처럼 연고 하나에 25만원, 드레싱 한 번에 만원이라서 너무 비쌉니다. 보험이 안 돼서 그렇습니다. 2만 6천명에 이르는 환자 가족들이 너무 힘들어 합니다.

욕창 예방 방석 또는 매트리스 같은 제품을 쓰면 총 진료비의 평균 20%가 감소될 수 있지만 국산이 없어서 외제를 수입해야 합니다. 척수환자가 사용 가능한 제품은 비용이 싸지만 욕창에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환자들이 이렇게 아파하고 힘들어합니다. 가족들도 너무 괴로워합니다. 욕창 간병비 지원과 욕창 치료, 예방 품목에 보험 적용 등 욕창 관련 시급한 문제들을 복지부와 건보공단, 심평원, 심도있게 좀 논의해주셨으면 합니다.

 

욕창 환자 2만 6000명 가운데 90%가 60세 이상의 노인층입니다. 제가 KBS와 욕창 관련 특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는데  방송 대상을 받았을 정도였습니다. 이게 얼마나 국민들에게 어필하고 시청률이 좋으면 그랬겠습니까. 제 주변에도 많습니다.

 

아픔을 굉장히 호소합니다. 만나보면 '복지위원 뭐하노?'라는 질타를 많이 받습니다. 한번 가슴 깊게 살펴 보시고 욕창에 대해서 한 번 더 심도 있게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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