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의사와 환자들이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오래 기다린 선물이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ER, PR)와 HER2 변이 모두 음성으로 항호르몬, 표적치료가 효과를 내지 않아 내성과 재발 위험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국내에서 2021년 국소 재발, 전이성 삼중음성 유방암 적응증에 이어 2022년 7월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획득했다.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키트루다를 쓴 것과 안 쓴 것에는 생존율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게 국내 의료진의 처방 경험이다. 

신갑수 교수
신갑수 교수

수술 전후 보조요법 허가 이후 키트루다를 사용해본 신갑수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지난 1년간 완전관해를 보인 환자 비율이 더욱 늘었으며 100명 중 10명을 더 살릴 수 있다. 단일 약물로는 굉장한 차이다"고 말했다. 

호르몬, 표적 치료에 모두 효과가 없는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면역항암제 조기 치료 시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이성 유방암은 면역항암제 치료에 2년이 소요되지만, 조기 치료에 사용하면 1년 안에 항 면역요법을 끝낼 수 있다. 잦은 치료와 경제적 고통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삼중음성 고위험 조기 치료에 허가 된 것은 키트루다가 유일하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유전적 불안정성이 높고 공격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전이와 재발을 방지해 생존율을 높이는 데 있어서 면역항암제 조기 치료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국내에서도 항암 면역요법은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가장 먼저 고려하는 치료 옵션이 됐다. 특히 각기 다른 수술 전, 수술 후 요법이 아닌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하나의 적응증으로 받음으로써 유방 절제 위험을 줄여 삶의 질을 높이고, 생존기간 연장까지 바랄 수 있다.

세계적인 치료 트렌드도 조기 치료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ASCO, ESMO 등 해외 가이드라인도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에 키트루다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권고하고 있다. 기존 치료의 어려움을 넘기 위한 노력이 전이·재발에서 조기 치료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17사이클로 구성된 키트루다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약 1년간 치료가 필요하다. 그러나 국내와 세계 기준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국내에서는 비급여로 사용 중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키트루다가 다른 암종에서 활발히 쓰이면서 중요도를 높인 것에 반해 삼중음성 유방암에서는 상대적으로 뒤늦게 쓰이고 있다. 젊은 여성 환자가 많은 삼중음성 유방암 특성상 사회적으로 빠른 급여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팜뉴스는 최근 신 교수와 인터뷰를 통해 키트루다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이 왜 필요한지,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지, 그간 사용한 처방 경험을 바탕으로 어떠한 결과를 냈는지 들었다.

다음은 신 교수와 일문일답.

▶작년 7월 키트루다가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치료를 위한 수술 전후 보조요법으로 허가 받았다. 진료 현장 반응은 어떤가?

"작년에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허가받은 키트루다는 많은 의사들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치료 옵션이다. 항암면역요법이 고위험으로 판단되는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2기~3기) 환자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치료법이 됐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에서 약 15% 정도를 차지하며 다른 유방암에 비해 효과적인 치료 옵션이 부족한데, 일반적으로 흔히 알려진 유방암이자 표적 치료가 가능한 호르몬 양성 또는 HER2 양성 유방암과 달리 항암제가 표적할 수 있는 수용체가 없기 때문이다."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는 어떤 환자들인가

"4기는 병의 조절을 치료 목적으로 삼기 때문에 수술을 목표로 치료하지 않는다. 수술적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삼중음성 유방암 중 1기를 제외한 2기부터 3기에 해당하는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을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2기는 암이 주로 유방과 겨드랑이 림프절 내에 존재하는 상태이고, 3기는 암이 유방 주변의 피부나 가슴벽을 침범하거나 주변의 임파선 등으로 병이 국소적으로 진행된 상태다. 이런 환자들은 수술만으로 병을 조절하기 어렵고 재발이 잦아 고위험군으로 칭한다."

▶작년 수술 전후 보조요법 허가 이후 많은 환자들이 키트루다를 사용하려고 하나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방암 환자들이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그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수준이다.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도 체감할 정도로 늘고 있다. 2~3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 즉,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은 키트루다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가장 우선적인 치료법으로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에서 보험급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비급여로 사용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처방한 결과는 어떤가

"유방암 분야에서 수술 전 치료가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지표가 '완전관해'다. 완전관해란 약물치료를 통해 유방암 병변이 완전히 사라진 상태를 의미한다. 키트루다를 사용하면서부터 기존 치료에 비해 완전관해율이 높아졌음을 체감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해 수술 전 6개월 동안 3주에 한 번씩 8주기(Cycle)에 해당하는 선행항암요법을 한다. 과거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선행항암요법을 받은 환자 3명 중 1명에서 완전관해가 나타났다면 지금은 절반 정도에서 경험하는 것 같다."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나

"키트루다가 국내 허가된 지 얼마 안 돼 치료를 시작한 젊은 환자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삼중음성 유방암이 림프절 진행이 상당히 많이 된 상태로 치료를 시작했는데 항암제 반응 중간평가 시 기존에 없던 병변이 새로 생겼다. 마치 약효가 나타나지 않아 병이 더 진행된 것처럼 보였던 환자였다.

환자는 경과에 대한 걱정이 많았으나 보호자와 함께 격려하고 지지해서 목표한 치료를 모두 마치고 수술을 통해서 완전관해를 확인했다. 병 진행처럼 보였던 소견은 결과적으로 면역항암제로 체내 면역반응이 활발하게 나타나면서 생긴 좋은 항암 효과를 시사하는 소견이었고 앞으로도 좋은 예후가 기대된다. 현재까지 6개월 이상 재발없이 유지하며 일상생활에 문제없이 잘 지내는 중이다."

▶수술 전 보조요법, 수술 후 보조요법은 비교적 자주 들어봤지만,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조금 생소하다

"진단법부터 말하면 2~3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이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으로 내원하면 초음파와 조직검사를 하는데, 조직검사에서 호르몬 수용체가 없고 HER2 표적이 없는 경우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진단한다.

삼중음성 유방암 진단 이후 병이 얼마나 진행됐냐에 따라 기수를 결정하며 2~3기로 확인되면 주로 수술 전 선행항암 요법을 시행하고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을 병용 투여한다. 

이때 치료의 한 단위를 주기(Cycle)라고 한다. 수술 전 3주를 1사이클로 총 8번의 치료를 받으며 첫 4주기에는 파클리탁셀+ 카보플라틴, 다음 4주기에는 독소루비신 또는 에피루비신+사이클로포스파미드를 병용 투여한다. 

일정 간격으로 신체 진찰과 영상 검사를 통해 약물 반응도를 중간 평가하며 모든 치료가 끝나면 수술을 통해 완전관해 여부를 확인한다. 수술 후 결과에 따라 '수술 후 보조요법'을 하며 수술 전 항암제와 키트루다를 병용한 환자들은 총 9주기의 추가적인 키트루다 단독 투여를 할 수 있다."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수술 전 보조요법 – 수술 – 수술 후 보조요법>을 하나의 요법(Regimen)으로 구성한 것으로, 수술 전 종양 크기를 줄여 절제 부위 최소화, 수술 후 잔존 미세종양을 제거함으로써 재발 방지 효과를 노릴 수 있는 치료법이다.

수술 전 보조요법은 수술 전 키트루다 8사이클(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수술 후 키트루다 9사이클(키트루다 단독요법) 등 총 17사이클이며 약 1년의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전 보조요법: 수술 전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법(카보플라틴+파클리탁셀, 독소루비신 또는 에피루비신+사이클로포스파미드)과 병용해 펨브롤리주맙 200mg을 매 3주마다 8회 투여한다.

▶수술 후 보조요법: 펨브롤리주맙 200mg을 매 3주마다 9회 투여한다. 모든 약물은 근치적 수술을 불가능하게 하는 질병 진행, 수술 후 질병 재발 또는 허용 불가능한 독성 발생 전까지 지속한다.

 

▶수술 전 보조요법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삼중음성 유방암은 질환 특성상 다른 유방암에 비해 암의 유전적 불안정성이 높고 공격적 성향이 있다. 조기 단계일지라도 다른 장기로 전이하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검사로 확인되지 않는 미세병변이나 혈액 속 미세 종양 세포가 있을 수 있다. 전신 질환으로 판단하고 전신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 전 선제적으로 전신치료를 하면 미세 종양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종양 크기를 줄여 수술에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진단 단계에서는 유방암 전체를 절제해야 하는 수준이었는데 약물 치료가 잘 되면 부분 절제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또 수술 전 보조요법을 시행함으로써 수술 과정에서 완전관해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완전관해 여부가 환자 예후를 크게 좌우한다. 완전관해 여부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수술 전 선행항암요법 의미가 크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젊은 여성 환자가 많은데 치료 이후에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술 전 치료로 유방 절제 부위를 줄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실제로 환자에서 보이는 반응률은 어느 정도인가

"치료제를 선택할 때는 수술 부위를 줄이는 것보다 치료 효과를 가장 우선 순위로 고려해야 한다. 키트루다의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이유는 재발을 줄이고 생존율을 늘리기 위해서다.

다만, 삼중음성 유방암은 젊은 환자의 비율이 높다. 약물치료로 병변 크기를 줄이거나 완전관해를 통해 부분 절제 함으로써 유방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삶의 질 향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선행항암요법의 경우 임파선 절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방암이 가장 먼저 전이되는 곳이 겨드랑이쪽에 위치한 임파선이기 때문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임파선 일부만 떼어내는 감시 림프절 생검을 하는 경우도 있고, 임파선 전체를 절제하기도 한다.

진단 시에는 임파선을 모두 절제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선행항암요법을 통해 임파선에 전이된 종양이 없어지거나, 크기가 줄어 수술 범위를 줄이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수술 후 보조요법에서는 어떤가

"많은 환자들이 수술 후 치료를 궁금해 한다. 가장 많은 내용이 "수술로 몸에 있는 암을 완전히 제거했는데 치료를 지속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거다. 수술 이후 후속 치료는 보이지 않는 미세 잔존암에 대한 추가적인 치료를 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환자에 따라서 다양한 수술 후 보조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키트루다를 계속 사용하거나 다른 항암요법을 사용할 수 있으며 추가로 방사선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수술 후 보조요법에는 키트루다 단독 투여 시 부작용이 상당히 적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대부분 환자는 수술 이후 약물을 투여하면서 일상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

모든 약물의 치료 효과를 평가할 때 근거는 임상시험에서 찾을 수 있다. KEYNOTE-522 임상에서는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를 9주기 더 투여했다. 키트루다로 치료를 시작한 경우 수술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여를 고려한다. 다만, 급여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비용 문제가 있다. 실제로 키트루다 투여가 필요함에도 하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

▶키트루다는 KEYNOTE-522 연구에서 질병 진행, 재발, 사망 위험을 37% 감소시켰다. 이 수치가 얼마나 좋은 결과인지 궁금하다

"기존 치료에 비해 '질병 진행,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37% 낮췄다'는 것을 한 번에 이해하는 환자들은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 치료 후 3년 시점에 무사건 생존(EFS)하는 비율로 설명한다. 3년 시점에서 키트루다로 치료한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무사건 생존율 격차가 약 10% 가량이라는 얘기인데, 키트루다를 사용함으로써 100명 중에 10명을 더 살릴 수 있다는 뜻이다. 단일 약물을 추가해서 이정도 차이를 준다는 것은 굉장히 큰 차이다. 또한 추가되는 약효에 비해서 부작용의 차이는 크지 않기에 더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키트루다는 KEYNOTE-522

키트루다는 KEYNOTE-522라는 3상 연구를 통해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서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과 무사건 생존율(EFS)를 기록하며 유일하게 해당 적응증 임상에 성공한 면역항암제가 됐다.

임상에서 입증한 효과를 기반으로 NCCN 가이드라인은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우선 요법(preferred regimen)으로 권고하고 있다. 2021 ASCO 가이드라인, 영국 NICE, 캐나다 CADTH 등도 권고하고 있다.

▶ KEYNOTE-522 연구는?

치료 경험이 없는 2기 또는 3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요법 시 항암화학요법 단독요법(위약군) 대비 근치적 수술이 불가능한 질병 진행, 국소 및 원격 재발, 2차 원발암,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위험을 위약 대비 37% 감소(HR=0.63 [95% CI, 0.48-0.82]; p<0.00031) 시키고, 유의하게 무사건생존(EFS)을 연장했다. 병리학적 완전관해율(pCR)은 13.6%(95% CI, 5.4-21.8)로 위약군 대비 더 높았다.

※EFS: 키트루다군 vs 대조군= 84.5% vs 76.9%(HR=0.63, 95%CI, 0.48-0.82, p=0.00031)※pCR: 키트루다군 vs 대조군 = 64.8% vs 51.2% (gap 13.6%; 95% CI, 5.4,21.8, p<0.001)

 

전이·재발에서 조기 치료로...변화하는 암 치료 트렌드 

초기부터 모든 노력 기울여 효과적이고 강력한 치료 필요

젊은 환자 많아 사회적으로 빠른 급여 매우 필요

▶전이성, 재발암에 치료 초점을 맞췄는데 최근에는 조기 암 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한 신약 출시나 적응증 확대가 많아지고 있다. 앞으로 조기 치료 전략이 얼마나 중요해질 것으로 보나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암은 조기에 완치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모든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암에서 치료 경과가 나쁘면 결국에는 재발 및 4기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가능한 조기 암 환자의 완치 비율을 높여야 4기 환자를 줄일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들은 40~50대 젊은 층의 비율이 높고, 삼중음성 유방암은 젊은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해야 하는 젊은 환자들이 질병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환자 개인적으로나 사회경제적으로 큰 부담이다. 이런 환자들은 검진을 통해 조기에 찾아내고, 효과적인 치료로 완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공격적이고 재발도 잦아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효과적인 치료로 조기에 좋은 약물 반응에 도달한다면, 그 이후의 예후는 좋아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기에 효과적이고 강력한 치료를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

▶현실적으로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을 진료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있나

"유방암은 세계적으로 가장 호발하는 여성암이기에 연구진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며 여러 암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새로운 약제가 출시되는 분야다. ADC(항체-약물 접합체) 그리고 BRCA 유전자 변이 환자를 위한 PARP저해제 같은 치료제는 그 효과를 입증했음에도 주로 비용적인 면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한 마디로 '그림의 떡'인 경우가 많다.

많은 의료진과 환자들 그리고 국가적인 노력이 있지만 건강보험이 새로운 약제에 적용되기까지 피할 수 없는 시간적인 간극이 있다. 현재로서는 그런 점이 환자와 의사에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키트루다는 다른 암종에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이미 국내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지만 유방암 분야에서는 중요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치료 효과 입증이나 도입이 늦어진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 유방암은 면역항암제 효과를 판가름하는 요소인 면역원성이 높지 않아서다. 단, 유방암 중에서는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면역원성이 높게 나타나 키트루다의 효과가 나타난다."

▶방금 면역원성을 얘기했다. 표적항암제 사용이 어려운 삼중음성 유방암은 면역항암제 치료에는 반응하는 이유가 삼중음성 유방암 특징 때문인지? 아니면 면역항암제 특성 때문인가

"삼중음성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와 HER2 수용체가 없는 암이고, 그 안에서도 다양한 성질을 지닌다. 단, 이들의 공통점은 유전적인 불안정성이 높다는 점이다. 

암은 정상적인 상태의 몸에서 만들어내지 못하는 다양한 신생항원(암세포 돌연변이에서 나온 단백질 조각 중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는 항원)을 만들어낸다. 우리 면역계는 그런 신생항원에 반응한다. 

암세포의 유전적 불안정성이 높을수록 다양한 신생항원을 많이 만들고 이것에 면역계가 반응한다. 암주변에 면역세포들이 많이 모여드는 환경에서 면역항암제가 더 잘 적용할 수 있으며 이를 면역원성이 높다고 한다. 

면역원성은 다른 유방암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현상이다. 면역항암제는 우리 몸의 항암작용에 주요한 역할을 하는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시켜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면역항암제가 삼중음성 유방암에서 효과적이고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유다."

▶아직 급여가 되지 않고 있는데, 키트루다를 사용할 수 없는 환자들은 어떤 치료를 받으며 해당 치료제를 사용했을 때 기대점과 우려점은 무엇인가

"키트루다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을 가정하고 질문한 것 같다. 그런데 2~3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 대부분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사용한다. 조기에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이고, 젊은 환자 비중이 높아 더욱 그런 경향을 보이는 것 같다.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에서는 키트루다가 표준요법이라고 봐도 되며, 급여화 근거는 충분하다고 본다. 앞서 말한 것처럼 삼중음성 유방암은 환자들이 젊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빠른 급여가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에는 빠른 급여가 가장 중요하다. 키트루다 수술 전후 보조요법은 미국의 NCCN 가이드라인에서 2~3기 고위험 조기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선호요법으로 권고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키트루다로 치료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

(키트루다는) 약제비 모두 본인 부담이지만 위험분담제(RSA) 약제이기에 제약사에서 일부 비용을 환급해준다. 최근에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이라는 소득 수준에 따라 국가의 지원을 받는 방법도 있기 때문에 제도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서 가능하면 키트루다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좋다."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은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나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인 경우 지원받을 수 있다. 기준중위소득 100%를 초과하더라도 200% 이하라면 질환 특성을 고려해 개별 심사를 거쳐 지원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먼저 건강보험공단에 문의해 지원 자격에 해당되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사업이 시행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시는 분들도 있는 것 같다. 병원에서도 체계화해서 안내할 예정이다."

▶최근 키트루다가 삼중음성 유방암을 비롯해 13개 적응증에 급여를 신청했다. 의료진으로서 어떤 기대감을 갖고 있나 

"20~30대 유방암 환자를 진료할 때는 앞으로 이 환자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정상적인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기에 효과적인 치료를 해서 병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우려를 덜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실제로 치료를 잘 받고 경과가 좋아 결혼을 하시거나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분들도 있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서 활발히 활동하는 분들도 있다.

연세가 많은 환자들도 개개인 상태에 맞게 치료를 적용해 대체로 치료를 잘 받기 때문에 남은 여생동안 유방암으로 다시 고생하지 않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들이 키트루다를 포함한 면역항암 치료를 통해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빠른 보험급여가 중요할 것 같다."

▶유방암 치료가 출산이나 임신에도 영향을 주나

"세포독성 항암화학요법은 난소에 독성을 주기 때문에 가임력을 악화시킨다. 젊은 환자의 가임력 유지는 유방암 치료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다. 개개인 상황에 적용 가능한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치료 시작 전 의료진과 상의가 필요하다."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위해 힘이 되는 얘기를 해달라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들은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다는 정보를 미리 접하기 때문에 진단 시부터 과한 걱정부터 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삼중음성 유방암에 대한 지식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새로운 치료 옵션이 늘어나고 있고, 최신 치료를 통해 삼중음성 유방암도 다른 유방암에 준하는 예후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겁먹지 말고 할 수 있는 치료에 대해서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했으면 한다.

비용 관련된 부분도 재난적 의료지원 사업 등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치료들이 많이 발전하고 있어서 삼중음성 유방암을 극복한 환자가 많다. 젊은 환자도 충분히 치료 잘 받으면 결혼도 하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의료진과 이야기를 잘 해서 좋은 치료를 받았으면 한다.

그리고 요즘 유튜브를 많이 보고 오신다. 유튜브 중에서도 대한종양내과학회, 한국유방암학회 등 공신력 있는 학회에서 운영하는 채널을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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