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항암 치료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는 ADC(항체-약물 접합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ADC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에 더해, 글로벌 시장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유지하며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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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약물 접합체를 뜻하는 'ADC(Antibody Drug Conjugates)'는 암세포를 탐색하는 항체(Antibody)에 특정 암세포의 항원 단백질을 공격하는 독성약물(Drug: 페이로드)을 연결해주는 링커(Conjugation)로 연결하는 차세대 플랫폼 기술이다. 

기존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해 목표하지 않은 주변 세포들은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으로 삼은 종양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해 암 치료에 있어 효과성은 높이고 부작용은 줄이는 기전을 갖고 있다.

ADC 기술이 최초로 등장했을 2000년대 당시만 하더라도 기술의 불안정성과 독성 문제와 같은 한계점을 갖고 있었지만 지난해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를 내놓으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HER2 표적 항체약물접합체(ADC) 엔허투(Enhertu)는 지난해 7월,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품목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저발현 유방암 치료제에서는 최초로 얻은 결과다. 

엔허투는 임상3상 시험에서 대조군(화학치료요법) 대비 질병의 진행 혹은 사망 위험을 50%까지 감소시켰으며, 무진행 생존기간(PFS) 10.1개월, 전체 생존기간(OS)은 23.9개월로 대조군의 각각 5.4개월, 17.5개월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30년까지 엔허투가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군에서 약 46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종근당, 에이비엘바이오 등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잇따라 ADC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주목할 점은 글로벌 시장 역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바이오산업정보서비스(KBIOIS)가 최근 발표한 '글로벌 ADC 승인 및 개발 현황'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ADC 시장은 작년에 73억 5000만달러로 전년(54억 5000만달러) 대비 34.9% 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오는 2028년까지 연평균 25.4%로 성장해 전체 규모는 285억 3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수치는 기업이 진단 및 연구 목적으로 제조하거나 상용화한 ADC는 제외하고 치료용 ADC만을 고려한 내용이다. 

표. 전세계 ADC 시장 규모 예측(2021~2028년), 자료=KBIOIS
표. 전세계 ADC 시장 규모 예측(2021~2028년), 자료=KBIOIS

현재 글로벌 ADC 개발은 기업들 간의 기술과 리소스를 공유해 확장하는 공동개발 전략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단연 눈에 띄는 분야는 항암제다.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뤄진 파트너십 중에서 주목할 만한 협업은 총 11건이 있으며 그중 예상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계약은 총 6건이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우선 얀센(Jansen)이 지난 2022년 2월에 ADC 개발기업 머사나(Mersana therapeutics) 맺은 파트너십이 있다. 얀센은 자사의 독점 항체와 머사나의 ADC 발굴 플랫폼 'Dolasynthen'을 통해 3개의 표적을 결합해 새로운 ADC를 찾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머사나는 지난 2019년 파트너십을 맺은 제약바이오사 시나픽스(Synaffix)의 항체접합 기술 GlycoConnect TM을 사용해 이를 지원할 계획이며, 얀센과 머사나의 파트너십 예상 가치는 계약금과 마일스톤을 포함해 총 10억달러 규모이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개발한 머크(Merck)는 약 95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빅딜을 ADC 시장에서 기록했다. 

미국 제약사 머크는 지난해 12월, 중국의 켈룬 바이오텍(Kelun-biotech)와 암 치료를 위한 ADC 후보물질 7개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선급금만 1억 7500만달러이며 93억달러 규모의 로열티와 마일스톤을 포함하면 총 95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거래이다.

머크는 중국과 마카오, 홍콩을 제외한 전세계 모든 시장에서 현재 전임상 연구 개발 중인 켈룬의 ADC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개발・생산에 대한 독점적인 권리를 획득했다. 

표. 글로벌 ADC 파트너십 및 협업 현황(2022~2023년), 자료=KBIOIS
표. 글로벌 ADC 파트너십 및 협업 현황(2022~2023년), 자료=KBIOIS

국내 기업이 포함된 사례도 눈에 띄었다. ADC 개발 전문기업 레고켐바이오는 2022년 12월에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자사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암젠은 자체 보유 항체와 레고켐바이오의 차세대 ADC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5개 타겟 대상 ADC 치료제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는다. 레고켐바이오는 해당 계약을 통해 기술이용료, 임상개발 및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2억 5000만달러를 받게 되며 매출액에 따른 별도의 로열티도 수령한다.

보고서는 "2022년 기준 50개 이상의 제약사가 ADC를 활발히 개발하고 있으며 이 중 매출 상위 5개 회사가 전체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전에 승인된 ADC는 주로 유방암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지금까지도 주요 적응증에 해당한다"라며 "최근 들어서는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 ADC와 독립형 치료법, 표적 치료법, 화학요법과의 조합으로 치료 표준을 확장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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