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의료재단 이윤환 이사장

[팜뉴스=김태일 기자]UN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다. 초고령화 사회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프랑스는 154년, 미국 94년, 독일 77년, 일본 38년이 걸리는 데 비해 한국은 26년으로 가장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웃 일본과 비교해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버세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요양병원의 경우도 그렇다. 일본에서는 사회 복귀 및 노인 존엄이 우선시 되는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단순 케어에 그치는 실정이다. 그동안 국내 요양병원 치료는 단순한 요양 차원에 머물러 있었다. 단순 요양에만 그친 의료서비스 영향이 컸다. 그러나 최근 최근 환자를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다시 가정과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요양병원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처음으로 요양병원과 요양원, 재활병원을 한 단지에서 운영하는 이른바 ‘의료복지복합체’를 구축하고 ‘4無2脫(냄새 발생 무, 욕창 발생 무, 낙상 발생 무, 신체구속 무, 탈 기저귀, 탈 침대)’을 실현해 차별화된 환자 중심 존엄케어로 주목받고 있는 인덕의료재단 이윤환 이사장을 만나 국내 실버케어의 문제점과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외적인 성장 이후 질적인 성장을 고민했다. 내 부모를 모실 수 있는가? 에 대한 고민이 국내 최초 의료복지복합체 인덕의료재단을 설립하게 만들었다”

인덕의료재단 이윤환 이사장은 의료복합체 설립과 존엄케어의 도입 계기를 내 부모를 모실 수 있느냐는 아주 작은 의미에서 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윤환 이사장은 “외적인 성장 이후 과연 이 시스템이 제대로 된 것일까? 나는 부모님을 이곳에 모실수 있을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고 함께 일하는 간호사들도 요양병원에는 부모님을 모시기 쉽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며 “요양병원 시스템이 노인들을 편안하게 모시기에 정말 어려운 것일까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라며 최초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양한 자료를 통해 가까운 일본에서는 2000년부터 4無2脫 서비스를 도입해 요양병원이 단순한 어른들을 관리하는 수준이 아닌 사회로 복귀를 위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며 “단순 요양이 아닌 사회복귀라는 단순한 명제와 정부의 지원으로 일본 요양병원은 우리와 다르다는 것을, 내 부모님을 모실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국내에 도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덕의료재단식의 시스템 도입과 존엄케어 등을 도입하기는 쉽지 않다. 비용 자체가 기존 요양병원 등과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은 “존엄케어, 4無2脫 등 시스템 도입은 누구나 원하는 방향이지만 현실적으로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저희 병원도 처음 도입하면서 10년 간 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를 현실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하다”고 기존 요양병원의 변화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 대부분의 요양원, 요양병원은 시설이 노인층은 물론 가족들도 찾기를 꺼려하고 있다. 사회적인 인식이 좋지 않을 것이다. 정부가 지난해 장기요양 수급자 45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재가급여 이용자의 50%는 노인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에 입소하고 싶지 않다고 밝히는 등 요양병원 등 시설에 입소를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처럼 결국 비용의 문제다. 가족들은 부모님을 직접 케어하기 어려운 경우 좋은 환경에 맡기고 싶으나 조금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곳은 한 달에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비싼 곳은 500만원까지 받기도 한다. 장기간 비용을 부담하기 쉽지 않다. 이것이 저렴한 요양원을 찾게 되는 이유다"

 

이 이사장은 “인덕의료재단이 지방에 있어 그나마 저렴한 비용으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지만 서울에서 비슷한 시스템을 운영하면 비용은 두세 배가 될 것”이라며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가족들의 수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낮은 비용으로 케어하다 보면 인건비 및 시설을 줄이는 것에 치중하게 되고 저렴한 물건을 쓰거나 간병인, 간호사 등 인건비를 줄이는 수 밖에 없다”며 “요양병원의 문제를 지적하기 보다는 간병 보험 등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과 달리 국내에는 간병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요양병원의 체질개선 및 환자의 처우 개선이 쉽지 않은 이유다. 요양병원 역시 영리사업이다 보니 저렴한 비용으로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병보험 도입이 절실한 이유다. 

이 이사장은 “가장 확실한 방법은 간병보험 도입을 통해 국내 요양병원 환경을 체질적으로 바꾸는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가족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케어 서비스 경쟁이 도입되면 기존의 영리를 목적으로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던 요양병원은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병원 비용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국 요양병원 체질개선에는 연간 1조 4천억 원 정도 비용이 산출된다. 이 비용이면 전국 어디서나 최소한 존엄케어 가능한 환경이 제공되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며 “저출산 대책에는 100조 이상이 지출됐지만, 아직 노인 인구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시스템이 인색해 현실적으로 적용이 쉽지 않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노령 인구 증가에 대한 고민과 함께 간병 보험을 통한 지원으로 다른 사회적인 비용을 절감 등으로 마련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 다만 윤석렬 정부 100대 과제로 선정돼 조만간 시범사업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윤환 이사장은 “복지부 관계자들, 요양병원 관계자들 등 많은 사람들이 직접 방문해 시스템을 견학하고 도입에 대한 문의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비용이라는 현실적인 벽을 넘기 힘들었다”며 “정책적으로 접근이 필요한 상황에서 선거 캠프로 전달됐던 내용이 이번 윤석렬 정부의 100대 과제에 선정돼 조만간 일부 시범사업이 진행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작은 단위의 시범사업이지만 케어를 받는 노인들이 사회로 복귀 하거나 퇴원하는 비율, 만족감 등 수치적으로 기존 요양병원과 다른 결과가 나온다면 정부에서도 시범사업을 확대하는 등 발전적인 토의가 가능할 것”이라며 “고령화가 빨라지는 만큼 간병 보험 등 노령 인구 환경 개선을 위한 시스템 도입은 서둘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요양병원은 환자가 생을 마감하는 곳이 아닌 누워서 입원한 환자를 걸어서 가정으로 돌려보내는 곳이다”

 

이윤환 이사장은 “요양병원이 중풍, 치매 등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임종을 기다리는 수용소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깨버리고 싶다”며 “간병 보험 도입 등 실질적인 요양병원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밑거름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현재도 환자의 다양한 문제해결을 위해 의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양사, 간병사, 치위생사 등이 한팀으로 최고의 케어를 제공하고 있다”며 “처음 존엄케어를 도입하던 심정으로 처우 개선을 위해 더욱 다양한 시스템 도입을 통해 전국 최고의 요양병원으로 인정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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