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암 전문의가 최근 논란이 된 아스파탐 발암 가능성에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오히려 발암 1등급 물질인 술을 마시면서 제로 음료를 마시는 것은 '넌센스'라는 입장이다.

유튜브 암정복TV 문용화 교수(사진 왼쪽)와 김슬기 교수
유튜브 암정복TV 문용화 교수(사진 왼쪽)와 김슬기 교수

2일 유튜브 암정복TV를 운영하는 문용화 분당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김슬기 교수는 아스파탐을 함유한 제로 음료가 암을 유발한다는 이슈에 이같이 주장했다.

아스파탐 함유 제로 음료가 논란이 된 것은 국내 언론 매체에서 프랑스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발암 가능성을 보도하면서다. 

지난 2022년 3월 프랑스에서는 '아스파탐을 평균 소비량 이상으로 섭취한 집단에서 섭취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유방암, 비만 관련 암 발병을 높인다'는 대규모 코호트 연구(Artficial sweeteners and cancer risk: Results from the nutrinet-sante population-based cohort study)를 발표했다.

프랑스 연구팀 연구 논문 제목
프랑스 연구팀 연구 논문 제목

두 교수는 이 연구가 2009년부터 2021년까지 추적관찰기간 7.8년 동안 10만2865명을 대상으로 24시간 식사 일기를 기록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종류와 관계없이 인공 감미료를 평균 이상으로 복용한 군의 암 발생 위험비(HR)가 1.13으로,  미복용군이 1이라고 볼 때 위험이 더 높았다고 밝혔다. 

인공감미료 중에서는 아스파탐(1.15)과 아세설팜(1.13)이 암 발생 위험비가 가장 높았다. 암종으로는 유방암이 979건(위험비 1.22)으로 가장 많았고, 비만 관련 암은 2023건(위험비 1.13)이었다.

김슬기 교수는 비만 관련 암에 대해 "연구에서는 조금이라도 역학적으로 관련돼 있다면 비만 관련한 암으로 봤다"며 대장암, 직장암, 위암, 간암, 인두암, 식도암, 후두암,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전립선암 위험비가 올라간다고 했다. 사실상 대부분 암이 포함된 것이다.

문용화 교수가 김 교수에게 해당 연구에서 제한점이나 단점이 없는지 묻자, 김 교수는 "사실 식품 관련 연구는 의약품과 달리 다른 사항을 모두 통제하기 어렵다. 선택 편향이나 교란 변수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감미료가 비만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이전 연구 결과도 조금 혼재돼 있어 비만 관련 암을 높였다는 결론을 짓기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의약품 임상 시험과 달리 식품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다양한 변수를 통제할 만한 상황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기 어려우며, 이에 따른 결과도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2B 등급으로 평가한 국제암연구소(IARC)는 특정 물질의 암 발생 위험성을 평가하는 기초 기관이지, 실제로 아스파탐에서 발암 가능성이나 위험성을 연구하는 곳이 아니다.

중요한 점은 IARC가 평가한 2B 등급이다. 사람이 먹어도 되냐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섭취 권고량에 변화는 없다. 미국과 한국 식약처 모두 마찬가지다. 일부러 아스파탐을 먹을 필요는 없지만 허용량 이하는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괜찮은 허용량'이란 사람이 평생 매일 먹어도 건강상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1일섭취허용량(Acceptable Daily Intake, ADI)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1kg당 40g으로, 몸무게 60kg 성인 기준 2.4g에 해당한다.

IARC 발암 물질 평가 등급
IARC 발암 물질 평가 등급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0kg 성인이 아스파탐 43mg이 함유된 제로 콜라 250ml를 하루 55캔, 탁주 750ml(아스파탐 함유 72.7mg)는 33병을 마셔야 1일섭취허용량에 도달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 교수는 "콜라 55캔, 탁주 33병은 실생활에서 먹는 음식으로 치면 굉장히 많은 양을 먹어야 허용 한계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김 교수는 암 전문의로서 아스파탐 함유 제로 음료를 먹어도 되는지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를 알고 있을 필요는 있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특히 의학은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결론내리는 것은 좋지 않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김 교수는 "발암 1등급인 술을 마시면서 제로 콜라는 먹지 말아야지라는 건 조금 이상하다"고 했다. IARC는 술과 가공육, 65도 이상의 뜨거운 음료를 1군 발암물질로 설정하고 소고기·돼지고기 같은 적색육 등을 2A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식약처는 지난 2019년 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평균 아스파탐 1일섭취허용량은 약 0.12%로, 극단적으로 아스파탐 함유 식품을 선호하는 경우도 3.31%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제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합동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 Joint FAO/WHO Expert Committee on Food Additives, JECFA)가  정한 1일섭취허용량 대비 높지 않다는 게 식약처 입장이다.

JECFA는 식품을 통해 특정 물질을 섭취했을 때 안전성을 평가하는 기관이다. 국내 식약처와 미국FDA 등 각 국가의 식품의약품 규제 기관이 JECFA 평가를 토대로 자국 실정에 맞는 안전관리 기준을 설정한다.

이에 반해 IARC는 섭취량과 관계없이 사람이나 실험동물에서 암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연구 자료를 토대로 발암가능 물질을 분류한다. IARC는 암 발암 유발 물질을 총 4개(1, 2A, 2B, 3)으로 분류한다. 실험동물이나 사람에게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2B군으로 분류한다. 

앞서 김 교수 말처럼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하더라도 식품 섭취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한편 , 프랑스 연구팀은 아스파탐 함유 음식이 다양하다고 밝혔다. 탄산음료(53%), 설탕 대체품(29%), 쥬스나 유제품 등(18%)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아스파탐은 식품에 단맛을 주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첨가물이다. 미국(1974년), 일본(1983년), 우리나라(1985년)에서 각각 식품첨가물로 지정했으며 전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다.

단백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2개(페닐알라닌, 아스파트산)가 결합된 감미료로 사탕, 탁주, 발효음료, 절임식품 등 제품에서 설탕을 대신해 단맛을 주기 위해 사용한다. 설탕의 약 200배에 달하는 감미를 지니고 있어, 가공식품 제조 시 1/200만 사용해도 설탕과 동일한 단맛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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