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국내에서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은 '먼 나라, 이웃나라' 이야기다. 원격 의료 등 각종 규제가 풀리지 않는 이상, 임상 참여자가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제약 업계는 DCT에 꾸준한 관심을 드러냈지만 규제 허들 때문에 엄두도 못내는 수준이다.

하지만 "DCT를 멀뚱멀뚱 쳐다만 봐야 하느냐"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업계 관계자들은 십중팔구 '그럴 수는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이미 미국, 유럽 등 선진 규제 기관들과 수많은 국가들은 DCT를 재빠르게 도입해 임상 비용과 시간을 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DCT 관련 행사가 열릴 때마다 업계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다. 

지난 11일 메디데이터가 주최한 '넥스트 서울 2023'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임상시험의 메인 트랜드인 DCT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려'는 업계 관계자들이 가득했다.

특히 이들은 "DCT가 왜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고 연사들의 발표 내용을 수첩과 공책에 적고 또 적었다. 자신이 다니는 제약사 임원들에게 DCT 도입의 당위성을 설명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메디데이터 이효백 솔루션 컨설턴트(Solution Consultant)의 강연이 이목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 컨설턴트는 DCT의 핵심 키워드인 'e-Source'로 분산형 임상시험의 필요성을 각인시켰다. 그는 e-Source 없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임상 데이터를 도저히 관리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팜뉴스가 이 컨설턴트의 현장 발언을 소개한다. 

# DCT 새로운 개념? NO!

DCT는 갑자기 생긴 개념이 아니다. 2003년, McAllindon 교수가 세계 최초로 "인터넷을 통한 임상시험 수행의 타당성 조사"란 연구를 시작했다. DCT라는 단어를 정의하기 전에 DCT 요소를 포함하는 연구에 돌입한 것이다.  

2000년 후반에는 REMOTE trial(원격 연구)가 시작됐고 2010년대엔 글로벌 제약사에서 다양한 원격 임상 연구가 진행됐다. 그 이후 2020년 펜대믹 이후 환자의 임상실시기관 방문 제한으로 임상 참여가 제한을 받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런 과정에서 임상 데이터 수집 및 관리가 과제로 남았다. 그동안 저희 메디데이터와 같은 회사들이 기술 개발을 통해 이런 상황을 극복해고자 노력해왔던 이유다. 

점차 예상치 못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됐고 그런 기술들을 사용하는 제약사들이 늘면서 DCT 활용은 가속화했다. 이는 결국 FDA와 EMA 규제기관의 가이드라인 정립으로 이어졌다.

# FDA "임상 시험 장소, 참가자의 집에서 이뤄질 수 있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올해 5월 DCT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FDA는 "완전한 분산형 임상에서 모든 활동은 전통적인 시험 장소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이뤄진다"고 밝혔다. 

이어 "임상 관련 활동은 임상시험 참가자의 집 또는 임상 참가자에게 편리한 지역 의료 시설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선언했다. 

유럽의약품청(EMA)는 "분산형 임상시험은 데이터 수집의 범위가 광범위하다"라며 "연구자 및 기관에서 간병인, 가정 간호사, 서비스 제공자까지 포함한다. 전자설문지,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한 데이터 수집은 임상시험기관 외의 장소에서 이뤄질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 

과거 임상은 반드시 환자가 기관에 방문해야 임상 참가나 연구활동이 이뤄졌다. 하지만 DCT에서는 기관 중심 접근이 아닌 환자 중심이다. 물론, 임상연구의 중심 기관은 존재하지만 모든 활동은 그곳에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환자는 또 하나의 새로운 중심이다. 

# 방대한 임상 데이터 = 'e-Source' 없이 관리 불가능

그런 의미에서 DCT의 가장 중요한 개념은 'e-Source'이다. 과거와 달리 e-Source가 필요한 이유가 있다. 데이터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터프트 신약 연구소에 따르면, 임상 3상 연구 수집에 360만개 데이터 포인트가 생성된다.

10년 전에는 200만개, 20년 전에는 95만개 정도가 수집됐다. 대략적으로 계산하면, 10년마다 데이터 양이 두 배로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전체 데이터 중 30%만이 수기로 관리된다. 

360만 개의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 숫자가 절대적 많아 e-Source가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바로 환자와 관련된 연구활동과 데이터 때문이다. 

환자는 임상의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권리와 복지를 향상하면서 임상시험에서 양질의 데이터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기관에 방문하지 않고 반드시 측정해야 하는 생체 데이터가 있다면 해당 바탕으로 설문지를 작성한다. 

혹은 작성된 설문지나 환자 다이어리를 바탕으로 사전 입력값에 따라 자동으로 처방 약을 계산하고 그에 따라서 집으로 환자 약을 배송하면 환자가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편하게 참여 할 수 있다. e-Source 시스템은 이런 모든 과정의 핵심으로 작용한다.

# 환자 참여= 임상시험 신뢰도 상승= 시급히 도입해야

특히 e-Source 방식으로 환자로부터 수입된 데이터는 의뢰사(제약사 등)이 검토 가능하도록 별도로 옮겨지는 과정 없이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넘어간다. 

여기서는 EDC(Electronic Data Capture, 전자자료수집)에 입력된 데이터 자체가 Source 데이터를 의미한다. CRA(Clinical Research Associate, 임상 시험 모니터 요원)는 SDV(Source data verification, 근거 문서검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전체 임상 데이터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이는 곧 DCT가 환자 중심적으로 작동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진보된 기술로 환자의 임상시험 참여를 강화하고 그것이 데이터로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데이터 정확도와 신뢰도가 올라간다. 

결국 DCT의 모든 여정은 환자와 e-Source란 키워드와 일맥상통한다. 가장 효율적이고 발전적인 방향을 제공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임상이 가능하단 뜻이다. 이것이 제약 업계가 하루 빨리 DCT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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