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의약품 품질을 균일화시키면서 생산 효율을 증가시키는 설계기반 품질고도화(Quality by Design), 즉 Qb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QbD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QbD는 이미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제약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찍부터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QbD를 적용한 의약품이 FDA에 승인을 받거나 해외 수출 시 혜택(benefit)을 받는 등 글로벌 스탠다드로 정립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대형 제약사를 중심으로 QbD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식약처도 지난 2019년부터 QbD를 적용한 정제·캡슐제 예시 모델 공개,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을 통해 지원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부 상위사 위주로 투자가 이뤄지고 있으며 QbD에 대한 지식 및 정보가 부족한 상태다. 이에 팜뉴스는 지난 7일, 국내 QbD 전문가인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 김주은 교수(약학박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주은 교수는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주대학교 약학박사를 취득한 이후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서 13년간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이후 2018년부터 대구가톨릭대학교 제약공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2022년에 국민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바이오의약학과 교수직을 맡고 있다. 
 

사진.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 김주은 교수
사진.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 김주은 교수

# 국민대 바이오의약 전공과 현재 운영하고 있는 연구실(Lab)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바이오의약 전공은 국민대학교 응용화학부에 소속된 학과로 '재료에서 소자까지, 분자에서 생체물질까지' 다루는 교육과정을 통해 첨단 산업에서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목표를 갖고 있다.

응용화학부는 1981년 사범대학 화학전공을 시작으로 생명나노화학과, 응용화학과로 바뀌었다가 현재는 나노소재전공과 바이오의약전공으로 나뉘어 '응용화학부'라는 이름으로 최종 개편됐다.

제가 속해 있는 바이오의약전공 산업약학연구실(Industrial pharmacy lab)은 제약회사와의 산학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연구용역을 통해 완제의약품,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연구 및 개발해 IND(Investigational New Drug application, 임상시험 계획 승인신청), 생산, QbD, CTD(Common Technical Document, 의약품 국제공통기술문서) 등 의약품 허가에 필요한 전반적인 연구 및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

# 국내 QbD 현황을 설명한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4년 국제기구인 PIC/S(Pharmaceutical Inspection Co-operation Scheme, 의약품 상호실사협력기구)에 가입하면서 의약품 제조품질에 대한 레벨업이 이뤄졌다. 이와 동시에 국내 의약품 품질관리 수준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추기 위해 QbD 사업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는 2015년 식약처 첨단 바이오의약품 특별자문단 (MFDS Special Advisory Board) 2기를 출범해 QbD 시스템 구축을 논의했고 2015~2019년까지는 의약품 QbD 예시모델 개발 사업을 진행했다. 

다만, 본격적인 자금을 지원받아 제대로 된 연구를 시작한 것은 2019년 즈음이니 약 5년정도 된 셈이다.

# QbD의 대표적인 기대효과로 공정개선이나 비용절감 등의 요소는 제약사 입장에서 큰 메리트가 될 것 같다. 국내 제약사들의 도입 현황은 어느정도인지?

국내 상위 제약사들은 거의 모두 도입했다고 생각하면 된다. 또한 매출 500억원 이상의 제약사들 역시 QbD에 대한 관심이 있으며 부분적으로나마 도입을 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사진.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 김주은 교수
사진. 국민대학교 바이오의약 김주은 교수

# 규모가 작은 중소제약사들이 QbD를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이라 보는가

사실 QbD는 규모에 상관없이 모든 제약사들이 도입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QbD를 실시하기 위해 필요한 문서작업(documentation)에 상당한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QbD에 의한 의약품 개발은 선행 지식, 설계에 의한 시험 연구 결과, 품질위해관리 및 의약품 전주기에 걸친 지식관리를 이용한다. 각각의 과정마다 필요한 데이터와 문서 작업이 상당한데 규모가 작은 제약사일수록 이러한 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제네릭 위주의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을 주된 영업전략으로 삼고 있는 국내 중소제약사들의 구조적인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가뜩이나 적은 인력으로 많은 종류의 의약품 품질 관리를 하는 것도 벅찬 상황이라,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어려울 수 밖에 없다.

식약처가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IMCo(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등과 함께 QbD에 대한 전문인력 양성 교육을 가속화하는 이유다.

# 현재 진행되고 있는 QbD 교육 과정을 설명해달라

식약처는 KIMCo와 국민대학교 등을 통해 'QbD 역량강화 이론・실습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QbD 제도의 안정적인 도입 및 신속한 확산, 국내 제약업계 역량 강화를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 등을 목적으로 진행되는 QbD 교육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올해 개최하는 '2023년도 QbD 초급・중급 교육'은 QbD 의약품을 개발・운영할 수 있는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으로 초급 과정은 지난 6월 12일에 1일(7시간) 과정으로 진행됐다. 총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간 온라인 교육을 통해 이뤄졌다.

중급 과정은 6월부터 8월까지 총 3기에 걸쳐 이뤄지며 교육시간은 2일(16시간), 인원은 20명이다. 교육방법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대면 방식을 통해 진행된다. 

# 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 편인가

대체적으로 긍정적이다. 다만, 중급 1기 과정에 참여하는 교육생들조차 QbD를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개인적으로는 의약품 생산 경력이 5~10년 이상 되는 중간 관리자 및 실무자들이나 제약사 임원들이 QbD 교육을 듣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앞서 설명했듯이 QbD는 의약품 전주기에 걸친 변화가 필요한 까닭에 Top-Bottom 방식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 적합하다는 생각이다.

# QbD에 관심 있는 제약업계 관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식약처의 QbD 컨설팅 지원 사업과 각종 교육, 기업 자문 등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들 역시 QbD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아직까지 전문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어떤 것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경우가 너무 많다.

QbD는 제약공정을 과학적으로 최적화시켜 일관되게 안정적으로 고품질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만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QbD를 실현할 수 있게 전문인력을 꾸준히 양성한다면,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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