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영 한국애브비 대표
강소영 한국애브비 대표

[팜뉴스=김민건 기자] 강소영 한국애브비 대표는 주말 운동을 즐기고 달달한 음식도 좋아한다.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아야 자신의 좋은 감정이 직원들에게 전해진다고 믿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서울 강남구 봉은사 주변을 걸으며 생각을 정리한다. 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며 맛집, 여행, 운동, 출산 등 개인적 일상을 공유하고, 때로는 무엇을 개발해야 하는지, 다음 목표는 무엇인지도 얘기한다. 회사 업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언제든지' '빨리' '같이' 얘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직원들과 점심을 먹는 이유에 대해 강 대표는 "회사를 굉장히 오래 다녔지만 개인적으로는  현재 판매하는 제품 대부분 과거에 담당했던 품목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와 직원이 가족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 뻘인 직원도 있다 보니 직원들 한 명 한 명 (제품을)잘 개발해서 성공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회사에 와서 즐겁게 일하고, 집에서 있던 스트레스가 일하며 좀 풀리기도 하는 자리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한국애브비와 한국엘러간은 '하나의 애브비'라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애브비가 가진 다양한 치료 영역 포트폴리오와 엘러간 에스테틱·안과 분야가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다.

서로 다르게 형성된 기업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융합하고, 조직 내부에 활발한 교류를 이끌기 위해 연륜과 경험,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005년 애보트에 입사해 2013년 애브비 분사, 2023년 엘러간 인수합병 완료까지 경험한 강 대표는 어떤 생각과 계획을 갖고 있을까.

한국애브비 창립 10주년을 맞아 강 대표와 인터뷰를 했다. 엘러간 통합, 스마트오피스 개소 등 굵직한 현안이 강 대표에게 맡겨진 가운데, 새로운 기업 문화와 비전, 브랜드 리더십,  제약산업 신약 개발 등 깊이 있는 식견과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강 대표는 "중요한 건 애브비에 있는 모든 사람이 즐겁게 일하는 것이다. 조직이 커져도 문화를 어떻게 잘 유지할 것이냐를 항상 우선순위에 두려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인터뷰는 처음이라 도전과 같다. 직원들도 이처럼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다음은 강 대표와 일문일답.

▶조금 엉뚱한 질문일 수 있는데, 주말에 주로 뭐하세요?

"요새 많이 드는 생각은, 일단 내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내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이런 감정이 가족과 회사 직원들한테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를 소중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운동에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매일 1시간 걷고, 가끔 필라테스도 한다. 체력을 키우면서 건강한 마음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걸 많이 떠올린다. 달달한 것을 좋아해서 몸에 좋진 않아도 많이 먹는다.(웃음)"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가 있으세요.

"아무래도 환자들을 많이 보기도 하고, 또 직원 중에도 아팠던 분들을 보면서 많이 생각하게 됐다. 가족들과 있으면서 내가 건강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니 그런 것도 있다. 특히 회사 주변에 걷기 좋은 곳이 굉장히 많다. 점심때 가끔 봉은사까지 걸어갔다 오기도 한다. 머리 복잡할 때 걸으면 생각도 정리되고 좋다."

▶건강하게 살려는 생각이 회사 경영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야망이나 포부를 가지고 일하는 직원들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사람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을 할 때는 무엇보다도 즐거워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협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다음에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일을 잘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미팅을 많이 하는 것보다 1대 1(강 대표는 one on one이라고 표현했다)을 굉장히 많이 한다. 리더십 팀이나 다른 직원들하고도 1대 1을 많이 하고, 모든 직원들하고 1년에 한 번씩은 점심을 먹으려고 한다. 일 얘기는 평상시 많이 하니 가능하면 개인적 얘기만 한다. 맛집 아니면 여행, 운동 또 임신했으면 축하도 해준다. 그다음에 목표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개발할 것인지도 얘기한다."

▶직원 모두와 소탈하게 소통하시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화는 안 내시나요.

"직원들한테 정말 너무 감사한 게 있다. 나 또한 다른 곳에서 일해봤지만 애브비 직원들은 정말 책임감과 오너십이 강하다. 어떤 때는 너무 열심히 하는 직원이 많아서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다, 밸런스를 맞춰야 된다"고 말해줘야 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이런 직원들과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대표로서 운이 좋은 것 같다. 다들 너무 알아서 잘해주니 좋은 얘기만 할 수 있어 감사하다. 알아서 잘하는 직원들한테 일일이 얘기하는 것이 별로 도움 되는 건 아닌 것 같아 잘하게 놔둔다.

다만 부서 안에서 해결할 수 없다거나 조율이 필요하거나, 이슈가 생겼을 땐 언제든지 편하게 와서 빨리 얘기할 수 있게끔 노력을 많이 한다.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다 괜찮으니 빨리만 얘기하면 된다"고 한다. 대부분 문제가 생기면 이걸 어떻게 하지? 아니면 본인이 해결을 해 보고 얘기하나? 이런 고민을 하다가 적절한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제일 강조하는 것이 어질리티(agility)다. 애브비 핵심 가치이기도 한데, 빨리 얘기해서 같이 해결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고, 본사에서도 뭔가 문제가 생기면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팀이 된다. 

여기에서 오는 심리적인 안정감이 굉장히 크다. 일을 하다 보면 당연히 어려운 상황도 맞닥뜨릴 때가 있는데, 이런 것들을 좀 편안하게 같이 헤쳐 나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모든 내부 미팅 시작 전 환자 영상 시청, 사람들 기쁨 잊지 않게 노력

 

▶애브비에게 환자는 어떤 의미일까요.

"애브비 비전에도 있는데, patient-centered라고 얘기한다. '모든 건 환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이다. 애브비 내부에서 모든 미팅을 할 때, 항상 환자 영상을 보고 시작한다. 왜냐면 애브비가 다루는 질환 자체가 생명이나 삶의 질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질환이 많다. 우리 약으로 인해 사람들이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되면서 기뻐하는 것들이 많은데, 일을 하다 보면 가끔씩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래서 환자 영상을 보고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액세스(신약 접근성)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무리 약이 좋아도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어야 의미가 있다. 모든 의사결정을 어떻게 하면 환자에게 이 약을 빨리 도달하게 할 것인가에 주안점을 두고 생각한다고 보면 된다."

▶애브비 창립멤버에서 대표까지 오르셨는데요, 10주년을 맞은 소감은 어떤가요.

"한국에서 엘러간과 법인 통합이 완료돼 진정한 한 회사로 다시 태어나게 되면서 단순히 창립 10주년을 넘어 더욱 의미 있는 해라고 생각한다.

어떤 회사가 처음 생길 때 창립 멤버가 되는 것이 쉬운 기회는 아니기 때문에 감회가 굉장히 남다르다. 2005년부터 애보트에 있었고, 2013년 애보트에서 애브비가 분사하며 1월 2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그때 애브비 각국 지사에서 한 명씩 대표 참석자를 추천했고 운 좋게 한국 대표로 현장에 가게 됐다. 

상장 회사 임원이 모여 발코니 종을 울리는 모습을 같이 보며 축하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 애브비에 굉장한 자부심을 가졌고 새로운 회사를 만든다는 생각이 더욱 와닿았다. 

엘러간 통합으로 안과 영역과 메디컬 에스테틱 분야까지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게 됐으니 감회가 새롭다. 많은 분들이 애브비는 잘 몰라도 휴미라는 많이 안다. 휴미라 외에도 C형간염 치료제 마비렛, 자가면역 질환에서 린버크와 스카이리치, 혈액암 치료제 벤클렉스타도 론칭했다. 다양한 제품을 론칭하면서 포트폴리오가 다양화됐다."

▶대표 취임 이후 성과는 어떤가요.

"애브비는 "휴미라 비중이 너무 높지 않나, 휴미라 성패가 회사에 그대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분사하던 때에 비해 회사 매출이나 조직 규모가 4배 이상 성장했다. 

휴미라 외에도 HIV치료제나 백신 같은 여러 제품이 있었고, 아까도 언급했던 C형간염 치료제나 항암제, 그리고 면역학 쪽에서 휴미라 뒤를 잇는 스카이리치, 린버크 등 제품을 성공적으로 발매했다. 현재 굉장히 다양한 포트폴리오가 균형 있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성과다.

엘러간과 통합하면서 망막질환부터 녹내장까지 거의 모든 안과 분야와 진단기기까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게 됐다. 엘러간 보톡스는 미용 영역뿐 아니라 신경과 쪽에 많이 쓰이고 있어 신약도 준비하고 있다. 

애브비 파이프라인이 면역학과 항암제, 신경과학까지 강화됐다는 점이 지난 10년 동안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 이 부분이 향후 애브비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엘러간과는 사실혼 관계서 법적 결혼, 두 법인 직원 한 회사로 느껴

애브비는 휴미라가 전부 아냐...엘러간 합병 성장 동력 기대

▶글로벌에서 애브비·엘러간 합병을 발표한 시점이 2019년인데요, 오랜 기간을 걸쳐 한국도 법인 통합이 마무리됐습니다. 기업 문화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한국에서 법인 통합은 올해 마무리됐지만 2020년부터 엘러간과 회사 운영을 같이 해왔다. 비즈니스를 같이 하게 되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하드웨어나 시스템 보다 문화 통합이었다. 기업 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통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2020년부터 두 법인이 항상 회사 문화나 교육, 직원 개발, 봉사활동을 함께 해왔다.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 코로나가 있었음에도 온라인 등을 최대한 활용해 함께 하려는 노력을 많이 했다. 그래서인지 직원들은 이미 한 회사로 느끼고 있다. 

이번에 법인 통합을 완료하면서 우리끼리 농담으로 사실혼이었다가 이제 법적으로 결혼했다는 얘기도 했었다(웃음).

특히 올해 3월 애브비 사무공간을 확장해 엘러간과 오피스 통합을 완료했다. 또 액티비티 베이스도 스마트오피스로 리노베이션 했는데, 두 회사 직원들이 업무 패턴과 상황에 따라 자율적으로 공간을 선택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주치고 소통하게 돼 한 회사가 되었다는 느낌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애브비가 있어서 휴미라가 성공한 건지, 휴미라가 있어서 에브비가 성공했는지 궁금한데요.

"개인적 생각으로 두 관점 전부 맞는 것 같다. 애브비가 있어서 지금의 휴미라가 될 수 있었고, 휴미라가 있어서 현재 애브비가 될 수 있었다. 분사 당시만 해도 모든 회사들이 합병을 하지 분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분사하더라도 보통은 특허가 만료되거나 컨슈머 제품 위주로 가져갔다. 보통 특허가 남아있는 제품, 스페셜티 제품들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그 반대였다. 

애보트는 지금도 그렇지만 진단부터 영양까지 매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었다. 이에 반해 휴미라와 다른 스페셜티 제품에 집중하고자 애브비를 분사시켰는데 매우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애브비한테 휴미라는 너무나 중요한 제품이었고 그러다 보니 모든 역량을 집중했다. 많은 임상을 통해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적응증이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휴미라가 다른 회사에 있었다면 이만큼 집중할 수 있었을까, 이만한 약이 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휴미라 역시 애브비가 있었기에 이렇게 클 수 있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애브비는 실행도 강하고 관리도 굉장히 잘 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작지만 알차게 성장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엘러간은 애브비와 사업영역이 달라서 시너지 효과보다는 충돌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는 않았을 텐데요.

"엘러간과 통합한다고 했을 때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만들 것인가를 스스로 질문을 많이 했다. 애브비 비전은 혁신적인 제품을 통해 환자 삶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엘러간도 치료 영역은 좀 다르지만 녹내장 분야에서 약뿐만 아니라 디바이스로 안압을 조절하는 등 혁신 제품이 많다고 느꼈다. 

이노베이션(혁신)을 추구하는 DNA는 두 회사가 굉장히 유사하고 공통점이 많다. 두 회사가 겹치는 분야가 있으면 시장을 잠식(cannibalization)할 수 있어 매각하든가 해야 한다. 엘러간과 겹치는 분야가 거의 없어 오히려 조직적으로 굉장히 안정되고 포트폴리오가 많아졌다.

애브비는 자가면역 질환 등 스페셜티 분야 제품이 많아 이런 성격에 맞는 업무방식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면, 엘러간은 좀 더 다이나믹(활동적)하고 크리에이티브(창의적)한 장점들이 있었다. 이런 차이를 어떻게 시너지로 연결할 것인가가 앞으로 더욱 고민할 점이라 생각한다.

지난 2~3년간 서로의 다른 면을 겪은 것이 굉장히 좋은 경험이었다. 직원들도 다름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업무 환경에 적용해 보려 하고, 새로운 접근으로 비즈니스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일하는 문화와 분위기 좋은 이유는 내 일이 아니어도 '한팀'으로 뭉쳐

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많고, 직원 커리어 개발 가장 많이 신경 써

강소영 한국애브비 대표
강소영 한국애브비 대표

 

▶앞서 기업 문화를 합치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는데, 애브비만의 자랑할 만한 문화라면 무엇이 있나요.

"애브비하면 제품이나 파이프라인이 좋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일하는 문화와 분위기가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애브비는 다양한 부서가 한 팀으로 협력하는 분위기를 잘 만든다. 약을 도입해 허가, 보험, 발매를 거쳐 의료진과 환자에게 닿기까지 여러 부서가 같이 일을 잘 진행해야 성공적으로 론칭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는 게 있다. 본인 업무도 열심히 하지만 꼭 본인의 업무가 아니더라도 다른 부서와 어우러져 한 팀으로 적극 나서 일을 잘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이 애브비의 가장 좋은 장점이자 많은 분들이 선택하는 이유인 것 같다.

그다음으로 가족친화적 문화를 꼽고 싶다. 코로나 이전부터 재택근무를 시작해 큰 지장 없이 업무를 지속할 수 있었다. 재택근무 외에도 유연근무제 등을 활용해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리모트워크'라고 해서 지방이나 싱가포르 등에서 거주하면서 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애브비에는 워킹맘도 많다. 모든 직원이 언제 일을 하고, 어디서 일할지를 잘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가족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사이언스데이도 있고, 패밀리데이도 있다. 우리 가족과 아이들이 엄마나 아빠가 일하는 회사를 좋아해 줄 때 더욱 보람도 있고, 이런 보람이 중간에 힘든 일이 있더라도 일을 잘 해 나갈 수 힘이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애브비가 규모 면에서 아주 큰 회사는 아니기 때문에 구성원 한사람 한 사람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직원들이 잘 성장하고 커리어를 개발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직원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경험이다. 다양한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꼭 부서 이동을 하지 않더라도 short term assignment같은 것을 통해 다른 부서나 각자가 해보고 싶었던 업무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한다. 이 경험은 한국 안으로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싱가포르나 본사 등에서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사가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케어하고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강조하고 싶다."

▶엘러간 합병 이후 신경과학 분야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근시일 내 신약 출시 계획이 있나요.

"현재 신경과학 분야에서 보톡스가 두 분야에 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만성 편두통과 뇌졸중 이후 경직이 일어날 때 쓴다. 특히 만성 편두통 분야에서 적응증을 늘려가고 있다. 이외에도 애브비가 신경과학 분야에 알츠하이머 치료 등 R&D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이 분야는 사실 신약 개발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구하고 있다."

 

급여 액세스 업계 최고 수준, 본사 차원에서 한국 약가 정책 이해도 높아

린버크·스카이리치 목표는 휴미라 뛰어 넘는 것, 오차범위 없이 실적 달성

 

▶회사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신약 도입 기조는 무엇인가요.

"휴미라 이후 바로 발매한 제품이 C형간염 치료제이다. 2017년 비키라, 엑스비라에 이어 2018년 마비렛를 도입했다. 이 치료제는 발매하자마자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마켓 셰어)을 차지할 수 있었고, 여전히 C형간염 쪽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그다음 주력한 것은 항암제, 벤클렉스타이다. 벤클렉스타는 적응증이 여러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적응증이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이다. 굉장히 좋은 약이지만 한국은 유병률이 낮아 환자가 많지 않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가 한국과 아시아 쪽에 많다. 올해 2월 해당 적응증 급여를 받게 돼 혈액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벤클렉스타는 추가 적응증이 많아 신규 허가와 급여 등을 계속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혈액암 파이프라인이 많다. 최근 FDA 허가를 받았고 근 시일 안에 국내에도 소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알겠지만, 우리나라는 보험 급여까지 과정이 쉽지 않아 급여를 못 받고 있는 약들이 많다. 애브비는 액세스 측면에서는 '업계 최고 중 하나(One of best in Class)'로 빠르게 급여 등재를 받는 편이다. 이 부분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항암제도 허가 적응증에 급여가 되고 있어 다른 회사에 비해 빨리 도입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애브비는 GM이 계속 한국 사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액세스 시스템 이해도가 높고, 어떤 이슈가 있을 때 빨리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본사에서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국 약가시스템이나 정책 변동을 이야기하면 굉장히 신뢰를 가지고 들어준다."

▶휴미라 이후 출시한 차세대 제품 린버크, 스카이리치가 잘 대체하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린버크와 스카이리치 두 개의 차세대 제품에서 적응증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린버크는 휴미라에 없는 적응증을 계속 확보 중이고, 특히 (린버크가 적응증을 갖고 있는) 아토피피부염은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휴미라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린버크와 스카이리치 자체 성과를 얼마나 극대화할 수 있는지, 다른 치료영역으로 어떻게 확대해 나갈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브비는 파이낸스(finance)가 굉장히 탄탄한 회사다. 분석을 굉장히 철두철미하게 해서 예측 수치를 내기 때문에 목표 수치가 현실 가능성이 별로 없다고 판단하면 오히려 성장 수치(목표)를 줄인다. 아주 현실적으로 계획하는 회사여서 예측 수치와 오차범위가 거의 없게 실적이나 타겟을 달성한다."

▶신약이 급여권 안으로 들어오기가 가장 힘든 이유가 환자 본인부담금 5% 때문인데요, 정부가 95%를 부담하고 있기에 굉장히 신중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고 있어요. 선별 급여 제도나 적응증별 약가 제도를 통해 협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보시나요.

"선별 급여나 적응증별 약가 제도는 계속 정부에 제안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가면역질환 약제나 암 약제 전부 적응증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우리나라 약가 구조는 무조건 단일 약가를 적용한다. 회사도 후속 적응증을 계속 늘려야 되는데, 앞의 적응증에 대한 약가를 내리면 모든 적응증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 적응증별 약가가 합리적이라고 본다. 정부 입장에서 약가 재정도 잘 운영해야 하고, 약제 도입도 해야 하니까 균형 있게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국적제약사들이 혁신 신약 가치를 인정해달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요, 가치를 인정받아야 하는 기간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요.

"현재는 특허가 있을 때까지 인정받고 있다. 조금 어려운 점은 (신약을 개발하고) 급여 등재할 때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등재했는데 특허가 바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특허가 만료되고 (제네릭이) 나오는 걸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그러면 스타팅 타임을 어디로 할 것이냐 등 고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애브비 사례는 아니지만, 몇 년간 굉장히 노력했는데도 결국 등재가 안 되고, 또 특허가 남아 있는 기간이 짧고 그래서 아예 (신약의 국내 도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례들이 줄어들 수 있게 고려해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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