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베나13
프리베나13

[팜뉴스=김민건 기자] 국내에서 폐렴구균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고 코로나19 이후 백신에 대한 '실사용 근거(Real-World Evidence, RWE)' 중요성이 커지면서 예방 접종도 실제적 예방 데이터와 효과 근거로 가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국내 의료진은 백신이 갖춰야 할 3요소를 가진 '프리베나13(13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의 실제 효과가 국내 실정에서 적합하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12일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백신 효능과 안전성이 중요해지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 보인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13의 예방 효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이유는 지난 2021년 국내 호흡기 질환 중 폐렴으로 인한 사망이 1위를 차지했고 전체 사망 원인에서는 3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폐렴 사망률은 10년 전과 비교해 158.8%나 증가하면서 실제적인 백신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같은 해 질병관리청이 수립한 국가예방접종 도입 우선순위 설정 및 중장기 계획 보고서도 "65세 이상 연령에서 높은 폐렴은 유병자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사망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고 국내 상황을 분석했다. 

이러한 지표들은 한국 사회에서 성인 폐렴 감염 예방이 부족함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성인에게 발생하는 세균성 지역사회획득 폐렴의 가장 흔한 원인균은 '폐렴구균(27~69%)'이다.

▶백신에 요구되는 3요소 '면역원성·효능·효과', 프리베나13 왜 주목하나 

프리베나13은 지난 10년 동안 전세계적으로 약 1억 명 이상의 성인에 접종되고 있다. 2021년 발간된 연구의 모델링 분석에서는 약 66만2000건의 잠재적인 폐렴구균 질환을 예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많이 쓰이는 만큼 부작용도 많지 않았을까.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된 2015~2019년 이상반응 보고율은 약 0.003%(10만 건 중 3.13건)로 안정적이었다.

프리베나13이 단순히 많은 사람에게 접종됐다는 이유로 '중요한 백신'이 된 것이 아니다. 

폐렴구균은 90개 이상 혈청형 중 소수 혈청만 폐렴구균성 폐렴, 균혈증, 수막염 등을 일으킨다. 프리베나는 백신에 포함된 13가지 폐렴구균 혈청형(1, 3, 4, 5, 6A, 6B, 7F, 9V, 14, 18C, 19A, 19F, 23F)에서 입증한 임상 효능 데이터와 실제 현장에서 예방 효과를 가지고 있다.

프리베나13은 백신이 질병을 얼마나 잘 예방하는지 판단하는 기준인 면역원성(Immunogenicity), 효과(Efficacy), 효능(Effectiveness)을 모두 만족했다.

'면역원성'은 백신 투여 후 몸 안에 생성되는 항체 종류와 양 등 면역반응을 평가하는 것으로 효과를 간접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지표다.

프리베나13은 확증 임상(Pivotal trials) 일환으로 진행한 5건의 성인 대상 연구에서 면역원성을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약 8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을 통해 효능을 확인했다. '효능'은 위약군과 비교해 백신 접종군에서 질병이 얼마나 발병했는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임상을 통해 수천에서 수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확인한다. 

프리베나13이 효능을 입증한 연구는 네덜란드에서 약 4 년간 8만4496 명의 65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추적 관찰한 이중맹검, 무작위배정, 위약 대조 대규모 임상 'CAPiTA(Community-Acquired Pneumonia Immunization Trial in Adults)'다. 2015년 의학저널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NEJM)에 게재됐다.

이 연구에서 임상 디자인에 따라 접종을 마친 환자군(per-protoco)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1차 평가변수였던 폐렴구균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의 첫 발병률에서 프리베나13 접종군은 49명으로 위약군 90명 대비 45.6%( 95.2% CI, 21.8-62.5)를 기록하며 발병을 낮췄다.

2차 평가변수인 백신혈청형 비균혈증성·비침습성 지역사회 획득 폐렴의 첫 발병률은 프리베나13 접종군 33명에서 45.0%(95.2% CI, 14.2-65.3)로 위약군 60명 보다 적었다. 

백신혈청형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첫 발병률은 프리베나13 접종군이 7명, 위약군 28명으로 프리베나가 75.0%(95% CI, 41.4 -90.8)를 기록 더 낮은 것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2015년 발표됐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단백질접한 백신인 프리베나13이 65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을 효과적이고 일관적으로 예방한다는 결과를 보여준 높은 수준의 데이터였기 때문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백신에 가장 중요한 것은 '효과', 다양한 질환자에서 질병 발생 감소

프리베나13에는 여기에 한 가지 지표가 더 있다. 백신에서 가장 중요한 유효성 평가 지표인 '효과'다. 임상을 통해 높은 면역원성과 효능을 평가할 수 있지만 예방 차원에서 맞는 백신은 실제 투여 시 효과가 중요하다. 의료 현장에서 예방하고 싶은 질병 발생이 실제 얼마나 감소했는지는 백신 효과를 평가함으로 알 수 있다.  

화이자 또한 프리베나13 보급 후 리얼 월드(Real-World) 연구를 통해 폐렴구균 발생이 실제로 얼마나 감소했는지 효과를 확인했다. 

해당 연구는 미국 켄터키주 소재 루이빌 의과대학(Louisville School of Medicine)과 화이자가 공동으로 진행했다. 루이빌 지역 거주 인구 대상으로 3년간 감시한 연구로 지역사회 획득 폐렴으로 입원하거나 과거 폐렴구균 백신 이력이 확인된 65세 성인 환자 2034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 결과, 프리베나13은 65세 이상 성인에서 폐렴구균 지역사회 획득 폐렴으로 인한 입원 위험을 72.8% 감소시켰다. 이 결과는 앞서 CAPiTA 연구에서 보인 폐렴구균 지역사회 획득성 폐렴 예방 효능 45% 보다 높은 수치다.

임상 과정을 잘 지킨 per-protoco 방식으로 분석한 CAPiTA 연구와 달리 실제 진료 현장에서 동반질환 등을 가진 다양한 상태의 환자들에서 더 높은 '효과'를 본 만큼 가치 있는 결과다. 

루이빌 지역 RWE 연구에 포함된 환자 88%는 당뇨 또는 만성신질환 같은 동반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임상 연구에서 나타난 효능 대비 다양한 환자를 대상으로도 프리베나13이 질병 발생 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의미도 있다.

RWE의 중요성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실사용 근거 데이터를 활용해 사후 안전성과 이상사례를 모니터링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다. FDA는 허가·출시 이후에도 안전성 모니터링을 다각도로 진행하며, 과학자들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백신 안전성 연구를 진행한다. RWD와 RWE가 진료현장 내 의사결정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의료진도 "실사용 근거 중요", 백신 13·23가 순차 접종 시 예방률 80%

국내에서도 RWE 연구를 중요시하게 여기고 있다. 국내에서 폐렴구균성 질병 발생 위험은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3월 국내 연구진이 한국인 성인 대상으로 13가와 23가를 순차적으로 접종했을 시 효과를 평가한 바 있다.

한국에서 성인이 맞을 수 있는 폐렴구균 백신은 두 종류다. 23가 다당질백신과 13가 단백접합백신이다. 그러나 국가필수예방접종(NIP)은 23가만 지원한다.

두 백신을 각각 또는 순차적으로 접종한 연구 결과를 보면 13가, 23가를 단일 접종할 시 74세 이하 성인에서 예방률은 66.4%, 18.5%에 그쳤다. 이와 달리 13가를 먼저 접종하고 23가를 순차적으로 맞으면 예방률은 80.3%로 올랐다.

프리베나13 예방 효과가 접종 후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확인한 것이다. 당시 이 연구의 제1 저자인 허중연 아주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5세 이상 74세 이하 성인 대상으로 13가와 23가 백신을 모두 접종하는 것이 폐렴구균 지역사회 획득 폐렴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유행하는 폐렴구균 혈청형 3과 19A, 어떤 백신 맞아야 하나

국내에서는 어떤 폐렴구균 백신을 맞아야 할까. 2018~2021년 질병관리청의 국내 소아 또는 성인 폐렴구균 혈청형 분석 연구에 따르면 프리베나13 혈청형 3(16명, 13.8%)과 19A(11명, 9.5%)가 여전히 국내 침습성 및 비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서 가장 흔한 혈청형으로 나타났다.

혈청형 3은 독특한 캡슐형 구조로 면역원성이 낮고 독성이 더 강하기 때문에 폐렴구균 질환으로 이어졌을 때 더 심각한 양상을 띄는 경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혈청형 19A 대부분 다제내성 균주로 알려져 있다. 중증 질병 발생 위험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 질병관리본부(CDC)는 전세계적으로 발병하는 폐렴구균 질환 자료를 발표한다. 지난해 발표된 백신 학술지에 따르면 만성질환자 또는 고령자는 혈청형 3과 19A가 포함된 프리베나13의 개별 접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폐렴구균 감염 발생과 치명률은 50세 이상부터 크게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국내 역학 상황을 기반으로 가까운 병의원에서 의사와 상의한 뒤 개개인에 맞는 백신 종류와 예방접종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제약업계와 의료계의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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