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김정균 보령 대표이사가 '2023 CEO Letter'를 공개한 이후 약 한 달이 흘렀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CEO 레터는 세간의 관심을 여전히 끌고 있다. 솔직하고 구체적인 목소리로 우주 사업을 향한 소신을 피력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도대체 보령이 우주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이유는 뭘까. 보령판 우주 사업의 쌍두마차인 'CIS Challenge'와 '엑시옴'은 어떤 프로젝트일까. 팜뉴스가 지난  "보령 '스며들다' 우주" 보도의 후속으로, '2023 CEO Letter'에 담긴 목소리를 전한다. 

#  우주 사업 관련 소통 부족... 사과 드린다 

보령의 2022년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반달”이 가장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된다. 해와 달 사이에 지구가 위치하여, 지구의 그림자 때문에 달의 반쪽만 보이는 것이 반달이다. 

1년 동안 회사의 일부분이 보이지 않는다고 느끼셨을 것 같아 의미를 담아 보았다.

보령을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제약 사업의 성장에 웃으실 수 있었다면, Care In Space(CIS) 사업에 대한 소통이 미진하여 회사에 대한 가시성이 떨어졌다고 느끼셨을 것이라 생각된다. 

2022년, 본격적으로 시작한 CIS 사업 관련 활동들과 투자 건들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서 그동안 소통이 부족했던 점을 사과드린다.

김정균 보령 대표 주주총회 발언 모습
김정균 보령 대표 주주총회 발언 모습

# 보령은 왜 우주사업에 투자하는가

2022년 말, 엑시옴 투자가 공시로 알려진 이후, 제가 공과 사를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도대체 왜 보령이 우주에 투자를 하는가?”다. 아래와 같이, 많은 의미가 담겨 있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1) 보령제약(아직 사명 변경을 인지 못한 분들이 다수 존재)이 어째서 본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우주에 투자를 하는 것인가

2) 제약사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투자를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닌가

3) 우주를 향한 투자를 보령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가

보령이라는 브랜드가 제약회사로서 많은 분들에게 얼마나 강력하게 각인이 되어 있었는지를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지난해 연례 서한에도 보령제약이 보령이 된 이유에 대해 설명을 드렸지만, 특히 이같은 점에 있어서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도 깨닫게 된 지난해였다. 

결국 주주분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보령이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의 정의와 더불어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정의 또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이유다. 

# 국가와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한 우주 사업 

제가 하는 일의 목적은 우리 회사에 본인의 재산을 맡겨 주신 분들을 위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기업가치를 증대하는 것이다. 회사를 통해 우리 아이들과 아이들의 친구들 세대에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 이상의 대한민국을 남겨주는 일이다.

6.25 전쟁 이후 “사업보국” 또는 "다음 세대에는 가난을 물려주지 않겠다"라는 사명 아래 많은 기업가들이 회사를 만들고 고용을 창출하고 구성원들을 동기 부여했다.

이런 방법으로 사업을 성장시키고 이익을 창출하고 세금을 납부해서 2023년의 대한민국이라는 결과물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했다. 

지금까지 보령이 성장하는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와 이전 세대의 노력이 있었다면, 지금부터는 보령이 국가와 국가의 다음 세대의 발전을 위해 기여하려고 한다. 이러한 생각이 보령이 우주를 바라보게 만들었다. 

# 지금은 '제2의 대항해시대'

보령은 지금이 제2의 대항해시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거 1400년 말, 포르투갈이 시작한  첫 번째 대항해시대와는 상당한 차이점이 아래와 같이 존재한다.

1) 목적지가 지구 바깥인 점

2) 제1의 대항해시대는 변방국으로부터 시작해서 그 국가들을 열강의 지위로 만들어주었다면, 제2의 대항해시대는 그 시작 자체를 열강들이 주도한다는 점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중공업 중심의 압축성장을 기반으로, 소련 붕괴 이후 찾아온 유례없는 세계화라는 훈풍에 올라타, 현재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 

하지만 저는 "우주라는 공간이 창출할 새로운 시장에서 뒤떨어진다면 우리 다음 세대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다. 

# 우주는 미래가 아닌 '현재'

UAE는 화성 궤도에 인류 다섯 번째로 인공위성을 보냈다. 중국은 2022년 10월 지구 저궤도 상에 두 번째로 우주정거장 운영을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일본 기업인 ispace와 미국의 Intuitive Machines가 민간 최초로 탐사선의 달 착륙을 기다리고 있다. 

우주는 미래가 아닌 현재다. 우주는 신대륙 발견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1400년대 말 포르투갈에서 시작된 대항해시대는 1800년대 초 영국의 산업혁명의 씨앗을 제공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전까지 유럽대륙이 지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것은 대항해시대를 통해서 축적된 기술의 발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보령, 우주에서 인체가 겪을 문제 '주목'

질병의 치료 영역에서도,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온 다른 사람들로 인해 새로운 질병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의약품 개발 및 제약 기업의 발전이 유럽에서 먼저 이루어진 것도 우연이 아닐 것이다.

만약 대한민국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우주를 향한 대항해시대에 차별화된 전략을 가지고 올라타지 않는다면, 멀게는 대항해시대 중 개척 당한 국가들이나 가깝게는 30여년 전 세계화의 변화에 올라타지 않은 국가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저보다 더 깊은 고민을 하시고, 밤낮 없이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 결과물이 누리호 및 다누리호 발사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주라는 공간은 아직 미지의 세계다.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이미 해결된 것보다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많다. 

보령은 그중에서도 미지의 환경인 우주에서 인체가 겪을 문제들에 주목했고, 우주에서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기술들과 이 기술들의 연구 및 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 Care In Space 사업이란?

“달에서 장기체류를 하게 되었는데, 속이 쓰릴 때 겔포스를 먹으면 속쓰림이 나아질까요?” 

이 질문에 답변을 하는 것이 CIS 사업이다. 인류가 달에 장기 체류할 때, 그리고 인류가 처음으로 화성에 도달할 때, 인간으로서 살아남기 위해 꼭 필요한 기술과 기술들의 연구·개발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보하는 것이 CIS 사업이다. 

CIS Challenge를 통해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들을 탐색할 것이며, 지구 저궤도에서의 연구·개발 활동을 위해서 Axiom에 투자했고 공고한 파트너십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도, 2022년도 첫번째 CIS Challenge는 보령의 우주를 향한 진정성을 알릴 수 있는 기회였다.

두 번째를 맞이하는 2023년부터는 더욱 다양한 파트너들과 함께 풀어야 할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아 나갈 것이다. 

# 우주 투자 Why? 보령이 나서야 하는 이유

이러한 우주를 향한 투자를 보령이 해야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질문을 많이 받았다. 아래와 같이 세 가지로 설명 드릴 수 있다.

1) 우리의 "인류 건강에 꼭 필요한 기업” 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2) SpaceX가 1/20으로 낮춰 놓은(앞으로 더욱 낮아질) 우주로의 접근 비용은, 민간기업들로 하여금 창의적인 방식으로 우주를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3) 제약사업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우주에서 사람의 건강과 관련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찾는 것이 비교적 수월했기 때문이다.

193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미국의 철학자 Nicholas Butler는 “기업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말했다. 기업을 대표하는 도전정신과 빠른 의사결정체계가 인류의 역사를 바꾼 많은 기술들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SpaceX(일론 머스크)도 민간기업이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고, 첫 번째 대항해시대의 시작은 포르투갈의 엔리흐 왕자였지만 그 불확실성에 대한 기업의 도전정신의 시초가 되어, 대항해시대를 주도해 나간 동인도회사와 같은 기업을 탄생시켰다. 

어쩌면 대항해 시대가 기업의 탄생을 야기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우주로 나아가는 대항해시대도 이제는 기업이 참전해서 주도적으로 역사를 써나갈 것이다.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고, 보령도 이 시대에 깊이 들어갈 것이다.

# CIS 재무적 성과? 투자 수익률 따를 것 

그동안 CIS사업의 재무적 성과는 언제 기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고, 앞으로도 받을 것이다. 

언제까지 어느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렇지 못한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아 왔다. 

다만 주식 투자라는 행위에는 항상 회사가 토대가 되며 그 회사가 장기간 좋은 성과를 낸다면, 투자수익률도 이를 따를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정말로 필요한 제품을 제공하며, 훌륭한 경영진을 보유한 회사들을 찾고, 우리의 자본을 투자할 것이다.

# CIS 사업의 핵심 'Challenge Winners'

CIS Challenge를 통해서 투자 한 회사들(Challenge Winners라고 통칭)과 Axiom과 같은 회사의 투자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Challenge Winners는 매우 초기 단계에 있는 회사들이다. 회사 경영진을 대상으로 최대한 동기 부여하는 방식으로 구상 중인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을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한 우주 헬스케어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보령의 투자 목적이다. 

물론, 사업의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상대적으로 긴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보령이 투자하는 금액 대비 회사들에게 우주로의 접근을 쉽게 만들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Axiom= 우주정거장 활용 가능한 유일한 회사

Axiom은 지구 저궤도 상에 민간 우주정거장을 만들려고 하는 회사다. 지구 저궤도라는 우주로 가는 관문을 거쳐야 인류는 달과 화성을 향해 갈 수 있기 때문에 향후에 지구 저궤도에 대한 활용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Axiom은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국제우주정거장을 만들고 운영하던 사람들이 직접 창업한 회사다. 

30년전부터 존재하던 우주 인프라를 대체하는 것의 성공 확률은 결코 낮지 않을 것이며, 그 과정에서 현재의 기존 우주정거장을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민간회사다. 

특히 우주공간에서의 유인 우주인 사업, 연구·개발 등의 수요는 급격하게 늘고 있다. 국가 단위의 계약도 Axiom이 지속해서 수주하고 있다. 

이런 환경을 바탕으로 2022년 기준 목표 대비 약 50% 이상의 성장해서 2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일으켰다. 

# Axiom= '재무적 성과'를 내는 회사

현재 이런 정도의 재무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경쟁사는 없고 이것이 회사의 경쟁력을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민간 우주정거장 시장에서의 경쟁사들의 현재 상황과 Axiom과의 기술 격차로 인해 Axiom은 2030년 이후 국제우주정거장의 지위를 계승할 가능성이 가장 큰 후보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보령은 2022년 두 번에 걸쳐 Axiom에 6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Axiom 경영진이 시점별로 설정한 목표들을 하나씩 제때 이룬다면, 인류에게 정말 큰 의미를 가지게 될 회사가 될 것이다. 

회사의 가치는 그에 따라 움직일 것이다. 저희는 Axiom 투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며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시장에서의 회사 가치가 회사의 실제 가치보다 낮은 시점이 온다면, 보령은 추가 투자를 고려하는 것이 보령의 회사 가치를 위해서도 올바른 의사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시점이 온다면 적극적으로 주주분들과 소통하며 의사결정 해나갈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