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세계 최고의 명문 축구클럽 중 하나인 FC바르셀로나(FC Barcelona)는 유럽 프로축구에서 2번의 트레블(Treble, 리그 우승・리그 컵대회 우승・UEFA 챔피언스 리그 우승)과 최초로 6관왕(트레블을 포함한 6개 대회 우승)을 달성한, 그야말로 '전무후무(前無後無)'한 클럽이다.

바르셀로나가 앞서의 대기록을 달성한 시기는 지난 2008-09 시즌부터 2014-15 시즌까지였다. 이른바 '티키타카(Tiqui-taca)'라는 점유율 위주의 전술을 펼치며 전세계 축구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 것과 동시에 바르셀로나를 최고의 반열에 올리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시기의 바르셀로나가 칭송 받은 이유는 단순히 뛰어난 감독이 있거나, 소수의 스타 선수들이 활약하거나, 우승컵을 독차지해서가 아니다. 팀의 핵심 선수들이 높은 이적료와 연봉으로 영입된 것이 아니라 유소년 시절부터 키워내 엄청난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라 마시아(La macia)'라고 불리는 바르셀로나의 유스 시스템(Youth system)은 현지어로 '농장'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축구 유망주들에게 바르셀로나만의 철학과 전술을 어릴 때부터 훈련시켜 유스 선수들이 1군에 합류했을 때 적응 기간을 최소화하는데 운영 목적이 있으며, 세계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무엇보다도 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를 배출한 곳으로 유명하다.

제약바이오 산업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약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유망한 후보물질들을 발굴해 연구・개발을 지속하다보면 마침내 '세상에 없던 신약(First-in-Class)'을 개발해 전세계 의약품 시장으로 뻗어 나가게 되기 때문이다.

팜뉴스(약사신문)가 혁신 신약개발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종근당을 '국가대표 제약사'로 선정한 배경이다.

종근당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중앙연구소에서 오늘날 효종연구소에 이르기까지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투자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R&D 투자 비율을 대폭 확대하며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팜뉴스가 종근당의 주력 파이프라인과 현황,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여다봤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 R&D 투자 꾸준히 확대…최근 10년간 '두 자릿수' 유지 지속

신약개발에 대한 의지는 R&D에 투자한 내역을 보면 알 수 있다. 특히 R&D 투자액 외에도 총 매출에서 어느정도 수준을 연구개발에 지출하는지를 파악하면 더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종근당은 지난 10년간 연구개발비를 꾸준히 늘려왔으며, 이 기간 동안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두 자릿수'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다.

특히 지난 2021년에는 매출액 대비 12.2%인 1628억원을 연구개발비에 투자했고 2년새 파이프라인을 56개에서 87개로 31개나 확대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에는 국내 임상 승인 21건으로 5년 연속 임상 건수 최다 1위를 기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유전자치료제 및 세포치료제와 같은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와 ADC 항암제 등으로 신약개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및 차세대 줄기세포치료제 개발 기업 이엔셀과 전략적 투자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공동연구를 위한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 같은해 9월에는 서울성모병원에 유전자치료제 연구센터 'Gen2C'를 개소해 기존의 방법들로 치료제 개발이 어려웠던 타겟(Undruggable Target)의 희귀∙난치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의 시나픽스와 항체-약물 접합체 기술 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 기술 3종(GlycoConnect™, HydraSpace™, toxSYN™)의 사용권리를 확보해 ADC 항암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앞으로도 연구 및 임상시험과 관련해 산학연 협력과 교류를 강화하고 국내∙외 기업들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공동개발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차세대 먹거리 확보, '바이오의약품'에서 찾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기존 합성신약 외에도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미래 먹거리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CKD-701)'이 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루센비에스는 라니비주맙을 주성분으로 하는 고순도의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로 종근당의 순수 독자 기술인 항체절편 원료제조 기술로 양산돼 황반변성 및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에 사용되는 안과질환 치료제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와 염증으로 기능을 잃거나 심할 경우 실명에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환으로 전 세계적인 고령화 현상에 따라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생성된 혈관(신생혈관)에서 누출된 삼출물이나 혈액이 망막과 황반의 구조적 변화와 손상을 일으키는 습성 황반변성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3대 실명 원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루엔비에스의 역사는 지난 2012년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종근당은 2012년에 바이오시밀러 자체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고생산성 균주를 개발하고 라니비주맙 항체 원료의약품의 제조기술을 확보했다.

천안공장에서 제조한 상용화 원료의약품을 기반으로 2018년 9월부터 2021년 3월까지 서울대학교병원을 비롯한 25개 병원에서 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 환자 312명을 대상으로 루센비에스의 임상 3상을 진행했다.

임상3상에서 약물 투여 후 3, 6, 12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 각각 15글자 미만의 시력 손실 및 시력 호전을 보인 환자의 비율과 최대교정시력의 평균 변화, 중심망막 두께 변화 등의 지표에서 약물 효능 및 기타 약동학, 면역원성, 안전성 모두 오리지널 약물과 임상적 동등성을 확인했다.

종근당 측은 "제품이 출시되면 향후 약 320억원 규모의 국내 시장을 비롯해 약 2000억원 규모의 동남아 및 중동지역을 대상으로 글로벌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흥미로운 점은 바이오시밀러에서의 성과를 넘어 '바이오 신약'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종근당은 지난해 9월, 유럽종양학회에서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인 'CKD-702'의 임상2상 권장용량을 결정하고 약동학적 특징, 안전성 및 항종양효과를 평가한 임상1상 Part 1 결과를 발표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CKD-702는 암세포주에서 암의 성장과 증식에 필수적인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와 간세포성장인자 수용체(c-Met)를 동시에 표적하는 항암 이중항체다. EGFR과 cMET에 동시에 결합해 두 수용체의 분해를 유도하고 신호를 차단하여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또한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살상기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항체 의존성 세포 독성(ADCC)을 일으키는 작용기전으로 표적항암제의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종근당 관계자는 "현재 비소세포폐암을 적응증으로 CKD-702의 임상1상 Part 2를 진행 중"이라며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선별된 환자의 치료 효과를 확인해 미충족 수요가 높은 다양한 암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연구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주목 받는 '혁신 신약'

희귀질환 분야에서 개발 중인 혁신 신약도 주목할 만하다. 2021년 5월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국제 말초신경학회에서 샤르코-마리-투스(CMT) 신약 CKD-510의 유럽 임상1상 및 비임상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CKD-510은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를 저해하는 비하이드록삼산(Non-hydroxamic acid)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이다.

'샤르코-마리-투스병'은 유전성 말초신경병증으로 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희귀 질환이다. 손과 발의 근육 위축과 모양 변형,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의 상실로 보행이나 일상 생활이 어려워지는 질환으로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허가된 치료 약물이 없다.

발표에 따르면 CKD-510은 건강한 성인 8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 1상에서 약물의 우수한 안전성과 내약성이 입증됐다. 약물이 체내에서 일정 기간 어느 정도로 흡수되고 배출되는지를 알 수 있는 체내 동태 프로파일과 용량의 증량에 따른 HDAC6 활성 저해에서도 유의미한 결과가 확인돼 1일 1회 경구 복용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보하고 유럽 임상2상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CKD-510은 Late-breaking poster로 채택돼 말초신경 분야의 전문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Late-breaking poster는 학회 자료제출 마감 이후라도 새로운 결과나 해당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결과물일 경우 추가적인 발표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한편, CKD-510은 2020년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샤르코-마리-투스 치료제로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은 바 있다.

같은 해 8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심장학회에서는 Basic and Translational Late-breaking Science 구두 발표 과제로 채택돼 심방세동 치료제로의 개발 가능성을 확인한 CKD-510의 전임상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전임상 결과에 따르면 CKD-510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일어나는 미세소관(Microtubule) 붕괴 억제를 통해 칼슘이온(Ca2+)의 이동을 정상화해 심방세동 부담을 감소시키고 좌심실 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방세동은 심방의 규칙적인 수축이 소실돼 불규칙하게 맥박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관상동맥질환, 고혈압성심질환, 확장성심부전 등의 심장질환과 동반된다. 현재 치료제로는 이온채널차단제(Ion Channel Blocker)가 있지만 불충분한 약효와 동서맥, 심실부정맥 등 안전성의 이유로 보다 효과적인 약물에 대한 미충족 요구(Unmet Needs)가 높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510은 비이온 채널 차단제로써 심장의 리듬 조절과 심박수 조절 치료 뿐만 아니라 질환의 근본 원인도 개선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로 기대를 받고 있다"라며 "이번 전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심방세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심장질환에서 치료제로써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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