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계묘년 새해가 밝은 가운데 주요 제약사 경영진 신년사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제약사 CEO들의 '속뜻'이 신년사 속에 담겼기 때문이다.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제약사 임직원들이 신년사에 이목을 쏟는 배경이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제약 '오대장'이 신년사를 통해 꺼낸 화두는 무엇일까. 팜뉴스가 주요 제약사 CEO들이 신년사를 통해 언급한 첫 번째 키워드 분석으로, '언중유골'을 찾아나선 이유다. 그 1편으로 '대웅제약 프라이드'편을 소개한다.  

# '뻔한 신년사'? '뻔하지 않은' 속뜻 있다

언중유골(言中有骨)은 "말 속에 단단한 뼈 같은 속뜻이 있다"는 뜻이다. 제약 CEO들의 신년사를 무심코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특히 수년간의 신년사를 분석하면 '뻔한' 신년사 속에서 '뻔하지 않은' 속뜻을 발견할 수 있다.

2019년으로 시계를 되돌려보자.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는 당시 시무식에서 "“최근 경영환경이 거시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되고 국내 및 글로벌 제약사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이 당시 꺼낸 화두는 '비상경영'이었다.

2020년 신년사에서는 새로운 키워드가 등장했다. 전 대표는 "2019년에는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치열해진 업계 경쟁 환경 속에서도 나보타의 주요 선진 시장 진입과 ETC, OTC 등 각 사업별 실적 증대를 통해 대웅제약은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라고 강조했다. 키워드가 '비상경영'에서 '견조한 성장세'로 바뀐 것.

2021년에서는 처음으로 '성과'라는 단어가 등장했다. 전승호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전문의약품(ETC) 등의 성과를 통해 매출 1조 클럽을 수성하는 동시에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의미 깊은 성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전승호 대표
전승호 대표

# '비상경영'에서 '큰 성과', 전승호 사장의 '자부심'

주목할 만한 사실은 전 대표가 올해(계묘년) 신년사에서 처음으로 언급한 키워드가 '큰' 성과라는 점이다. 아래는 전 사장의 계묘년 신년사 서두 내용이다. 

"2022년에는 코로나19 여파에 더해 고금리, 저성장 기조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매출 1조원 클럽과 함께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의미 깊은 성과'가 '큰 성과'로 달라졌다. 확실히 온도차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최근 3년 간의 신년사 내용을 종합하면, 비상 경영에 힘쓴 대웅제약이 견조한 성장세를 거쳐 지난해 큰 성과를 거뒀다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곧, 전승호 대표가 대웅제약과 임직원들에게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내용이다. 신년사의 핵심 키워드가 '자부심' 곧 'Pride'란 뜻이다. 

# 대웅 프라이드, 신년사에서 '숫자'를 꺼내다

대웅제약 자부심의 근원은 바로 '숫자'다. 

다른 제약사와 달리, 전 대표는 대웅제약 신년사에서 통속적인 가치를 언급하지 않았다. 수많은 제약사들이 올해 '경영' 또는 '위기'라는 판에 박힌 클리셰 키워드를 강조한 반면. 전 대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매출 1조원'과 '역대 최고치 영업 이익'이란 숫자를 꺼내들었다.

매출 1조원 클럽과 함께 역대 최고치 영업이익을 달성하는 '큰 성과'를 거뒀다는 것. 실제로 대웅제약 측도 자부심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도 "저희는 매출 1조원과 영업이익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며 "신년사 서두에서 전 대표가 숫자를 가장 먼저 언급한 이유다. 단순히 영업 이익 뿐만 아니라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00억을 돌파했기 때문에 강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 대웅제약, '근거'가 차고 넘치는 자부심

전승호 대표와 대웅제약이 신년사를 통해, 지나친 자부심을 드러낸 걸까. 

'숫자' 언급 이후, 전 대표가 신년사에서 언급한 아래 내용을 살펴보면 이는 단순히 '근거가 있는' 차원이 아니다. '근거가 차고 넘치는' 자부심이 느껴질 정도다.  

"국산 34호 신약 펙수클루의 성공적인 출시와 더불어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 허가 획득으로 2년 연속 신약 허가 승인이라는 성과를 통해 대웅제약의 탄탄한 파이프라인을 대내외에 확실히 각인시키게 되었다."

실제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성분 펙수프라잔염산염)'는 지금 이 순간에도 파죽지세다. 지난 7월 식약처 허가 이후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병원을 중심으로 상급종병병원 처방권 안착을 시작으로 원외 처방액이 급증했다. 콜롬비아, 베트남 등 10개국에 허가 신청도 완료했다.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성분명:이나보글리플로진)’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빅파마 일변도인 SGLT-2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고군 분투 중이다. 대웅의 신년사에서 펙수클루와 엔블로가 간판으로 등장한 배경이다.

결론적으로, 대웅 신년사에 깔린 기조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다. 이를 바탕으로 전 대표는 임직원들에게 자부심이란 메시지를 전했다.

업계가 계묘년을 지나고, 내년 이맘때가 도래했을 때 대웅제약의 또 다른 신년사를 기대하는 배경이다. 신약을 꿈꾸는 언더독 제약사 CEO들의 시선 역시 대웅을 향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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