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CI(좌), 부광약품 CI(우)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CI(좌), 부광약품 CI(우)

[팜뉴스=김응민 기자] 우리나라가 코로나19라는 국가적인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있어 방역당국과 보건의료 인력들의 헌신과 희생 등 여러가지 요소들이 있었지만, 제약사들의 '숨은 결단'도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을 개발한 'SK바이오사이언스'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수급 안정화를 위해 발벗고 나선 '부광약품'은 자칫 회사가 어려워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과감히 리스크를 떠안고 전사적인 차원에서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기울였던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8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개최한 '제36회 약의 날 기념 정책 심포지엄'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와 부광약품이 '공중보건 위기 극복을 위한 의약분야의 노력'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우선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A실 황숙미 전문위원은 '코로나 백신 개발 사례'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A실 황숙미 전문위원(식약처 유튜브 캡쳐)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글로벌 RA실 황숙미 전문위원(식약처 유튜브 캡쳐)

황숙미 전문위원은 "올해 6월에 자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식약처로부터 최종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우리나라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3번째로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를 자체적으로 개발·생산하는 국가가 됐다"라고 말했다.

스카이코비원(GBP510)은 SARS-CoV-2 재조합 단백질 나노입자 백신으로 18세 이상 성인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허가됐다. 용법 및 용량은 항원 바이알과 동봉된 면역증강제를 혼합한 0.5mL를 4주 간격으로 총 2회 접종하는 방식이다. 냉장보관이 가능해 고가의 초저온 유통장비가 필요 없는 것이 장점이다.

황 전문위원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결정하게 된 시기는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직후였다"라며 "백신개발 제조업체의 사명감을 갖고 전사적인 차원에서 내린 중대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신약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통상 10년이라는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라며 "코로나 백신을 개발하기까지 얼마만큼의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지 가늠하기 어려웠고, 실패에 대한 부담도 상당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면서 진행되고 있던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전체 연구개발 인력의 90%를 투입하는 결단을 내렸다. 자칫 잘못되면 회사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는 '리스크'

이 과정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투 트랙 전략'을 선택했다. 첫번째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백신을 개발하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의약품 제조설비와 생산역량을 활용한 CMO 사업을 통해 국내와 전세계에 코로나19 백신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전략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빛을 발했다. 회사는 2021년 7월에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원액과 완제를 위탁생산하는 CMO 계약을 체결했고 같은 해 8월에는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원액 생산 및 글로벌 공급을 위한 CMO 및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2020년 5월에 개발이 시작된 코로나19 백신은 약 2년 만인 2022년 6월에 국내 식약처로부터 정식 승인 받으면서 당초 계획했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황 전문위원은 "코로나19 백신은 기존에 개발했던 제품들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라며 "식약처를 비롯한 국내외 기관 및 단체들과 밀접한 파트너십을 통해 2년이라는 기간 만에 백신 개발을 완료했다. 또한 전세계에 공급이 가능한 안전하고 효과성 있는 '글로벌 제품'을 개발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는 WHO(세계보건기구)와 유럽(EMA), 영국(MHRA) 등에 스카이코비원에 대한 정식 품목허가를 진행 중이며, 향후 해외 개발도상국으로의 진출 시 매우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 부광약품 품질보증팀 장판선 이사(식약처 유튜브 캡쳐)
사진. 부광약품 품질보증팀 장판선 이사(식약처 유튜브 캡쳐)

다음으로 부광약품 품질보증팀의 장판선 이사가 '아세트아미노펜 증산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부광약품은 코로나19 기간에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가장 많이 증산한 제약사다.

장판선 이사는 "코로나19 백신 예방 접종률이 상승하면서 발열 등의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해열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 제제에 대한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했다"라며 "약국가에서는 관련 제제에 대한 품절 사태가 일어나기 시작했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인 대란이 일어난 상황에서 부광약품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증산을 결정하게 됐다"라며 "의약품 공급 안정에 기여하고 '우수의약품 생산으로 사회에 이바지한다'라는 경영이념 때문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부광약품은 당시를 '비상상황'으로 간주해 최우선적으로 생산계획을 수립했고 자사의 아세트아미노펜 500mg 단일정제 '타세놀정'을 '필수의약품' 생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제조 역량을 투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 역시 앞서의 SK바이오사이언스와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장 이사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증산을 결정했지만, 회사로서는 2가지의 위험 부담이 존재했다"라며 "첫째, 코로나19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과 둘째, 다른 의약품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었다"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코로나19 예측 불확실성은 바로 '악성재고 위험성'이었다. 확진자 수와 접종률 추이가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막상 증산이 완료된 시점에서 당초 예상했던 수요보다 공급량이 많을 경우엔 그대로 재고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음으로 다른 의약품에서의 생산 차질은 아세트아미노펜 증산에 따른 여파였다. 부광약품이 생산하는 의약품에는 아세트아미노펜 제제를 포함해서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증산을 하려면 상대적으로 타 제품에 대한 생산력이 낮아지다 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이사는 "앞서의 2가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최종적으로 회사 차원에서 증산을 결정했다"라며 "원활한 생산을 위해 공정을 개선하고 제조단위를 증량했으며, PTP(압박포장) 포장이 가능한 제약사를 위탁제조원으로 추가해 기술이전을 진행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어난 생산량에 맞춰 주성분 제조원도 기존 1곳에서 4곳까지 늘렸고 식약처 등의 규제기관과 적극적인 협의와 소통에도 신경썼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특별연장근로를 위해 주 52시간 적용의 한시적 예외 신청과 작업자들의 피로회복 방안 마련 등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장 이사는 "앞서의 노력으로 인해 부광약품은 2019년 97만정이던 생산량을 2020년 236만정, 2021년 7834만정, 2022년 8000만정(예상치)까지 확대했다"라며 "2020년 대비 34배나 증산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부광약품은 의약품 공급 부족 해소와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안전한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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