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올 3분기 성적표 공개가 마무리되는 가운데, 대형 및 중견 제약바이오사들은 대부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며 호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기업들을 중심으로 매출 '1조 클럽' 달성은 물론 연매출 2조원을 확정 짓는 등 다수의 회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 면에서는 기업별로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감에 따라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일부 기업들은 수익성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수출 비중이 높거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제약사들은 원달러 고환율 수혜 효과를 보는 것으로 확인됐다.

팜뉴스가 2022년도 1~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대형 및 중견 상장 제약바이오사 50곳의 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늘어난 곳은 총 44곳으로 확인됐다. 제약바이오 기업 5곳 중 4곳 이상이 글로벌 경기 악화와 같은 대내외적 악재에도 불구하고 '몸집 키우기'에 성공한 셈이다.

조사대상 50곳의 2022년도 3분기 누계 매출액은 20조 58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1년 3분기 누계)인 17조 5868억원 대비 17.1%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를 살펴보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적자를 지속하거나 적자로 전환된 회사는 8곳이었고, 흑자를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든 곳은 일부 대형사를 포함해 16곳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곳은 전체 중 2곳에 그쳤다.
 

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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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사들, 매출 '2조'에 바이오 대장주 등판…전통제약사 '1조 클럽' 다수 포진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곳은 바이오 대장주로 불리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으로 확인됐다.

먼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1.2% 증가한 2조 357억원을 기록하며 조사대상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3분기 누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도 각각 6708억원과 4281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2%, 36.2% 늘어난 수치다.

창사 이래 첫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하면서 외형 성장에 성공한 것에 더해, 수익성에서도 좋은 지표를 기록하며 조사대상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는 삼바의 주력사업인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이 지속적인 성과를 경신하는 것과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혜 효과가 더해지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셀트리온 역시 창사 이래 3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미소를 지었다. 셀트리온의 3분기 매출액은 6456억원이며 3분기까지의 누적 매출액은 1조 7923억원으로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연내 2조 매출액 달성이 확실시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증가하며 수익성 면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다. 셀트리온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5550억원, 당기순이익은 47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7%, 0.3% 증가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 측은 "글로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램시마가 매출 성장을 견인했다"라며 "또한 다케다제약으로부터 자산권을 인수한 제품으로 케미컬의약품에서도 매출 증대가 일어나며 전반적으로 고른 성장을 기록했다"라고 설명했다.

매출 '1조 클럽' 가입이 확정되거나 청신호가 켜진 전통제약사들도 견조한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건재한 모습을 보였다.

우선 연내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제약사들로는 유한양행과 녹십자, 종근당, 광동제약 등이었으며 이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유한양행 1조 3253억원(전년 동기 대비 4.9%↑), 녹십자 1조 2998억원(14.5%↑), 종근당 1조 912억원(11.2%↑), 광동제약 1조 517억원(7.5%↑)로 집계됐다.

또한 한미약품대웅제약은 각각 3분기 누계 매출액 9803억원, 9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0%, 12.0% 상승하며 올해까지 무난히 1조 클럽 명단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들 대형사 중에서도 수익성에서는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 보였는데 유한양행은 이번 분기에 영업적자 45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8% 빠진 185억원을 기록했다. 광동제약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 2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2% 줄어 들었다.

이에 대해 유한양행은 "일부 자회사의 판매 부진과 해외사업 및 라이선스 수익 등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다"라며 "다만 이러한 부진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으며 오는 4분기에는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 중견 제약사, 놀라운 성장세 보여주며 '서프라이즈'

흥미로운 점은 매출액 1000억원대의 중견 제약사들이 대부분 두자릿수 이상의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며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3분기 누계 매출액 기준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한 제약사 중에서 작년보다 성장세가 20% 이상 뛴 기업은 삼일제약(2022년 3분기 누계 매출액 1362억원, 전년비 성장률 36.3%↑), 에스티팜(1489억원, 30.7%↑), 동구바이오제약(1469억원, 27.8%↑), 안국약품(1486억원, 27.7%↑), 알리코제약(1236억원, 22.6%↑), 코오롱생명과학(1461억원, 20.8%↑) 등으로 확인됐다.

특히 매출액 3000억원을 넘는 기업 중에서는 대원제약보령이 괄목할 만한 매출액 증가를 기록하며 '덩치 키우기'에 성공했다. 대원제약은 올 3분기 누적 매출액 3563억원이며,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40.7%를 기록했다. 성장률 측면만 놓고 보면 지씨셀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특히 앞서의 지씨셀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각각 GC녹십자랩셀-GC녹십자셀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합병한 것을 감안하면, 대원제약의 성장세가 더욱 돋보인다.

보령은 3분기 누계 매출액이 5590억원으로 5000억원 이상의 대형 제약사 중에서는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 코로나 특수 끝났나…역성장에 수익성 악화까지 '울상'

앞서 기업들과는 대조적으로 매출이 오히려 감소하거나 영업이익이 줄면서 부진을 겪은 회사들도 있었다.

SK형제인 SK바이오팜SK바이오사이언스는 모두 3분기 누계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하며 역성장을 보였다. SK바이오팜의 3분기 누계 매출액은 183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79억원) 보다 -2.4% 감소했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3164억원으로 전년(4781억원) 대비 -33.8% 줄어 들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의 역성장 폭이 더욱 컸던 이유는 자체 개발한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판매 실적이 부진을 겪으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주력 제품인 독감백신의 생산을 포기하면서까지 스카이코비원에 역량을 집중했지만, 상업화에 성공했을 때는 이미 코로나 백신 접종이 한창 진행됐던 터라 시장성이 다소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부터 다시 스카이셀플루 등의 독감 백신 생산을 재개하고 스카이코비원의 글로벌 판매 등을 바탕으로 실적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이번 3분기 누계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곳은 바디텍메드(매출액 892억원, 전년비 성장률 26.2%↓), 녹십자엠에스(855억원, 4.6%↓), 메디톡스(1428억원, 1.9%↓), 삼진제약(1989억원, 1.3%↓) 등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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