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들이 올 상반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것에 더해, 연구개발(R&D)에도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모양새다. 전년 동기 대비 R&D 투자비중이 소폭 감소하긴 했으나, 여전히 벌어들이는 돈의 10분의 1 이상은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약을 만들어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건강한 사회를 만든다.

얼마 전 세상을 타계한 대웅제약의 창업주 윤영환 명예회장이 살아 생전에 제약회사를 경영하면서 최우선으로 추구했던 경영철학, '의약보국(醫藥報國)'의 의미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치료제와 백신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 의미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제약사들의 주요 파이프라인이나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비 등에 주목하는 배경이다. 특히 '연구개발비'는 제약사가 의약보국을 실천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신약 개발 의지가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어 매번 이목이 집중된다.

이에 팜뉴스는 2022년도 상반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국내 상장 제약바이오 기업 40곳의 공시 자료를 통해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 개발에 대한 열정을 살펴봤다. 이들 기업의 상반기 R&D 전체 비용은 1조 2501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 1329억원 보다 10.3% 증가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은 2021년 상반기 10.7%에서 2022년 상반기 10.0%로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매출의 10분의 1 가량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전년 대비 R&D 비율을 늘린 곳은 15곳으로 집계됐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 SK 형제…R&D 투자비중 나란히 1, 2위 차지

개별 기업별로 살펴보면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이 가장 높은 기업은 이른바 'SK 형제'로 통하는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였다.

먼저 SK바이오팜은 이번 상반기에 572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면서 R&D 비율이 60.5%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34.7%와 비교해 크게 증가한 수치인데, 이는 회사의 매출액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비를 오히려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의 매출액은 2021년 상반기 1639억원에서 2022년 상반기 945억원으로 줄었지만 같은 기간 연구개발비는 568억원에서 572억원으로 상승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2021년 2분기 누계 매출액과 연구개발비는 각각 2573억원, 333억원으로 R&D 투자비는 13.0%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매출액 2253억원, 연구개발비 542억원으로 투자비율이 24.1%로 크게 증가했다.

매출액은 소폭 감소한 반면,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200억원 넘게 지출하며 투자를 확대한 것이다. 이 같은 증가는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집중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6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스카이코비원(개발명: GBP510)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해당 백신은 재조합 단백질 나노입자 백신으로 냉장 유통이 가능한 장점이 있으며 현재 부스터샷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 '두 자릿수' 이상 총 17곳

앞서의 SK바이오팜, SK바이오사이언스를 포함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제약사는 총 17곳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풍제약(2022년 상반기 R&D 비중 22.5%), 메디톡스(19.7%), 일동제약(19.0%), 대웅제약(16.6%), 삼천당제약(16.5%), 셀트리온(15.6%), 동아ST(12.3%), 한미약품(12.0%), 유나이티드(11.6%), 환인제약(11.2%), 종근당(11.1%), 삼진제약(10.9%), 지씨셀(10.9%), 녹십자(10.6%), 일양약품(10.0%) 등이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기업은 일동제약이었다.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R&D 투자를 늘리며 공격적인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 까닭이다.

실제로 일동제약의 매출액은 작년 상반기 2749억원에서 올해 3221억원으로 17.2%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R&D 비용은 오히려 증가했는데 일동제약은 이 기간 동안 연구개발비를 484억원에서 611억원으로 늘렸고, 이에 따라 R&D 투자비율도 17.6%에서 19.0%로 1.4%p(포인트) 상승했다.

현재 일동제약은 면역항암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당뇨병 치료제, 안질환 치료제, 위산 관련 치료제, 녹내장 치료제들을 포함해 총 10개가 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는 일본 시오노기제약과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임상2/3상 시험을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연구개발비 삭감 '아쉬움'

다만, 전년 대비 매출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비용은 삭감해 R&D 투자비중이 감소한 업체도 상당수 존재했다.

조사대상 중에서 감소 폭이 가장 큰 기업은 셀트리온이었는데, 회사의 2021년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2020억원에서 2022년 상반기 1783억원으로 237억원 가량 줄어 들었다.

이외에도 동아ST, 휴젤, 안국약품, 삼천당제약 등이 전년 대비 100억원 넘게 연구개발 비용을 삭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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