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지난해 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22.4% 증가해 8.5% 점유율을 기록했다. 순위도 4위에서 3위로 한계단 올라서며 일본시장에서 점차 인지도가 올라서는 모습을 보인다. 세화피앤씨 모레모, 에이블씨엔씨 미샤 등과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에버라이프와 긴자스테파니 등이 두각을 나타내는 모양새다. 한국 화장 따라 하기가 유행하는 등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일본시장에 대해 KOTRA 나고야 무역관 오창열 부관장을 만나 지난해 화장품 수출 증가에 대한 분석과 2022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일본 화장품 시장의 특징은.

2021년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일본 화장품 시장은 약 350억 달러(약 3.8조엔)로 미국 약 777억 달러(약 8.5조엔), 중국 약 572억 달러(약 6.2조엔)에 이어 세계 3위의 화장품 시장이다. 일본 화장품은 기능과 품질 수준이 높고, 안심하고 안전한 제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이와같은 제품의 인지도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수요로 이어졌고, 2019년 출하액은 1.7조엔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며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였고, 이들을 대상으로한 화장품 판매도 큰 타격을 입었다. 또한, 마스크 착용과 외부 활동 규제로 인해 일본 화장품 매출이 급격히 하락하였다. 또한 한국, 중국 등 화장품 제조업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일본 시장 진출이 증가하면서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화장품 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제품에서 차지하는 제조원가 비율이 낮고 판매 및 관리비 비중이 높은 산업군에 속한다. 이는 산업의 경쟁력이 제조 뿐만 아니라 마케팅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문에 자체 공장없이 기획·마케팅을 전문으로 하는 화장품 회사를 설립하여 외주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많다. 반면 일본은 소수의 대기업과 다수의 중소기업이 자사 공장에서 직접 생산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일본의 화장품 시장은 시세이도, 가오, 고세 등 대기업이 5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나머지 50%는 3000개사 정도의 중소기업이 경쟁하는 시장이다. 다수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시장 구조로 인해 고품질, 고기능 그리고 저가격 등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뚜렷한 경쟁전략이 있어야 살아남는 시장 구조이다. 

일본제품평가기술기반기구의 2020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화장품 유통시장은 드럭스토어 36.6%, 백화점 12.6%, 방문판매 10.6%, 공식 통신판매 8.5%, 화장품 전문매장 7.9%, 양판점 7.8% 순으로, 상위 6개 유통채널이 80% 이상을 차지한다. 자사에 맞는 유통채널과의 협력이 필수이다. 

# 2021년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 화장품이 성장한 이유는.

글로벌화된 한류의 일본 내 확산을 기반으로 한국 화장품이 일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대일본 화장품 수출액은 7억 8천 7백만 달러 규모로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돌파했다. 이제는 드럭스토어, 백화점, 슈퍼마켓, 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 뿐만아니라 온라인 쇼핑몰 등 온오프라인 유통 매장에서 한국 화장품을 취급하지 않는 매장은 거의 없다고 할정도로 시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화장품 구매 수요가 높은 10-30대 여성 대상으로 TesTee의 한국 화장품 사용경험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0대 64.7%, 20대 55.5%, 30대 47.6%로 “한국 화장품을 현재 사용하거나 사용경험이 있다” 라고 답변했다. 일본의 10-30대 젊은 여성층의 55.9%가 한국 화장품을 사용해본 경험이 있거나 현재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화장품은 소비자의 구매의사 결정시 관여도가 높은 분야임을 고려하면 K-뷰티가 현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한국 소비재 상품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는 현지 시장에서 가성비가 좋고 기획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국 화장품을 수입, 판매하는 M사 노리마쓰 대표는 “한국 화장품은 재미있다. 발상의 기발함이 놀랍고, 멋도 부리고 유행에도 잘 따라가고, 또한 제품의 디자인도 가슴 설레게 한다.”라고 말하며 한국 화장품에 대한 소감을 피력했다. 

필자가 소속한 KOTRA 나고야 무역관을 비롯한 일본지역 무역관이 협력하여 연간 수백개사의 한국 화장품 중소기업의 일본진출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판촉전, 상담회, 인플루엔서 마케팅 등 O2O 마케팅 플랫폼을 통해 현지 진출에 성공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이 성장한 이유는 무엇보다 한류의 유행을 꼽을 수 있다. 한류는 자연스럽게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현지의 한류 확산 분위기, 한국기업의 현지화 마케팅 전략과 KOTRA 등 정부기관의 마케팅 지원이 어우러져 한국 화장품이 현지에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본다. 

# 세화피앤씨 모레모, 에이블씨엔씨 미샤 등과 LG생활건강 자회사인 에버라이프와 긴자스테파니 등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상반기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일본 공략 방안에 대한 평가는.

세화피앤씨의 감성 화장품 브랜드 ‘모레모’가 일본 젊은 여심을 사로잡고, 남성뷰티 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품도 인기를 끌며 ‘로프트’, ‘돈키호테’등 유통 체인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 수천 곳 입점했다. 에이블씨엔씨는 'M 매직쿠션'을 비롯해 틴트, 컨실러 라인 등 저가격, 고기능 제품을 내세워 연간 400억 원 규모의 일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성공 배경에는 시장 수요에 맞는 상품 개발, 현지화 전략, 월트 디즈니 제휴 마케팅 등을 꼽고 있다. 드럭스토어와 헬스앤드뷰티(H&B) 등 전문 유통채널에 입점 판매하면서 소비자 인기를 얻고 제품 판매가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은 자회사인 에버라이프와 긴자스테파니 등을 통해 일본 시장에 안착한 것으로 평가된다. LG생활건강이 중견 일본화장품 회사를 인수하여 설립한 긴자스테파니를 일본사업의 중심축으로 현지 노하우 및 인프라를 확보하여 ‘더페이스샵’과 ‘숨’의 일본 판매를 확대하고 ‘빌리프’, ‘보브’ 브랜드의 일본시장 신규진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화장품 기업은 시장세분화, 타깃시장 선정, 포지셔닝 등 현지 시장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주요 성공 요인으로 판단된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는 낮은 가격과 새로운 디자인, 고유의 브랜드 등을 무기로 세분시장에 맞는 집중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G생활건강 등 대기업은 현지 기업의 인수합병을 통해 현지 네트워크와 현지화 역량을 신속히 확보하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경쟁전략을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 화장품 기업은 자사 역량과 현지 시장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2022년 하반기 화장품 수출 전망은.

최근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 한류의 확산이 K-뷰티 수출 확대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현지 화장품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에 괌심을 갖고 구매하는 소비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대일본 화장품 수출은 7억 8천 700만 달러로 2017년 2억 2천 700만 달러대비 3.5배나 증가했다. 이 기간 연평균 성장률 36.5%를 이어온 셈이다. 

​현지에서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와 더불어 뷰티 용품 및 미용기기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일본 에스테틱 숍에서는 한국산 뷰티 용품 및 미용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 소비자에게 시장성이 검증된 미용기기 업체는 일본 진출을 시도해 볼만하다. 최근 일본 화장품 시장은 저가·고기능 화장품 뿐만 아니라 손 세정제 및 목욕용 제품, 위생용품 등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소비 트랜드는 코로나 감영병이 지속되는 한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감염병이 지속되면서 국가간 이동이 제한되고 외출도 자숙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위드 코로나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한국 화장품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RCEP 발효에 따른 대일 수출관세 인하 혜택도 우리 기업에게 가격 경쟁력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면 2022년 하반기 대일본 화장품 수출은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한국 화장품이 일본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본 수출을 추진하는 한국 화장품 기업이 급격히 늘고 있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현지 수출을 시도하지만, 현지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한국 기업은 많지 않다. 현지 시장에 대한 준비도를 높이고 전문 벤더와 협업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차별화 전략을 수립할 시점이다.

한국 화장품이 일본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본시장에 대한 이해 및 준비도를 높여야 한다. 화장품 산업은 문화, 라이프 스타일, 개성 등에 깊게 관여되어 성장하는 고관여 산업군이다. K-뷰티의 성공적인 일본진출 및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현지 화장품 산업은 물론 현지 문화와 생활, 일본의 특성 등에 대한 인문학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일본어로된 회사·제품 소개자료, 자사 웹사이트의 일본어 버전 운영, 비즈니스 관행 이해 등은 바이어 미팅 전에 사전에 준비해야할 필수 사항이다.     

다음으로, 일본의 복잡한 유통구조와 거래관행을 이해하고 현지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마케팅 전략이 중요하다. 한국의 중소 화장품 기업이 현지 수출시에 겪게 되는 인허가, 패키징, 수입통관, 물류, 유통, 그리고 현지진출 마케팅을 대행해줄 전문 유통 벤더의 발굴 및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일본 파트너 기업과 공동으로 시장 세분화와 타깃 시장에 맞는 맞춤형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비용위위 전략, 차별화 전략, 집중화 전략 등 자사에 맞는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추진으로 일본 시장에서 성공하는 기업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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