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2021년 중국 수출 실적은  전체 화장품 수출액 중 53.2% 점유율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28.1% 증가했다. 한국 화장품 수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지난해 실적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2022년 코로나19 봉쇄 등으로 지난 6월까지 실적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국들의 수출이 성장해도 중국의 감소는 화장품 수출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KOTRA 윤보라 차장을 만나 지난해 화장품 수출 증가에 대한 분석과 2022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중국 화장품 시장의 특징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중국의 화장품 시장은 여러 가지 특징들이 혼합되어 있다.

우선 최근 들어 가장 큰 특징을 보이는 것은 색조 화장품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가 이곳 젊은이들이 정말 패션, 뷰티 쪽에선 많이 대담하다는 것이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남들의 시선에 크게 개의치 않아 하는 분위기가 있다. 특히, 베이징이 서비스 중심으로 산업이 발전해서인지 젊은이들의 옷차림이나 메이크업이 매우 개성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동안 중국 화장품 소비 수요는 기초 화장품에 많이 편중되어  있었으나 최근 들어 색조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20% 가까이 고속성장하고 있다. 주요 소비층으로는 1990년대 이후 출생한 Z세대들로 이 세대가 또 틱톡과 같은 숏클립이나 SNS를 활발히 하는 세대다. Z세대들이 자신들만의 멋을 SNS상에서 적극적으로 표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색조화장품에 대한 홍보도 활발해지고 있다. 색조 중에서도 특히 아이새도우 등 눈 화장품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마스크에 가려지지 않은 눈을 중심으로 메이크업에 관심이 높아졌다.

두 번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중국 토종 브랜드의 부상과 그에 따른 경쟁 과열이다. 사실 첫 번째 중국 근무를 하던 201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중국 브랜드의 화장품을 구매한다는 생각은 거의 못했다. 그런데 최근 들어 C-뷰티(차이나뷰티)의 부상이 예사롭지 않다.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끊임없이 품질을 높이고 주력 소비군인 Z세대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해 이들에 맞춘 적극적인 마케팅‧홍보를 하면서 시장 입지를 더욱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10여 년 전만해도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기준 10위 안에 드는 중국 기업은 전무했었다. 그러나 2020년대 들어서는 상메이(上美, CHICMAX), 바이췌링(百雀羚, PECHOIN),  쟈란(伽蓝, JALAN) 등 3개 로컬기업이 TOP 10에 진입했다. 색조화장품만을 놓고 본다면 퍼펙트다이어리(Perfect Diary, 完美日记)의 부상을 주목해볼 만하다. 2017년도에 설립된 신생 색조화장품 브랜드로 출시 2년 만에 중국 색조 화장품 시장 점유율에서 맥(MAC)과 공동 5위(점유율 4%)를 차지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퍼펙트 다이어리는 창립 초기부터 Z세대를 주요 타겟으로 정하고 철저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가성비를 가장 중시하며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Z세대의 소비 특성을 잘 공략해 중간 유통과정을 제거하고 온라인 매장, SNS 등을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면서 소비자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빠르게 변하는 유행 속도에 맞춰 신제품을 업계 평균보다 빠르게 출시하고 있고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 등 다양한 IP(지식재산권)과의 콜라보를 하는 등 새로운 시도로 중국 Z세대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렇듯 중국 C-브랜드의 부상과 성장은 결국 해외 브랜드의 입지를 흔드는 요인이 되고 있고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더 치열해지고 있다.

세 번째 특징으로는 화장품의 성분과 기능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들어 중국 소비자들은 화장품 성분과 기능을 좀 더 적극적으로 파악한 후 소비하는 특성을 보인다. 미백 및 노화방지 효과가 있는 기능성 성분, 여러 가지 자연으로부터 추출한 천연성분을 함유한 제품의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화장품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2019년 이후 티몰, 징동 등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선 100위안 미만의 저가 화장품 매출은 하락하고 있지만 400~500위안 이상의 프리미엄 화장품의 매출액은 매년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네 번째 특징은 남성화장품 소비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2021년 남성화장품의 소비 증가율은 여성 화장품의 소비 증가율을 추월하고 있다. 여성 화장품 시장이 매년 10%씩 성장하는데 반해 남성 화장품 시장의 소비 증가율은 2020년 8%대에서 2021년 23%로 빠르게 상승했다. 소비 규모로 놓고 봤을 때 100억 위안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중국 로컬 화장품 회사들도 남성용 화장품 시장에 주목해 리란(理然), 가오부(高夫) 등 다양한 남성 화장품 브랜드를 설립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화장품 관련 정책 및 규제가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화장품감독조례’ 등 법규를 근거로 화장품의 원료, 배합, 위생 안전, 라벨, 홍보 및 광고 등 생산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대해 관리 감독을 하고 있는데 관리 감독이 점점 더 촘촘해지고 까다로워지고 있다. 시장질서 유지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화장품 산업 전반에 대한 규제 및 관련 책임자 처벌이 강화되는 추세다. 또한, 행정효율 향상을 위해 화장품 등록과 신고 절차는 간소화하면서 화장품 효능에 대한 과학적인 입증 자료 제출을 의무화 하는 등 체계적이고 엄격한 사후 관리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 2021년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궈차오(애국소비) 영향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에도 높은 실적한 이유는.

2021년 기준 한국산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 규모는 약 18억 3000만불을 기록했고 수입시장에서의 비중은 약 20%로 일본, 프랑스를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수입시장에서의 비중은 2018년도의 31% 기록 이후 많이 낮아진 편이지만 여전히 전체 수입시장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한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젊은 층들 중심으로 K-뷰티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높은 편이다. 한국 드라마에서 보이는 한국 연예인들의 깨끗한 피부와 세련된 메이크업 기법 등에 관심이 많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고 소비도 여전히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가지 이유는 한국 화장품의 프리미엄 이미지다. 한국산 화장품하면 품질이 좋고 포장 용기도 매우 세련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리고 일부 브랜드의 경우엔 백화점 등 고급 쇼핑몰에만 입점시킨 경우도 많기 때문에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었다. 요즘도 중국인들에게 한국산 고급 스킨케어 제품이나 기능성 마스크팩 등을 선물하면 굉장히 좋아한다. 중국의 궈차오(애국소비) 영향이 있지만 아직 화장품 분야에서는 해외 수입품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한 편이다.

# 2022년 화장품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중국 수출감소다. 이유는.

2021년까지 수입시장에서 20%의 비중을 차지했던 한국 화장품이 2022년 6월 누계 기준으로는 15%까지 떨어졌다. 중국 수출 부진의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우선 사드 사태 이후 시행된 한한령으로 충격받아오고 있었고,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혼란, 변화가 매우 빠른 중국시장을 쫓아가는 마케팅 기법의 부재, 점점 더 부상하고 있는 C-브랜드 파워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장기적으로 누적됐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더욱 강화되고 있는 화장품 시장에 대한 규제 정책도 한몫했을 것이다.

특히, 과거엔 한국산 화장품의 프리미엄 이미지가 매우 강했었지만, 최근엔 그 브랜드 파워가 이전에 비해 약화됐다. 제품의 마케팅이나 판로개척 방면에서 로컬기업보다 그 적응력이 약하고 변화의 속도에 느린 것도 한국 화장품이 중국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이유가 될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국 화장품이 기초화장품에 많이 편중되어있는데 점차 커지고 있는 색조화장품 시장에 내놓을만한 품목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국 화장품의 대중수출 부진의 이유가 되고 있다.

# 2022년 하반기 화장품 중국 수출 전망은.

최근 중국의 방역정책이 다소 완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엄격한 제로코로나를 고수하면서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내수가 매우 부진한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방역정책을 다소 완화하고 사람들이 좀 더 집 밖으로 나가서 관광도 하고 쇼핑도하게끔 만들어야한다. 사람들의 외출이 잦아들면 화장품에 대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산 화장품의 중국 수출에도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향후 한국 화장품이 중국에서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인의 소득수준은 꾸준히 올라가고 있고 중국인의 기 초화장품 보급률은 아직 40%에도 못미친다. 최근엔 남성용, 어린이용 화장품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어 아직 우리 기업이 진출할 공간은 충분히 있다고 보여진다. 실제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화장품 시장이기도 하다. 여전히 큰 시장이고 앞으로도 더욱 커질 시장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다만, 최근 중국 화장품 시장에서의 경쟁이 날로 심화되고 있으며 중국 토종 브랜드의 부상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산 화장품의 품질에 대해서는 중국 현지에서도 인정을 받는 분위기이지만 더 이상 품질 하나만을 놓고 중국 시장에서 경쟁하기는 힘든 시대다. 타겟 소비층과 지역을 정밀화‧세분화하는 등 시장 포지셔닝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베이징에 사는 Z세대와 청두에 사는 30대 직장 여성에 대한 제품 포지셔닝은 완벽하게 달라야 한다. 품목 또한 기존의 기초화장품 위주에서 색조화장품, 기능성 화장품, 바디제품 등 다양하게 라인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가장 중요한 건 제품의 마케팅과 판로개척에 있어 현지 로컬 기업들을 벤치마킹 할 필요가 있다. 방송의 PPL, 소셜미디어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특히, 샤오홍슈 등 중국의 유명 SNS는 전 세계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현지에서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소비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현지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에 더욱 강화되고 있는 화장품 관련 규정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하다. 계속 바뀌고 있는 현지 정책들을 꼼꼼하게 살펴 정책을 이해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는 상황을 방지해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