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화장품 수출실적이 역대 최고를 갱신했다. 2021년 수출실적은 전년 대비 21.3% 상승한 10조 5099억 원으로 2020년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화장품 무역수지도 전년 대비 28.6% 증가해 최초로 9조원을 돌파하면서 10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생산실적 16조 6533억원, 수입실적 1조 49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9.8%, 11.7% 증가했다. 전분야에서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난 6월까지 5월을 제외한 모든 실적이 감소세로 돌아서 2022년 실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중국 수출 감소에 기인해 6월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대비 11.7% 감소했지만, 중국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중국 실적에 따라 2022년에도 역대 최고치를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팜뉴스는 KOTRA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베트남 등 주요 지역 무역관과 2021년 수출 증가의 이유와 2022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팜뉴스=김태일 기자]2021년 미국 화장품 수출 실적은 17.7% 증가하며 점유율 9.2%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의 화장품 수출 증가에 국내 주요기업들도 고무적인 모습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도 미국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화장품 수출 3위에 오른 한국이 한 계단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국에서의 성공이 필수적이다. KOTRA 뉴욕무역관을 만나 지난해 화장품 수출 증가에 대한 분석과 2022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 미국 화장품 시장의 특징은.

미국은 세계 최대의 화장품 시장으로 글로벌 브랜드들의 각축장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뷰티&퍼스널케어 시장 규모는 802억1,200만 달러였다. 2위인 중국 시장의 1.5배 규모다. 

2020년 코로나19로 위축됐던 미국 화장품 시장은 빠르게 회복하며, 코로나19 이전 수준 이상으로 성장했다. 스킨케어 부분은 셀프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타격이 가장 컸던 색조 화장품은 경제재개로 많은 소비자가 일상으로 복귀하고, 마스크 착용 규제도 완화되면서 아이, 립 메이크업 부분의 매출을 중심으로 전체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미국 화장품 시장은 세계적인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외에도 니치마켓을 겨냥한 소규모 신생 브랜드들이 소비자 직접 판매(D2C)나 오픈 마켓을 통해 경쟁에 뛰어들면서 브랜드의 개성이 더욱 뚜렷해지고, 시장이 다양화·세분화되는 경향도 커졌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소셜미디어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고, 윤리적이고 투명한 유통, 지속 가능한 클린 뷰티 등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가치를 제품과 브랜드에 반영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2021년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 화장품이 성장한 이유는.

K-뷰티는 미국 시장에서 높은 호감도와 신뢰도를 기반으로 화장품 업계에서 하나의 카테고리로 완전히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시장 변화는 K-뷰티 시장에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셀프케어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스킨케어 품목에서 높은 경쟁력을 지닌 K-뷰티 제품들이 큰 관심을 받았다. 차별화된 성분과 기술력으로 제품을 세분화하여 소비자가 개인의 피부고민에 맞게 적절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고, 기존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품력은 강점으로 꼽힌다. 

E-커머스 시장의 활성화도 지난해 한국 화장품의 수출 증가에 주요 요인이다. 팬데믹 영향으로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의존도가 높아진 것이 온라인 유통채널 의존도가 높은 K-뷰티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 화장품들이 아마존 같은 오픈 마켓에 활발하게 진출해 있고, CJ올리브영 ‘글로벌몰’처럼 미국 소비자들이 한국 화장품을 직구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도 화장품 대미 수출 확대에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 아모레퍼시픽은 방탄소년단, LG생활건강은 미국에서 인지도가 높은 피지오겔 등으로 미국 시장의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상반기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미국 공략 방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방탄소년단과 콜라보를 통해 라네즈 립 슬리핑 마스크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BTS X Amorepacific Laneige Lip Sleeping Mask’ 출시 소식은 수많은 현지 언론을 통해 보도됐으며, 소셜미디어 상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K-팝과 K-콘텐츠를 기회로 활용한 스마트한 전략이다. 미국 내 한류 열풍을 활용한 콜라보는 화제성을 유발하고,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어 화장품뿐 아니라 소비재 전반에서 수출기업들에게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활발한 M&A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이본 컴퍼니, 피지오겔, 보인카를 인수한 LG생활건강은 지난 4월 미국 MZ세대 공략을 위해 한국계 미국인이 설립한 화장품 기업인 더 크렘샵(The Crème Shop)을 인수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현지 유통망과 마케팅, 영업 역량 등을 활용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의도다. 인수합병은 현지 시장에 빠르게 침투할 수 있는 좋은 전략으로 평가된다. 

# 2022년 하반기 화장품 수출 전망은.

미국은 경제재개로 소비자들의 일상이 상당 부분 코로나19 이전 상황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뷰티업계도 색조·향수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스킨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탄탄한 소비층이 형성되어 있어 하반기 수출도 희망적으로 전망해본다. 

하지만 미국의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 약화와 지속되는 공급망 제약 현상은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다. 

# 한국 화장품이 미국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은 한국 화장품 산업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됐다. 한류 열풍으로 빠르게 성장해온 중국 시장의 성장세가 여러 가지 요인으로 둔화하면서 많은 기업이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성장 동력을 키워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브랜딩 작업이 필수적이다. 10여 년간 K-뷰티는 미국 시장에서 비약적 성장을 이어왔다. 새롭고 독특하며, 혁신적인 제품들로 K-뷰티를 하나의 카테고리화 하는 데 성공시켰으나 카테고리화가 시장에서 롱런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자칫 각기 다른 개성의 브랜드가 K-뷰티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여 타깃 고객을 대상으로 적절한 소구가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K-뷰티에 대한 신뢰도와 관심도만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신 면밀한 미국 시장 연구와 이를 기반으로 타깃 고객을 설정해 적절한 마케팅과 유통전략을 수립하는 단계가 필수적이다. 적절한 브랜딩 작업으로 미국 소비자가 K-뷰티이기 때문이 아닌, ‘OO 브랜드’이기 때문에 제품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나는 다인종을 고려한 제품 개발과 적절한 마케팅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 Equality, and Inclusion: DE&I)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으며, 이는 화장품 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글로벌 화장품 기업들이 고객의 다양한 피부색을 존중하고, 자신에게 맞는 피부색에 맞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수십 가지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출시하고, 성별의 경계가 없는 젠더리스 트렌드를 반영해 제품 홍보에 남성 모델도 적극적으로 기용하고 있다. 한국 화장품은 시장의 특성상 DE&I 부분에 무심했다는 지적이다. 피부 커버용 제품의 색상이 지나치게 제한적이고, 미백기능을 설명할 때 한국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화이트닝’ 이라는 표현도 여러 차례 지적받아온 부분이다. 화이트닝은 특정 인종을 겨냥한 단어처럼 보일 수 있어 미국에서는 ‘브라이트닝’으로 표현한다

K-뷰티가 미국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미국 사회의 트렌드 흐름을 파악해 이를 제품 개발과 홍보·마케팅에 적절하게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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