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태일 기자]호지킨 림프종은 국내에서 연간 약 300여 명만이 발생하는 드문 혈액암이다. 지난 수십 년간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에서 표준요법으로 ABVD가 사용돼 왔으나 전체 생존율 향상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치료 경험이 없는 3기 또는 4기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치료에서 표적치료제를 병용한 새로운 치료법이 기존 표준 치료법에 비해 생존율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표적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체약물복합체인 브렌툭시맙 베도틴을 포함한 A+AVD 요법이 표준요법에 비해 생존율이 개선된다는 결과를 얻어 효과성을 입증한 것이다. 연구결과를 발표한 국립암센터 혈액암센터 엄현석 교수를 만나 새로운 치료법에 대해 들어봤다.

# 호지킨 림프종은.

림프종은 혈액암의 한 종류로 종양을 구성하는 세포가 림프구이며 이것이 악성으로 변한 것을 말한다. 림프조직을 포함하여 우리 몸의 어느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크게는 비호지킨림프종과 호지킨 림프종으로 나뉜다. 호지킨 림프종은 서구인의 림프종의 15-25%를 차지하는 흔한 림프종이나, 한국인에서는 전체 림프종의 5%로서 드문 편이며 매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비교적 젊은 연령에서 주로 발생하며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pstein-Barr virus, EBV)가 발생과 관련이 있고, 후천성면역결핍증 (HIV) 감염이나 이식 등으로 인한 면역 저하 상태도 위험을 증가시킨다. 

대부분 증상이 없는 림프절종대를 호소하고 통증은 적으며, 상당수의 환자에서 림프절종대는 경부, 쇄골상부, 액와부와 같이 횡격막 상부에서 주로 발견된다. 일부에서 발열, 야간발한, 체중감소와 같은 전신증상을 동반한다. 

호지킨 림프종 환자의 대부분이 치료 후 장기생존이 가능해지면서 치료에 의한 후기 지연 부작용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부작용을 줄이고 효과를 높이는 치료의 개발이 필요한 상태이다.

# 그동안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에서 표준요법으로 ABVD가 사용돼 왔다. 문제점은 .

진행병기 (3-4기)의 호지킨림프종은 항암화학요법이 표준치료이며 ABVD가 수 십년간 사용되어 왔으나 약 20-30%의 환자들이 초기 치료에 재발하거나 불응 상태가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강력한 복합항암화학요법들이 개발되어 사용되어 왔으나 전체생존율의 향상을 보여주지는 못하였고 약제 독성, 불임, 이차암 등의 부작용이 문제가 되었다. ABVD 항암요법으로 인한 폐독성 (블레오마이신 유발성 폐렴)도 간혹 환자들에게 발생한다. 

# 표준요법인 ABVD와 표적치료제인 항체약물복합체 브렌툭시맙 베도틴을 포함한 병용요법인 A+AVD를 연구했다. 효과는.

호지킨림프종 암세포에 발현되는 CD30항원을 표적하는 브렌툭시맙 베도틴을 포함한 A+AVD요법이 전체생존율(OS), 무진행 생존율(PFS), 2차암 발생 세 가지 모두에서 표준요법인 ABVD에 비해 더 우수하다는 결과를 확인했다. 3기 또는 4기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치료를 위해 A+AVD를 받은 환자가 표준요법인 ABVD를 받은 환자보다 생존에 유리함을 입증한 것이다. 

# 관련 논문이 세계 최고의 권위지인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IF=176.079) 최근호에 게재됐다.

NEJM에 실린 본 연구는 치료 경험이 없는 3기 또는 4기 진행성 호지킨 림프종 성인 환자 총 1334명 중 664명의 환자는 A+AVD 그룹, 670명의 환자는 표준요법인 ABVD 그룹으로 나눠 연구를 수행했다. 6년 전체생존율(OS)은 A+AVD 그룹에서 93.9%, ABVD 그룹에서 89.4%로 A+AVD 그룹에서의 전체생존율(OS)이 더 길게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율(PFS)도 ABVD 그룹보다 A+AVD 그룹에서 더 길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ABVD 그룹보다 A+AVD 그룹에서 더 적은 수의 환자가 이식을 포함한 후속 치료를 받았다. 2차암 발생은 A+AVD 그룹에서 23명, ABVD 그룹에서 32명으로 A+AVD 그룹에서의 2차암 발생 수가 더 적었다. 

# 재발성 호지킨 환자에서 표적치료제인 브렌툭시맙 베도틴을 기존 항암 요법에 추가하는 연구 등 임상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후속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이식 가능한, 재발 혹은 불응성 호지킨림프종 환자에서 브렌툭시맙 베도틴과 시스플라틴, 시타라빈, 덱사메타손 병합 요법에 대한 연구’ 제목의 국내 다기관 임상 2상 연구를 총괄 책임연구자로서 시작한 상태이며 국내 16개 의료기관에서 임상연구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립암센터에서 첫 환자를 등록하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향후 계획은.

최근 치료의 방향은 암세포의 표적을 공격하여 치료 효과는 높이고 주변 정상조직의 부작용을 줄이는 표적치료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몸의 면역세포활성화를 일으켜 작용하는 면역관문억제제를 포함한 면역치료제, 환자의 면역세포에 유전자 조작을 하여 T세포를 활성화시켜 투여하여 이미 악성림프종과 다발골수종에서 우수한 효과를 보이고 있는 CAR-T 세포치료제 등 호지킨 림프종에도 향후 개발해야 할 많은 연구 분야가 있는 상태다. 

향후에도 림프종 연구에 매진해 최상의 표준치료를 확립하여 암환자의 생존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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