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김우연 AI신약개발지원센터(한국제약바이오협회 산하) 센터장이 30일 ‘AI 신약개발, 제약강국 도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인공지능을 활용해야 하는 당위성과 AI신약개발센터의 청사진을 전했다. 김 센터장의 답변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다. 
 

# 2019년 AI신약개발지원센터 설립 이후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쌓은 성과가 있다면 소개해달라

2019년 처음에 설립했을 때는 인공지능 신약 개발 자체라는 개념 자체가 명확치 않았다. 어찌보면 지금도, 인공지능 신약개발이라고 하는 것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어떤 기술이 어떠한 혁신을 만들어낼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저희는 인공지능 신약개발이 무엇인지를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는 제약사 연구원 대상 교육에 중점을 두었다. 홍보 사업을 통해 우리 제약사들이 AI를 통해 어떻게 제약강국으로 도약할 것인가에 비전을 전달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가장 중점을 둘 예정인 사업 계획이 있다면

신약 개발 분야에 AI를 적용했을 때 뚜렷한 성과가 없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에서 대략 300개의 AI 신약 개발 스타트업이 있고 수많은 빅파마와 이들 사이에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도 실제 임상 진입 사례는 3개 정도뿐이다. 

이는 인공지능신약개발 기술의 부족보다는, 신약개발 과정 자체가 얼마나 복잡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신약개발은 단순히 이미지나 언어처럼 순간적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게 아니라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실제로 임상 진입해야 비로소 성과를 냈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실제로 실험을 통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최근 국내에서 많은 기업들이 등장했고 동시에 센터가 지원하는 다양한 교육사업을 통해 전문인력도 배출됐다. 국내 제약사도 협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서로 간의 협업과 기술 개발이 촉진된다면 멀지 않은 시간에 국내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타날 것이다. 

# 센터의 수장으로 최근 임명됐다. 최우선 목표와 계획에 대해 설명해달라

올해 가장 큰 목표는 AI 신약 개발 기술의 보급 확대다. 지금까지 AI 기업과 제약사 간의 개별적인 소통으로 협력이 이뤄졌지만 지난 3년 동안 다수의 AI 신약개발 스타트업 회사들이 등장했다. 동시에 제약사들의 AI 기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고 활용에 대한 관심도 매우 커졌다. 

이런 시점에서, 센터는 먼저 다양한 제약사가 공통적으로 활용 가능한 보편적인 AI 기술 보급을 위한 웹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다. 신약개발 단계에 맞는 전문적인 AI 기술을 보급할 수 있도록, AI 기업과 제약사가 자유롭게 네트워킹이 가능한 소통의 장도 공급하겠다. 

구체적으로, AI 신약 개발 기술 및 기업 현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구축 중이다. AI 신약 개발 기업들이 신기술을 발표하면 제약사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기적인 만남도 계획하고 있다. 

# 최근 JW중외제약이 AI 신약개발벤처와 공동연구를 하기로 했다. SK케미칼도 다수의 AI 기업들과 협업 중이다. 대형 제약사들이 개별 는 기업 건별 컨택하는 방식으로 신약개발에서 AI 활용이 이뤄지고 있는데 센터는 실무보다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실무적인 차원에서 제약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이 있다면 무엇인가.

센터의 핵심 역할 중 하나는 제약사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하는 것이다. 이는 센터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다.

제약기업, AI기업 그리고 의료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열어주고 컨소시엄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각각의 연구 과제, AI 기술 의료 데이터를 가진 기관들이 협업을 통해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사업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 국내에서도 AI를 통한 신약개발이 활성화하고 있다. AI 기업과 제약사의 다양한 협력 사례가 나오고 있다. 다만, AI 기업과 제약사의 관점이나 소통 방식이 서로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공지능과 신약개발, 두 전문영역의 이질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를 묻는 질문이라고 해석하겠다. 이는 단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AI 기업은 먼저 신약개발 수요를 제대로 알아야 하고, 제약 기업은 AI 기업의 기술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센터는 AI 기업과 제약사 그리고 병원, 정부를 아우르는 협의체를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대화의 장을 열 계획이다. 이런 계획의 시발점으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아우르는 자문위원단도 구축하고 있다. 
 

김우연 센터장
김우연 센터장

# 수년 전 부터 AI를 통해 신약개발을 한다는 업체가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별다른 진전과 가시적인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그 원인과 개선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각각의 전문영역의 이질성이 효율적인 협업과 공동연구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상호 이해를 돕는 교육 기능을 강화해야 하고 기술 설명회나 파트너링 기회가 더욱 많이 주어져야 한다. 

센터는 이를 위해 정부와 AI 신약개발 시장, 대학 연구기관과 AI 신약개발 시장, 병원과 AI 신약개발시장을 연계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추가로 말씀드리면, 진단 영역과 같은 헬스케어에 대한 AI 적용에 비해 신약개발 단계는 매우 복잡하고 기술 검증에도 많은 실험이 수반된다. 그만큼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AI 기술 적용이 불가피하지만 문제의 복잡도를 고려하면 기술 발전이 상대적으로 더디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많은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다행히, 시장에 대한 인식이 개선됐고 드문 경우이지만 해외 성공사례도 전해지고 있다. 올해 센터의 AI 기술 보급확대가 원할히 진행된다면 국내에서도 협업사례 증가하면서 성공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 화제를 돌려보겠다. 지난달 AI 신약개발 기업인 온코크로스가 호주에서 임상 1상을 승인을 받았다 최근 디어젠은 AI 신약개발융합연구소를 설립했고 스탠다임은 지난해 합성신약연구소를 설립했다. 향후 센터는 이들 AI신약 개발 기업과 어떤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세 곳의 회사는 국내 대표하는 AI 신약개발 스타트업이다. 이들 기업은 각자 영역에서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온코크로스는 기존에 이미 개발된 약물을 '리퍼퍼싱(Drug Repurposing, 약물 재창출)에 좀 더 전문화된 기술을 가지고 있고 디어젠은 단백질 구조 없이도 어떤 약물을 스크리닝할 수 있는 AI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스탠다임은 새로운 약물을 설계해서 저분자 화합물을 개발할 수 있는 기술과 타겟 발굴 그리고 리퍼퍼싱 등 다양한 기술을 갖추고 있다. 이들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기술들을 각자 전문성을 갖추고 개발하고 있다. 

저희 센터에서는 다양한 AI 기업들이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기술 개발 단계가 어느 정도에 있는지를 파악해서 AI 기술을 필요로 하는 제약사들이 자신들의 수요에 맞도록 AI 기업을 찾을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웹 사이트를 구축하고 이들 기업이 서로 네트워킹할 수 있는 발표회를 정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기술들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을 보여주기 위해 AI신약 개발백서도 출간할 계획이다. 

# 국내에서도 AI를 활용해 신약개발한다는 곳은 많지만 주가 상승을 위한 쇼가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전통 제약 기업이 AI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런 우려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코스닥 시장에 등록된 AI 신약 개발회사는 많지 않다. 오히려 스타트업들은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쇼가 아니냐고 하는 것은 단편적인 면만 보고 말하는 것이다. 

더구나 신약개발은 기술을 적용하면 단번에 성과 나오는 분야가 아니다. 그래서 충분히 기술이 성숙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기술 적용을 통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야 한다. 

새로운 기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각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실제 기술에 비해 지나친 기대를 한다. 어떤 사람은 실제 수술 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우려한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현장에서 이런 기술 개발하는 연구원들은 최선을 다하고 기술 발전에 시간을 쏟고 있다. 향후 많은 기업과 파트너링해서 서로 신뢰를 가지고 협업하면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18년, 업계에서는 AI 신약개발이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때다. 당시 제약바이오협회 원희목 회장님이 선구자적으로 사업을 시작하셨다. 그 이후 이동호 초대 센터장님에게 역할을 맡기셨고, 지난 2년 동안은 김화종 센터장님을 중심으로 교육 및 홍보 사업에 역점을 두어 센터를 운영해 왔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4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AI 신약개발은 제약바이오산업의 가장 큰 화두로 자리 잡고 있다. 현재까지 놀라운 AI 기술 발전 속도로 볼 때, 앞으로 이 분야가 얼마나 빨리 발전할 지가 기대된다.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서 센터장 자리를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회장님과 전임 센터장님의 뜻을 이어받아 국내 AI 신약개발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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