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증시가 올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제약바이오주 역시 크게 휘청이는 모양새다. 150개가 넘는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 1월 주가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곳이 10개에도 미치지 못하고, 그마저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 그 이유다.

증권시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주의 ‘한파’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제약·바이오주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이듬해인 2021년부터 기나긴 조정에 들어가면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시기별로 일시적인 반등을 보인 때도 있었으나 매번 맥없이 주저앉아 버렸고, 지난 1월 초에는 제약바이오업계 연례 최대 행사 중 하나인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반등 모멘텀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증시가 추락하며 이러한 기대감도 꺾이게 됐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 1월 28일 장중 2600선이 깨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코스닥도 오전 한때 83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다만, 오후에 반등세로 접어들며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48.85포인트(1.87%↑) 오른 2663.34에 마감했고 코스닥은 전장 대비 23.64포인트(2.78%↑) 상승한 872.87로 거래를 마쳤다.

팜뉴스가 국내 증시(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에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 152곳의 2022년 1월 주가 상승률과 시총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은 ‘역대 최악’의 성적표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달 동안 주가 상승을 기록한 곳은 전체 152곳 중 단 8곳에 그친 것으로 집계된 까닭이다. 즉, 증시에 상장된 제약사 20곳 중 19곳은 한 달 동안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들 제약·바이오주의 시가총액 증감액을 살펴보면 하락 폭은 더욱 크게 체감된다. 1월 3일 기준으로 조사대상 전체의 시가총액은 187조원이었으나, 월말인 1월 28일에는 151조원으로 무려 36조원이 증발했다. 
 

 휴마시스, 오미크론 ‘우세종’ 되면서 강세

다만, 이러한 부진에도 불구하고 주가상승에 성공한 종목도 존재했다. 조사기업 중에서 지난달에 월간 주가상승률 1위를 차지한 곳은 진단키트 업체인 휴마시스로 확인됐다. 

휴마시스의 주가는 1월 3일 1만 6450원에서 1월 28일 2만 8400원으로 72.6%(1만 1950원↑) 상승했고 이 기간 동안 시가총액은 5629억원에서 9719억원으로 4090억원 가량 늘어났다. 

이 같은 휴마시스의 강세는 최근 ‘우세종’이 되면서 코로나19 대유행을 일으키고 있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만명대’를 기록하면서 진단검사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에 더해, 최근 방역당국은 일부 지역에서 PCR 검사 방식을 고위험군과 비(非)고위험군으로 나누어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

변경된 오미크론 대응 방역 지침에 따르면, 기존의 선별진료소를 통한 PCR 검사는 고위험군을 위주로 진행하며 비고위험군은 자가검사키트나 신속항원검사 등을 통해 진단이 이뤄지게 된다.  

휴마시스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자가진단키트를 국내에 공급하고 있으며 약국가에서 개인이 구매할 수 있다. 
 

1조원대 ‘기술수출’ 효과 톡톡…에이비엘바이오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빅딜’을 이끌어 낸 에이비엘바이오도 악재 속에서 주가 상승을 이뤄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월간 주가수익률 2위를 차지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월 3일 주가 2만 2650원에서 1월 28일 2만 8050원으로 23.8%(5400원↑) 올랐고, 시가총액 또한 1조 673억원에서 1조 3218억원으로 2545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러한 주가 상승을 견인한 요인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체결한 파킨슨병 치료제 관련 ‘1조원대’ 기술이전 계약 건이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12일 사노피와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인 ‘ABL301’을 총 10억6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은 7500만달러(900억원)으로 반환의무가 없는 조건이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최대 9억 8500만달러(1조 1800억원)을 받게 된다.

파킨슨병은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이라는 단백질이 뇌세포의 신경전달기능을 저해하면서 발생하게 되는데, ABL301은 이 알파-시누클레인을 표적으로 하는 물질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ABL301은 연내에 미국 임상시험계획서(IND) 제출을 목표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남은 전임상 및 임상1상 연구를 완료한 이후 나머지 임상시험과 상업화는 사노피가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 최악 성적표…10% 이상 주가 하락한 기업만 100곳 넘어

다만, 앞서의 일부 기업들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회사들은 지난 1월에 주가수익률이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려 142곳의 제약·바이오 기업이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떨어졌고, 10% 이상 하락한 기업도 109곳에 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KPX생명과학(주가 1만 150원→6680원, 주가수익률 –34.2%), 셀트리온제약(12만 4500원→8만 2600원, -33.7%), 바이젠셀(3만 6000원→2만 4700원, -31.4%), 피플바이오(1만 6250원→1만 1150원, -31.4%), 진원생명과학(1만 7850원→1만 2300원, -31.1%) 등의 기업은 주가 하락 폭이 –30% 이상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증시 전문가들은 올 한해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외 금리상승에 따른 변동성 확대로 성장주인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살아나긴 쉽지 않아 보인다”라며 “이외에도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대규모 횡령이나 신라젠 증시 퇴출 위기, 셀트리온 분식 회계 의혹 등으로 악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충격이 큰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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