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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최선재 기자] ‘제약바이오산업 글로벌 시장 진출전략 포럼’이 막을 내린 가운데 ‘베스트 스피커’를 향해 업계 이목이 쏠린다. 제약업계 해외사업팀 임원은 물론 현지 전문가들이 포럼의 연사로 등장했지만 그중에서도 빼어난 발표를 선보인 전문가가 ‘누구’인지를 두고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팜뉴스 취재진이 자체 분석을 통해 이번 포럼의 ‘베스트 스피커’를 선정한 배경이다. 그 주인공은 DCF 헬스케어의 방상훈 대표였다. 방 대표는 날카로운 분석과 깊은 시각으로 다른 전문가들에 비해서도 유달리 두각을 나타냈다. 그의 생생한 발표 현장을 소개한다.

방상훈 대표는 26일 발표를 시작하면서 태국 의약품 시장을 분석했다. 그는 먼저 “태국 의약품 시장 규모는 6.5조로 한국의 25% 수준이다”라며 “일반의약품(OTC) 20%, 사립병원 20%, 국립병원 60%가 각각 차지한다. 태국 의약품 수출을 위해서는 국립병원을 대상으로 삼아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제약사들이 공략할 ‘포인트’를 짚어준 것. 

# What Product? 한국의 보험약가보다 높은 제품 선택하라

방 대표는 이어 “What Product?”란 제목의 화두를 던졌다. 그는 “태국은 매년 보건부에서 전년도 국립병원 입찰로 구매한 의약품 가격을 공개한다”며 “자료를 보면 태국에서 레보플록사신(levofloxacin, 항생제) 500mg주의 국립병원 공급가는 1만원이지만 한국 보험 약가는 1만 4000원이다. 두 나라 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암로디핀(Amlodipine, 고혈압 치료제) 5mg정은 국립병원 공급가 정당 32원, 한국은 360원으로 한국의 가격이 10배 이상 높다. 이런 제품은 한국의 어떤 제조사가 공급해도, 태국 판매가를 고려하면 시장성이 전혀 없는 제품”이라고 조언했다.

방 대표는 “반면 덱스란소프라졸 30mg정((Dexlansoprazole, 소화기계 치료제)는 한국 보험 약가가 584원이지만 태국공급가는 약 1700원”이라며 “만약 한국 제약사들이 란소프라졸을 태국에 공급하겠다고 하면 수많은 태국 제약사들이 제품을 수입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국내사들이 태국에 성공적으로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태국 국립병원 판매가격이 한국 보험 약가보다 높은 제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 방 대표가 전문의약품의 약가 비교를 통한 분석과 쉬운 예시를 보여준 점 덕분에 발표 내용을 이해하기 편했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들린 이유다.

# 로컬(현지) 제약사 생산 제품 ‘배제’... NLEM 리스트 반드시 확인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태국 현지의 의약품 정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제약사들이 ‘반드시 피해야 할’ 제품군도 설명했다. 

방 대표는 “태국의 로컬 제약사가 이미 생산해서 판매하는 제품은 후보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수입 완제품으로 들여온 제품보다 생산원가가 낮아 가격 경쟁력 면에서 이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년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발매될 빌다글립틴(Vildagliptin, DPP-4억제제)는 이미 태국에서 허가 이후 판매 중이다. 수출 제품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방 대표에 따르면 GPO(국영제약사) 제품도 다르지 않다. 태국 국립병원이 GPO 전체 생산량의 90%를 반드시 구매하기 때문에 국내 제약 기업이 수출용 제품군으로 선택하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것. 

그는 이어 “태국은 로컬 제약사를 육성하기 위해 태국 정부 병원이 퍼스트 제네릭을 우선 구매하는 정책(innovated medicines)도 시행 중”이라며 “innovated medicines 목록 제품도 배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약품 상한가 제도(limited price medicine)도 참고해야 한다”며 “태국 정부에서 보험 재정을 절약하기 위해 특정 의약품에 대해 입찰 상한가를 정해놓고 상한가 이상으로 구매를 못 하도록 규정했다. 해당 제품도 확인해서 수출 제품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마지막으로 태국의 ‘NLEM(필수 의약품 목록)’도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수출 제품이 NLEM에 들어가 있을 경우 대부분 시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당장 시장성이 낮더라도 나중에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게 방 대표의 논지다. 

# What Partner? 영업사원 숫자가 아닌 ‘질’에 주목하라 

국내 제약사들의 또 다른 고민거리는 “어떤 현지 파트너사를 선택하느냐”다. 이에 대해서도 방 대표는 도표 설명을 곁들여 해답을 제시했다. 

그는 “태국 회사 소개자료를 보면 영업 조직이나 영업 사원 숫자가 들어가 있지만 그런 인원수나 영업조직을 봤을 때 ‘과연, 회사가 우리 제품을 효과적으로 팔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세일즈 파워(영업력)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판단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A사 같은 경우 태국 20위권 기업으로 ETC, OTC 포함 43명의 영업사원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 대표는 이어 “B사는 5-6위권 정도이고 ETC 영업사원만 65명이다. 단순 비교하면 ETC만 65명이라서 회사의 영업력이 높아보일 수 있지만 A 회사의 43명은 ETC뿐 아니라 OTC를 전부 담당해왔다는 점을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태국의 영업사원들은 의사를 만나지 않는다. 이들의 주된 업무는 입찰을 위해 병원의 구매과 직원을 만나기 때문에 43명의 인원으로 태국의 방콕은 물론 전지역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 

더구나 태국에는 많은 브랜치(지점) 약국이 있고 약국에 약품을 공급하는 중간 도매상에게 한국의 수출용 제품 판매가 가능하다. 43명의 인원으로도 태국 전역을 담당할 수 있는 이유다. 국내 제약사들이 파트너사를 고를 때 단순히 영업사원에 숫자나 조직이 아닌, 질적인 면을 주목하라는 뜻이다. 

한편, 방 대표는 이 외에도 태국 FDA 허가 과정에서 장기 안전성 데이터 중요성과 국내 제약사들의 태국 진출 사례도 함께 설명했다. 그가 발표를 마친 순간, 온라인으로 참여한 업계 관계자들은 “발표가 정말 좋았다”는 댓글을 달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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