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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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한국응용약물학회가 '염증과 종양면역 기전을 기반으로 한 신약개발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추계학술대회가 지난 15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국내외 연구진들의 최신 연구 지견을 포함해 다양한 주제가 다뤄지며 큰 호응을 받았다.

특히,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글로벌 신약을 창출하기 위해 매진하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염증을 기반으로 진행하고 있는 주요 파이프라인에 대한 연구・개발 실적도 함께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 샤페론 '누세핀', 스테로이드 제제 대비 안전성 측면에서 탁월...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긍정적'

사진. 샤페론 CI
사진. 샤페론 CI

우선 신약개발 바이오기업 샤페론의 발표가 있었다. 성승용 샤페론 대표는 "염증 질환 치료를 위해 전세계 여러 제약・바이오사들이 신약 후보물질들이 개발 중에 있으며, 그중에서도 '염증조절 복합체(inflammasome)'는 모든 염증성 질환 발병 및 진행의 공통 경로로, 최근 신약개발 분야에서 유망한 타겟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가 개발한 신약후보물질 HY209는 세계 최초로 GPCR(G protein–coupled receptor)19를 표적하여 염증조절 복합체를 억제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라며 "HY209는 염증 개시신호와 활성신호를 모두 억제해 광범위한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억제하고, 면역조절세포를 증가시켜 추가적인 염증 생성 인자들의 발현을 억제한다"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치료제가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도 긍정적인 전망이라는 것이다.

성 대표는 "코로나19 환자에 있어 치명적인 폐렴은 염증조절 복합체가 활성화되면서 시작되고 악화된다"라며 "코로나19 초기에는 바이러스가 증식하면서 조직파괴가 일어나기 때문에 항바이러스제 약물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병기가 진행될수록 염증조절 복합체가 점차 증가하고, 이에 따라 과도한 염증반응이 진행된다"라며 "따라서 초기에는 항바이러스제 사용이 중요하고 후기로 갈수록 항바이러스제와 항염증 치료제를 병용하는 요법이 필수적이다"라고 덧붙였다.

샤페론은 중증의 코로나19 폐렴 환자를 대상으로 항염증 치료신약 '누세핀'에 대한 임상1상과 임상2상을 종료했고, 안전성과 효과성을 확인한 바 있다.

성 대표는 "유럽에서 코로나19 폐렴환자 6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누세핀 임상2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라며 "실험군은 누세핀 투여 용량에 비례해 증상이 개선되는 약효를 보였고, 투여 9일차에는 누세핀 고용량 투여군의 회복률이 위약군 대비 약 40% 증가된 효과를 나타냈다"라고 전했다.

이어 "환자 상태를 평가하는 지표인 OS(Ordinal Scale)와 NEWS2(National Early Warning Score)를 비교한 값에서도 누세핀을 투여한 환자에서 의미 있는 개선이 관찰됐고 회복속도 또한 위약군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성승용 대표는 누세핀이 보인 '안전성'을 강조했다. 기존 항염증제로 쓰이는 스테로이드 제제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지만 누세핀의 데이터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성 대표는 "지난 6월 기준으로 인도에서 치사율이 50%에 달하는 '검은 곰팡이균(Black fungus)'에 감염된 사례가 3만 건이 넘었다"라며 "이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가 부적절한 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복용 기간이 길어서 발생한 것이다. 스테로이드는 바이러스 제거를 지연시키고 면역 체계를 악화시켜 곰팡이균과 같은 '기회 감염증'을 증가시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세핀은 임상1상과 2상을 통해 안전성이 검증됐고, 스테로이드와 같은 심각한 면역 부전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라며 "물론 스테로이드 제제와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안전성 측면에서 심각한 면역 억제 부작용이 없는 염증 치료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향후 중증 환자에 있어 누세핀이 스테로이드 제제를 대체할 수 있는 약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대웅제약, '퍼스트인' 치료제 없는 IPF 시장에서 '미래 먹거리' 찾는다

사진. 대웅제약 CI
사진. 대웅제약 CI

치명률도 높고 환자 수도 많지만, 적절한 치료제가 없는 특발성 폐섬유화증(IPF, 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기업도 있었다. 

특발성 폐섬유화증은 폐포 벽에 만성염증 세포들이 침투해 폐조직이 딱딱하게 굳어져 점차 폐기능이 저하되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하는 질병이다. 진단 이후 5년 생존률이 폐암과 췌장암 다음으로 높을 정도로 치명률이 높고 예후가 좋지 않다.

대웅제약의 박준석 신약센터장은 "IPF는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요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병으로, 미국에서만 매년 4만명에 가까운 환자가 IPF로 사망하고 있다"라며 "지난 30년간 IPF 치료제 개발을 위해 많은 노력이 있었지만, 현재까지 승인 받은 약물을 2개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그만큼 IPF 치료제 개발이 어렵다는 증거다"라며 "실제로 최근 3년간의 IPF 치료제 관련 임상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임상이 중단된 사례가 많고 특히 임상1상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은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박준석 센터장은 "대웅제약은 PRS(Prolyl-tRNA Synthetase)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켜,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하는 기전의 섬유증 치료제 'DWN12088'을 주요 파이프라인으로 개발 중이다"라며 "경쟁물질 대비 낮은 용량으로 동등 이상의 섬유증 개선 및 폐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임상단계와 임상1상에서 좋은 결과를 기록했고, 안전성 측면에서도 충분한 '안전역(Safety margin)'을 확보해서 임상2상을 진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웅제약은 올해 안으로 개발 중인 'DWN12088'에 대한 임상2상 계획승인(IND)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할 방침이다. 이어 오는 2023년에 조건부 허가를 받아 2025년에 발매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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