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제공=삼성바이오로직스]

[팜뉴스=신용수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21년 키워드는 ‘위탁생산’이 될 전망이다. 모더나와의 백신 위탁생산을 끌어낸 데다 모더나가 한국에서 백신 원액 생산도 추진할 수 있다고 천명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완제 포장뿐만 아니라 원액 생산까지 맡게 될 가능성이 열린 것. 게다가 길리어드와의 위탁생산 규모도 대폭 늘리는 데 성공했다.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생산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코린 르 고프 모더나 최고사업책임자(CCO)는 7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현재 한국에서 mRNA 백신 원액을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단순 제조 협력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에서도 협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누가 원액 생산을 할 것인지는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프 CCO는 “이제 검토를 시작하는 단계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하고 있다”며 “mRNA 의약품 제조 설비에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 mRNA 의약품 생산은 적합한 설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한 까닭”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모더나 발표 이후 관심은 온통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쏟아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모더나 백신의 완제 포장 위탁생산을 맡고 있다.

게다가 최근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mRNA 의약품 생산 역량을 보강하겠다고 직접 천명했다. 존림 대표는 5월 31일 “mRNA 백신 원료 의약품 생산설비를 인천 송도 플랜트에 추가해 내년 상반기 안으로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에 대한 준비를 완료하겠다. 확장된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신규 mRNA 백신 및 치료제의 더 빠른 시장 진입을 지원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설비 추가에는 2000억 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mRNA 백신 생산이 가능한 기업이 아직 없다는 점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겐 호재다. 기존 백신 생산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나 GC녹십자 등은 mRNA 백신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한미약품의 경우 평택 바이오플랜트에 mRNA 백신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춘 까닭에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지만, mRNA 백신 생산 기술 전수 등 문제로 위탁생산을 여러 기업에 나누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다. 

mRNA 백신 전문가인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국내에서 mRNA 백신을 생산하려면 모더나 등 mRNA 기술 보유 기업이 생산 기술을 전수해줘야 가능하다”며 “mRNA 백신은 기존 플랫폼 대비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설비를 갖추고 생산 기술을 전수받는다면 앞으로 코로나19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염병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술 확보시 향후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mRNA 백신이 단순히 감염병 백신으로만 쓰이지는 않는 까닭이다.

앞서의 남 교수는 “mRNA 백신은 그동안 주로 감염병 백신보다는 암이나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치료용 백신으로 개발된 플랫폼”이라며 “mRNA 백신 생산 기술을 확보하면 향후 암이나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치료용 백신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간의 기대에 대해 아직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금일 모더나 관계자 인터뷰에 대한 입장 표명은 곤란하다”며 “그동안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 외에는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점 양해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RNA 백신 외에도 다른 의약품에 대한 위탁생산 확대도 추진 중이다. 길리어드와의 위탁생산 계약 확대에 성공하면서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길리어드사이언스와 3006억 원 규모의 의약품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고 7일 공시했다. 계약 규모는 매출액의 64.69%에 달한다. 계약 기간은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이번 계약은 지난 2018년 항체의약품 전문기업 이뮤노메딕스와 체결한 1845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의 연장선이다. 길리어드는 지난해 10월 이뮤노메딕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 공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대비 약 60%의 추가 계약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최초 계약과 비교하면 거의 10배에 가까운 증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8년 9월 이뮤노메딕스와 346억 원 규모의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이뮤노메딕스의 3중 음성 유방암 치료제인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획득하면서 계약 금액은 지난해 4월 1845억 원으로 증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길리어드가 이뮤노메딕스 인수 관련 절차를 완료함에 따라 최종 통지받아 계약 상대방이 변경됐다”며 “계약 금액의 경우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늘어났다. 계약금액은 2025년까지 확정 계약금액인 2억6645만 달러에 최초 공시시점인 2018년 9월 11일 환율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어떤 제품을 위탁생산할 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의 관계자는 “위탁생산 항목은 양사 간 합의에 따라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계약 외에도 향후 위탁계약 생산 및 확대 추진 등에 관한 모든 내용은 계약 확정 및 고객사와의 합의 전까지 발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이 시각 추천뉴스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