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신용수 기자] 글로벌 거대 제약사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TOP(톱) 20’ 글로벌 제약사 들 중 70%가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성공한 것. 특히 BMS를 필두로 애브비와 길리어드 등 3개 기업은 한 해 만에 10% 이상 급성장했다. 주당순이익(EPS) 측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강세를 보였고 수익 목표로 따졌을 때는 애브비와 길리어드가 초과달성에 성공했다. 

헬스케어 산업 빅데이터 분석기관 아이큐비아가 3일 발표한 ‘2020년 코로나 상황 속 전 세계 상위 20개 제약사의 성과’(COVID-19 Efforts by Top 20 Pharma – Global)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개 글로벌 제약사 중 14개 회사가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이들 중 가장 극적으로 성장한 기업은 미국의 BMS(Bristol-Myers Squibb,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이었다. BMS는 2020년 한 해에만 62.6% 급성장하는데 성공했다. 애브비와 길리어드도 각각 37.7%, 10.0% 성장하면서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회사도 있었다. 바이오젠의 경우 –6.5%의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이외에도 로쉐(-5.1%), 바이엘(-4.9%), 테바(-1.4%), 다케다(-1.2%), 사노피(-0.2%) 등이 2020년 역성장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BMS가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반면 바이오젠은 뒤로 1보 후퇴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BMS가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반면 바이오젠은 뒤로 1보 후퇴했다. [제공=아이큐비아]

코로나19 백신 제조에 나섰던 기업들은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성장률에서는 차이를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9.2%로 백신 제조 기업 중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다. 노바티스의 경우 회사 규모가 2.6% 상승했고, 화이자와 존슨앤드존슨(J&J)의 경우 각각 1.8%, 0.6%로 소폭 성장했다.

다만 주당순이익(EPS)으로 따져봤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EPS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 베링거잉겔하임과 다케다, 2020년 마일란과 화이자업존의 합병으로 세워진 비아트리스를 제외하면, 총 17개 회사 중 11개 회사가 EPS에서 후퇴했다. 

주당순이익 측면에서 가장 후퇴한 기업은 바이엘이었다. 바이엘은 주당순이익이 10.7유로(한화 1만4455원) 감소하면서 2019년 대비 356.1% 역성장했다. 지난해와 달리 3배 이상 손해를 본 셈이다. BMS도 2019년 대비 주당순이익이 3.9달러(4350원) 하락하면서 2019년 대비 298.5% 역성장했다. 기업 규모에서 가자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되는 형국이다. 테바 또한 주당순이익 –3.6%를 기록하면서 300% 후퇴했다.

주당순이익 성장 면에서 최강자는 아스트라제네카였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주당순이익이 2.4달러 증가하면서 지난해보다 137% 성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주주는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주당순이익을 벌어들인 셈이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뒤를 GSK(23%)와 노바티스(14%), 노보노디스크(10%) 등이 이었다. 

지난해 수익 목표를 달성한 기업은 총 6개로 나타났다. 20개 기업 중 2020년 사업목표를 발표한 기업은 총 12개였다. 절반에 달하는 기업이 사업목표 달성에 성공한 것.

이 분야에서는 애브비와 길리어드가 가장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애브비는 지난해 수익 목표로 3600만 달러(401억5800만 원)을 내걸었는데, 실제로는 4600만 달러(513억1300만 원)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목표보다 약 27.8% 초과달성에 성공했다. 길리어드도 2500만 달러(278억8750만 원)의 수익을 내면서 목표로 했던 2200만 달러(245억4100만 원)를 크게 웃돌았다. 이외에도 암젠과 BMS, 릴리, 테바 등이 각자 목표로 했던 수익 달성에 성공했다.
 

애브비와 길리어드는 목표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목표 달성에 성공한 기업들은 애브비와 길리어드를 포함해 총 6개 기업이었다. [제공=아이큐비아]
애브비와 길리어드는 목표 초과 달성에 성공했다. 목표 달성에 성공한 기업들은
애브비와 길리어드를 포함해 총 6개 기업이었다. [제공=아이큐비아]

반면 바이엘, 바이오젠, 존슨앤드존슨, 머크, 노보노디스크, 화이자 등은 목표로 했던 수익 달성에 실패했다. 특히 화이자의 경우 백신을 통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2020년 목표로 했던 수익을 크게 밑돌았다. 화이자는 지난해 4200만 달러(468억5100만 원)의 수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화이자가 목표로 했던 4850만 달러~5050만 달러(541억 원~563억 원)보다 최소 600만 달러 이상 모자란 것이다. 

각 회사의 ‘에이스’들은 또 다른 양상을 보였다. 비아트리스를 제외한 19개 회사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품들은 대체로 성장세를 보였다. 총 19개 제품 중 15개 제품(78.9%)이 전년 대비 판매량이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낭중지추’는 노보노디스크의 ‘옴젠픽’과 사노피의 ‘듀피젠트’였다. 52개국에서 출시한 당뇨 치료제 옴젠픽의 경우 지난해보다 89% 판매량이 늘었다. 19개 회사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률이다. 아토피 치료제인 듀피센트도 70.4%의 고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타그리소’는 전 세계적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전년 대비 판매량을 36% 늘리는 데 성공했다.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도 미국을 여러 국가에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30%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다만 타그리소와 키트루다는 공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시고 있다. 두 약은 모두 지난 5월 열린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도 1차 요법 진입에 실패했다. 

각 제약사 '톱 셀러' 중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사노피의 듀피젠트가 두각을 드러냈다. [제공=아이큐비아]
각 제약사 '톱 셀러' 중 노보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사노피의 듀피젠트가 두각을 드러냈다. [제공=아이큐비아]

반면 로쉐의 단클론항체 표적항암제인 ‘아바스틴’은 2019년보다 25%나 판매량이 하락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14%가량 위축된 까닭이다. 

익명을 요구한 내과 전문의는 “바이오시밀러는 특성상 대부분 정맥 주사를 필요로 한다. 병원에 와야 주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바이오시밀러는 그동안 쭉 고성장세를 유지하던 분야다. 그런데 올해 그 성장세가 꺾였다면 코로나19를 원인으로 꼽을 수밖에 없다. 팬데믹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병상이 포화하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상대적으로 위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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