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학술정책팀 신용수 기자]

[팜뉴스=신용수 기자] 노쇼 백신, 아니 이제는 잔여 백신이다. 네이버 지도와 카카오맵을 통한 잔여 백신 안내 서비스가 시범 운영 첫날인 27일부터 ‘대호황’을 기록했다. 이날만 60만 명이 넘는 시민이 접종하면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접종 횟수를 기록했다. 접종률도 9.1%로 하루 만에 7%대에서 9%대까지 치솟았다. 정부 목표인 상반기 중 1300만 명 접종을 달성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접종속도 향상에 대한 희망이 보인다.

정부는 잔여 백신 서비스 외에도 현재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이는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보건당국은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발표했다. 당장 6월부터 1차라도 접종을 마친 백신 접종자는 가족 모임 인원 제한에서 제외된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접종자는 요양병원‧시설 내 거주자와 접촉 면회도 가능하다. 

7월이 되면 ‘인센티브’는 더욱더 강화된다. 1차 접종만 해도 종교활동 및 실외 다중이용시설에서 인원 제한에서 제외되고, 실외에 한해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해방된다.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경우에는 실내다중이용시설 및 사적모임 인원에서도 제한이 해제된다. 기존에 발표했던 국내 예방접종 완료자의 입국 시 자가격리 면제도 여전히 유효하다. 

보건당국은 7월 인센티브 강화와 함께, 일반 국민 접종 시작까지 맞물리면 접종률이 폭발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7월부터 50세 이상 국민과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 교사 등을 우선순위로 일반인에 대한 접종을 개시한다. 이제 백신 접종속도에 대한 ‘부스터’는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부스터로 인해 시동이 꺼지지 않도록 충분한 ‘연료’를 확보하는 일이다. 국내에서 접종할 백신 물량 확보에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정부가 위탁생산 계약을 통해 국내 백신 물량 자체를 확보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23일 방미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더나 백신 위탁생산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기존 계약했던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생산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아스트라제네카 위탁생산도 여전히 순항 중이다. 적어도 국내 위탁생산 물량이 부족하다고 하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국내 백신 접종분’을 정확히 확보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부호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모더나의 위탁생산 계약에서는 위탁생산 물량 중 국내 접종분이 얼마나 배정됐는지는 확실히 발표하지 않았다. 31일 도착할 모더나 백신 5만5000회분도 전량 해외 생산분이다. 화이자 백신은 위탁생산 계약을 맺지 못한 까닭에 아직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이번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양해각서를 체결한 노바백스의 백신은 아직 국내 허가조차 완료되지 않았다. 노바백스 백신을 국내 위탁생산 중이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사용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방미를 통해 획득한 두 백신 모두 아직 현장과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뜻이다. 노바백스 백신이 국내에서 실질적인 재고 역할을 하려면 허가 심사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그나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25일 국내 위탁생산분 중 106만8000회 분이 접종 현장으로 추가 배정되면서 숨통은 트인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접종 속도가 계속 유지된다면, 이번에 확보한 백신 분량은 수일 만에 동이 나게 된다. 연료 부족이 자칫하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도 실질적인 접종분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정기 고려대 약대 교수는 “위탁생산만큼 안정적인 수급방법이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 점에서 정부가 모더나나 노바백스 등 백신의 위탁생산을 통해 다각화에 성공한 것은 분명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일”이라며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면 백신 접종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일반인 접종이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속도는 더더욱 급격해질 것이다. 물론 어느 정도 합의는 돼 있겠지만, 이제 접종 속도를 따라갈 수 있도록 제때제때 국내 접종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앞으로 백신 접종은 속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구력이 중요하다. 백신 접종속도를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느냐가 문재인 정부의 백신 정책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다. ‘엑셀’을 밟을 준비는 돼 있다. 위탁생산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 공급의 기틀도 잡았다. 이제 마지막 퍼즐인 국내분 확보를 맞춰,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종식을 여는 ‘백신 무한 질주’의 궤도로 올라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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