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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온라인약국도 '쓱~' 할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온라인약국도 '쓱~' 할까
  • 김민건 기자
  • kmg@pharmnews.com
  • 승인 2021.04.0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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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찾아 '한다면 하는 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사진: 신세계그룹)

[팜뉴스=김민건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스타벅스, 스타필드, 노브랜드 등을 '쓱(SSG)~'하며 신사업 창조에 성공했다. 올해 초에는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 SSG랜더스를 만들었다. 유통에 스포츠마케팅을 접목해 새로운 사업을 모델을 이루겠다는 청사진을 직접 밝혔다.

신사업을 눈여겨보던 정 부회장의 '쓱~' 목록에 최근 의약품·건강기능식품이 포착됐다. 이마트가 노파머시(No pharmacy) 상표를 출원한 것이다. 지난 2월 대한약사회의 강한 반발로 이마트가 출원을 철회하긴 했지만 제약업계에서는 의약품·건기식 시장 진출 의지까지 꺾였다고 보지 않는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확산과 정부의 의약품 배송 한시적 허용, 아마존파머시(Amazon Pharmacy) 등장은 온라인사업을 그룹 신성장 동력으로 삼은 정 부회장에게 기회가 되고 있다.

정 부회장은 2012년 헬스앤뷰티 스토어 '분스(Boons)', 2015년 드럭스토어 '부츠(Boots)'까지 헬스케어 시장에서 연달아 실패를 맛봤다. 그런데도 최근 노파머시 상표를 출원하며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집착했다.

정 부회장이 헬스케어 시장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작년 국내 건기식 시장은 약 5조원으로 급성장했다. 트렌드도 개인맞춤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선물하려는 소비자보다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늘었다. 여기에 정부 주도의 개인맞춤형 특례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마트 또한 모노랩스라는 시범사업 업체에 전략적 투자를 하며 참여 중이다. 유통업이 핵심인 신세계그룹으로서도 건기식 소분 사업은 지나칠 수 없는 시장인 셈이다.

코로나19로 비대면과 온라인 배송 시장이 급성장한 것도 헬스케어 시장 진출에 적절한 시기로 여겨진다. 앞서 실패했던 분스와 부츠는 모두 오프라인 중심이었다. 그러나 신세계그룹은 이제 온라인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개인맞춤형 건기식 소분사업은 1달 분을 배송하는 게 핵심이다. 

2014년 10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통합몰로 출발한 SSG닷컴은 이제 신세계그룹의 핵심이다. 신세계그룹이 유통하는 백화점, 마트, 트레이더스 등 주요 제품을 SSG닷컴에서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전체 물류량의 80% 이상을 자동화 처리하는 물류센터 네오003을 2019년 12월부터 가동했다. 이는 SSG닷컴의 온라인사업을 가능케 하고 있다.

온라인사업에 주력하는 정 부회장과 온라인 배송으로 옮겨간 헬스케어 트렌드가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 부회장은 10~20년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을 찾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 그는 “고객은 영구적으로 변했고 다시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코로나로 인해 리테일 시장의 온라인 전이가 최소 3년 이상 앞당겨 졌다”며 “고객은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했고, 여기서 얻게 된 안정과 편리함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비대면은)단편적이고 일시적인 경험이 아니라, 고객들의 일상이 됐다. 시도가 축적되면 경험이 되고, 경험이 축적되면 일상 생활이 된다”며 기회임을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한다면 하는 놈'이다. 1999년 스타벅스를 처음 국내에 들여온 것도, 스타필드나 노브랜드를 론칭한 것도 모두 신사업이었다. 노파머시가 또 다른 이름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11월 아마존이 온라인으로 의약품을 배송하는 서비스인 '아마존파머시'를 선보인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평소 정 부회장은 아마존을 롤모델처럼 봤다. 단편적으로 2018년 12월 열린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에서 "아마존을 능가하는 최첨단 온라인 물류센터를 만들겠다"고 말했으며, 같은 해 한국판 아마존 고(Amazon Go)인 이마트24 무인 매장 등을 선보였다.

아마존파머시는 미국 45개주에서 전문·일반 처방약을 온라인으로 주문할 수 있고,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 가입 회원은 이틀 내로 처방약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의약품·건기식 유통 기반을 닦아왔다. 2018년 10억 달러에 우편 기반 약국(Mail Order Pharmacy) 사업 모델로 인기를 끈 필팩(Pill Pack)을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필팩 인수로 온라인 의약품 유통 자격을 얻었다.

이마트가 노파머시 상표를 출원하고, 건기식 소분사업에 참여하는 것을 단순한 유통 사업 확대로만 여길 수 없는 부분이다. 이마트도 아마존처럼 점진적으로 헬스케어 시장을 위한 기반을 닦아나가려는 모습이다.

이 외에도 의약품·건기식 유통에 진출하려는 신세계그룹과 아마존은 유사점이 있다. 거대 유통 체인이라는 점과 온라인 쇼핑몰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활용해 의약품 유통이 가능하기에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주문이 급증한 상황에서 의약품 배송은 전세계적인 트렌드가 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앞서 신년사에서 밝혔듯 편리함을 겪은 고객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온라인으로 신사업 중심을 옮겨가고 있는 정 부회장 계획에 의약품·건기식 유통이 들어올 수 밖에 없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는 자사 브랜드를 많이 만드는 편이다. 회사 전략상 건기식 시장이 워낙 크니 진출하려는 게 아니겠냐”며 “제약업계로서는 대기업 진출을 반길 상황은 아니지만 이마트의 사업 확장 전략상 접근할 만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건기식 소분 특례사업이 진행되면서 이마트 뿐만 아니라 당초 사업 분야가 전혀 달랐던 풀무원 같은 대기업도 건기식 소분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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