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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의약품 공동생동규제의 타당성 고찰
국산의약품 공동생동규제의 타당성 고찰
  • 팜뉴스
  • 승인 2020.12.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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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 기고] 홍송희 서울대학교 사회약학 교수
사진. 서울대 약대 홍송희교수

제약 바이오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한국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하나 인적자원이 우수한 나라에서 육성해야 하는 미래 먹거리 산업이다. 이에, 정부의 혁신제약기업 장려정책 및 신약개발 사업 지원은 올바른 정책방향이라 하겠다.

하지만, 최근 공동생동 연계 약가할인과 공동생동 제한 정책을 보면, 그 일관성이 실종되어 보인다. 특히나, 신약개발비용이 2조에 이르러, 국제적 신약개발 역량을 갖추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제서야 간신히 싹트고 있는 혁신 국내 제약산업이 실종된 정책기조로 표류될까 우려스럽다.

해방 후 국내 제약산업은 타 산업에 비해 앞서 있었다. 일찍이 의약품 국산화를 이끌어 내어 환자치료에 공급함으로써, 국민의 질병예방과 건강회복에 기여했다. 국민의 건강이 없었다면, 한강의 기적과 일인당 국민소득 3만불 시대도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제약사의 작금의 위상은 후발주자인 전자, 자동차, 선박 등 타 산업에 비해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고, 고부가가치 산업부문에서도 하위에 놓여 있다. 어쩌면, 농수산물처럼 기본권 영역으로 보호 육성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자와 기술격차에 너무 일찍이 노출되어 경쟁력이 상실되었다고 볼 수 있다.

혹자는, 정부의 수출주도 경제개발정책이 제약산업을 볼모로 잡았다고도 한다. 삼성, 현대, LG에서 보듯이, 기술혁신은 모방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그러나, 제약산업은, 정부의 물질특허 허용으로, 모방으로부터 성장하여 기술혁신을 창출하는 일련의 학습과정을 체화하지 못했다; 물질특허는 그 특허기간동안 특허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의 복제 판매를 불허한다.

이에, 해외시장 진출과 자본축적 기회를 잃어버린 제약사는 대부분 제네릭 위주로 영세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제약산업이 더욱 영세한 이유는 국내시장에서조차 다국적기업이 독점하고 있고, 그 독점이 특허종료 후에도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공동 생동 제한 정책들은 국내 제약사의 수익성을 낮추어 성장을 저해할 것이다. 결국은 국민의 건강을 외국기업에 전담케 함으로써, 코로나 전염으로 극명하게 드러난 국익 우선 시기에는, 국민 건강이 외면될 수 있다.

정부는 국내 제약업체 수가 많은 것이 시장질서를 어지럽게 한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 이에, 우수제조관리기준 (KGMP) 요건처럼 시설요건을 강화하여 똘똘한 제약회사만 키우고 중소업체는 소멸시키려 했다.

물질특허 인정에 특허기간 연장은 국내 제약사를 전체적으로 차별대우 했다면, 허가특허연계는 중소 제약사를 목표로 차별 대우했다. 약가 일괄인하 정책도 또한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업체를 불리하게 했다. 여기에, 공동생동연계 약가인하 정책은 중소업체를 옥죄고 있고, 더구나 과도한 규제라고 입법화에 실패한 식품의약처 입안을, 의원 입법 형식으로 다시 추진하고 있는 공동생동 제한 정책은 중소업체의 생존자체를 부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들은 영세 중소업체 소멸정책으로 대통령의 중소기업 장려와 공정성 확보와는 거리가 멀다. 또한 시장질서확립과도 무관하다. 중소업체만 부당한 상거래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공동생동 자체의 부당성을 부정도 긍정도 아니 하면서, 중간 정도는(1+3) 허용하고, 그 외에는 벌칙을 부과하고 있고, 이제는 더한 벌칙을 추가하려고 한다. 마치 어느 정도 허용하고 상황이 악화되면 쫓아가 규제를 강화하는 주택정책이 집값 상승을 양떼몰이 하듯 전국적으로 부추기고, 또한 경제활동을 어느 정도 허용한 뒤, 상황에 따라 방역단계를 조정하는 최근의 코로나 방역정책이 작금의 코로나 위기를 야기시킨 것을 상상케한다.

생동성시험 비용을 여러 회사가 함께 공유하면 의약품의 품질이 저하된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공동생동으로 비용이 절감되면, 절감된 만큼 기술혁신에 투자되지 않을까? 혹, 마케팅에 쓰이거나, 주주 손에 들어갈까 우려하는 것인가? 그렇다 하더라도, 품질저하와는 무관하지 않은가? 품질관리기준이 별도로 만들어져 있어, 심지어는 비용 절감액이 부당한 방법으로 특정 의약품의 처방 유도에 쓰인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는 처벌 대상이나, 품질저하와 무관하다 할 것이다.

아마도, 공동생동의 의약품 품질저하 주장은 생동성 평가기술의 불신에서 기인하였을 것이다. 하지만, 공동생동은 생동 영역과 허가판매 영역을 분리하여 각 영역의 전문성을 추구하게 하기 때문에 의약품 품질을 오히려 향상시킨다고 할 수 있다.

이전에, 정부가 공동생동제한 규제를 풀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발사르탄의 미등록 원료물질사용으로 인한 품질논란을 빌미로 전혀 연관성 없는 공동생동성에 벌칙을 부가하는 것은 시대 역행적 발상이다.

진정으로 의약품 품질 향상을 의도한다면, 생동성 기준에 대한 연구를 철저히 하여, 다시금 생동성에 대한 불신이 발생하지 않도록, 기술개발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제약사의 영세성은 아마도 정부정책의 후진성에 기인하지 않았을까 하는 우려를 감출 수 없다. 의약품 안전 관리라는 기틀 아래, 과학적 근거 없는 규제일변도 정책이 그렇다. 특정 제약사가 의도적으로 안전성을 위협했다면 당연히 엄격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정부관리책임의 허점으로 벌어진 안전사고를 막는다는 빌미로, 과학적 근거 없는 막무가내식의 규제는 삼가야 할 것이다.

공동생동 연계 약가할인 및 공동생동 제한 정책은 현재의 외국기업 주도권을 영구 고착화시킬 수 있다. 생동성 불신을 조장하여 해외 오리지널 브랜드를 장려하겠다는 뜻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약가 관리기관인 공단과 허가기관인 식품의약처에서 국내제약산업육성은 뒤로하고, 품질향상 기회까지 무산시키면서 약가인하 및 허가제한을 한다는 것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해외제약사 품질을 보증 장려하고 독점을 진흥하는 정책들로 보인다.

경제학 이론에서는 경쟁보다는 독과점이 시장질서를 흐리게 한다고 본다. 외국기업이 독점을 누리고, 나아가서는 독점적 지위가 특허연장 허용으로 다시 한번 연장되었다. 여기에 더욱 놀라운 것은, 국내 제약사의 제네릭 시장진입이 허가특허연계로 다시 늦어지고, 거기에 제네릭의 시장진입 이후에도 오리지널 브랜드는 과반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중소업체 가려내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특허만료후 95% 이상의 시장이 잠식되나 한국에서는 지속적으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 정부정책의 편파성과 후진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경쟁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과당경쟁으로 인한 부당한 거래의 횡행이다. 실지로 처방의사에 대한 부당한 금품 수수 사례가 빈번했었다고 한다. 의약품 상거래가 비정상적이었던 이유는 열악한 여건에 있었던 제약사, 도매상, 병의원 그리고 약국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서 일 것이다.

이와 같은 구조 속에서, 수백 개의 제약사가 존재하는 것은 그만큼 다양한 니즈(Needs)를 파악하고 활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경제학에서는, 제약사가 많은 것은 경쟁을 촉진하여 다다익선을 구현한다고 한다. 제약산업의 외연을 확대하여 고용을 창출하고, 그만큼 기반이 넓어지면서 창의성이 창궐하여, 신약개발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셀트리온이 탄생하고, 한미, 씨젠, 신풍 등이 약진하고, 코로나 방역 진단 치료기술 등등이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는 원동력일 것이다.

앞으로, 소비자가 투명한 것을 원하고 정보가 공개되면, 비정상적 상거래는 사라질 것이다. 조급하게 단기적 안목으로 벌칙조항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장기적 안목으로 생동성 기술개발과 그 결과물이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정부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일부 제약사는 단순 제조 판매에만 집중하겠지만, 또 다른 일부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기술혁신과 신약개발에 집중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구조조정이 될 것이다. 옛말에, 때가 되면 곡식과 잡초가 구분된다고 한다. 미리 잡초를 뽑으려다, 농사를 망칠 수 있으니, 근거 없는 규제는 놓아 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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