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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대·정원확대 놓고, 전공의들 “과목 쏠림 현상부터 해결해야”
공공의대·정원확대 놓고, 전공의들 “과목 쏠림 현상부터 해결해야”
  • 신용수 기자
  • credit@pharmnews.com
  • 승인 2020.08.1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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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림 현상 해결 없이는 공공의대·정원확충 제2의 의전원으로 전락할 수도
전공의들 “인력 확충보다 흉부외과 등 기피 과목 인프라 개선이 먼저”

정부가 추진 중인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확대 정책을 놓고, 의료계는 각자 입장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전공의와 개인 병·의원은 공공의대 설립과 의대 정원확대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총파업까지 불사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등 대형병원은 인력난 해결을 위해 정원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공공의대와 의대 정원확대가 이슈로 떠오른 건, 대한전공의연합회가 7일 진행한 ‘총파업’ 때문이다. 이날 파업에는 전체 전공의 1만6000여 명 중 약 70%가 동참했다.

개인 병·의원을 운영 중인 의사들도 힘을 보탰다. 지역 의사회나 전문의 단체에서 전공의연합회에 자금을 지원한 것. 현재 의협은 14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전공의연합회도 이날 파업에 동참할 것을 예고했다. 자칫하면 전국적인 의료 공백을 우려할 수 있는 상황 속에서, 일부 국민들은 코로나19 등 비상시국에 파업을 진행·예고한 전공의와 의사들을 비판했다.

대한전공의연합회 7일 총파업 현장 (제공=전공의 A씨)
대한전공의연합회 7일 총파업 현장 (제공=전공의 A씨)

하지만 전공의들은 국민적 비판을 감수하고 파업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정부의 책임이라는 입장이다. 실질적인 공공의료 개선에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고 끊임 없이 주장했고, 이와 관련한 대화도 시도했지만, 정부가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는 것.
 
파업에 참여한 전공의 A씨는 “물론 코로나19 비상시국에서 파업으로 사회적인 비판이 있을 것은 각오한바”라며 “하지만 정부가 끝까지 우리들의 이야기를 묵살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특히 의대 정원확대가 실질적인 공공의료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앞서의 전공의 A씨는 “결국 공공의료 개선에 필요한 의사는 흉부외과·외상외과·산부인과·감염내과 등 상대적으로 의대생들이 꺼리는 과목의 의사들인데, 단순히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결국, 성형외과·피부과 등 인기 과목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OECD 국가 중 1000명당 의사 수가 적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의 의료접근권은 전 세계가 인정한 최상위 수준”이라며 “이미 1년에 3000명가량의 의사가 양성되고 있는데, 10년 동안 정원을 4000명 늘려 매년 7000명씩 의사를 늘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공공의대 또한 공공의료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의 전공의 A씨는 “현재 군 병원의 운영 실태를 보면 미래를 엿볼 수 있다. 군 병원은 나라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의료의 질이 일반 병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져 군인들도 꺼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의사들이 강제적으로 복무하는 상황에서 의료의 질을 기대하기 어렵다. 공공의대 또한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0년 의무복무라고 해도 인턴과 레지턴트를 모두 거치면, 전문의로서 실질적인 근무 기간은 3~4년밖에 되지 않는다. 공공의대를 나온 의사들이 의무기간을 채우면 모두 수도권으로 올라오려 할 것이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공의들은 공공의대와 의대 정원확대가 제2의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업에 참여한 다른 전공의 B씨는 “의전원도 기초의학과 의과학 분야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며 “하지만 결국 임상의만 더 많이 늘어났을 뿐 오히려 기초의학자는 줄어들었고, 결국 실효성이 없어 결국 의전원에서 다시 의대 체제로 복귀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모습이다. 공공의대나 의대 정원 확충도 의전원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공의들은 실질적인 공공의료 개선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피 과목의 환경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B씨는 “기피 과목들은 보통 생명과 직결된 데다 고가 장비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개인병원보다는 주로 대형병원이 주도한다. 하지만 수익성은 잘 나오지 않으니 병원에서는 개설 자체를 꺼리는 형편”이라며 “기피 과목 전문의들은 단순히 조금 더 버느냐 못 버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일할 수 있느냐 없느냐 생존 문제에 직면한다. 의료수가 조정 등 기피 과목 의료진의 안정적인 의료활동을 보장할 대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헀다.

이어 정부가 불도저식 정책 강행을 중단하고, 의료진과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공의 B씨는 “전공의협의회를 비롯한 의료계는 정부에게 공공의대와 의대정원 확충에 앞서 대화에 나설 것을 여러 차례 촉구했지만 번번히 무산됐다”며 “파업 전날 겨우 마련된 자리에서도 정부 관계자는 정책을 반드시 이행해야 하니 의료계가 양보하라는 말만 거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책을 밀어붙이기 전에 의료계와 먼저 깊이 있는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의 이 같은 주장에 일각에서는 공공의료와 의료 질 개선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수술실 폐쇄회로(CC)TV 도입에 반대하는 것은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왔다. 일부 네티즌들은 전공의 파업 관련 기사에 “수술실 CCTV 도입을 반대하는 의사들을 믿을 수 없다” “공공의료 운운할 거면 수술실 CCTV 도입 먼저 동의해라” 등의 댓글을 달면서 부정적인 의견을 표현했다.

하지만 전공의들은 CCTV 도입이 오히려 기피 과목에 대한 기피 현상을 더욱 가중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앞서의 전공의 B씨는 “흉부외과·외상외과·산부인과 등 수술 난도가 높고 위급성을 다루는 과목들에 대한 기피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다. 차후 소송을 우려해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는 현상도 발생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의료의 질이 하락한다”며 “국민들이 염려하는 대리 수술에 대한 염려는 수술실 출입기록을 생체인식으로 남기는 방식을 의무화하는 방법 등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수술실 CCTV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 될 것”이라고 말헀다.

한편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이 주축이 된 대한병원협회는 전공의나 개인 의사들과는 달리 현재 종합병원의 인력난이 심각해 의대 정원 확충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정부 정책에 찬성 의사를 밝혔다. 팜뉴스 취재진은 해당 내용에 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병협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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