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28.8개월, T-DM1 대비 사망위험 36% 감소' '전이성 유방암 2차치료에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으며 통계적 유의미한 결과 달성'

유방암 연구 분야에서 가장 큰 학술 행사는 '샌 안토니오 유방암 학술대회(SABCS)'다. 이 대회에서 극찬받은 항암제의 임상 결과다. 평소 관심이 많았다면 어떤 치료제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던 항암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다. 엔허투는 1차 치료 경험이 있는 유방암 환자에서 '케싸일라(트라스투주맙엠탄신, 이하 T-DM1)'와의 직접 비교 분석 결과를 발표하며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떠올랐다. SABCS를 통해 기존 임상 데이터를 뒷받침하는 전체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데이터를 추가하며 경쟁제품 대비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가 따랐다.

엔허투
엔허투

 

손주혁 세브란스병원(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20%를 차지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재발·전이가 잘되고, 진행 속도가 빨라 예후가 좋지 않다. 그간 HER2 표적치료제들이 개발됐지만 전이 단계부터 질병 진행을 조절, 생존기간을 효과적으로 개선한 치료제는 부족한 실정이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엔허투는 허셉틴 이후 20년 만에 개발된 가장 혁신적인 치료제로,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필수적인 치료제로 자리잡을 것이다. SABCS에서 발표된 임상 결과가 그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말했다.

엔허투는 작년 9월 19일 국내에서도 허가됐다. 첫 적응증은 HER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인간상피 성장인자 수용체 2형) 양성 전이성 유방암  3차치료였다. 뒤이은 12월 30일 2차치료 적응증 확대에 성공했다. 이와 동시에 건강보험 급여 신청까지  완료하며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표준치료에 다가서고 있다.

엔허투 임상
엔허투 임상

▶표준치료 '캐싸일라'와 직접 비교에서 낸 PFS·OS 성과

엔허투는 이전에 한 차례 이상 치료 경험을 가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T-DM1과 직접 비교(Head-to-Head)했다. T-DM1은 현재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환자 2차 표준치료제로 자리잡은 만큼 엔허투가 1대 1 연구를 진행한 것은 의미가 크다.

해당 임상은 DESTINY-Breast 03(3상)으로 엔허투 OS 데이터가 추가 발표돼 주목받았다. 독립적중앙맹검 평가에서 1차평가변수인 엔허투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28.8개월이었다. T-DM1 투여군 6.8개월 대비 22개월 연장(HR 0.33; 95% CI 0.26~0.43;)한 결과다. 

2차평가변수인 연구자 평가에서도 엔허투와 T-DM1의 mPFS는 각각 40.5개월, 25.7개월로 질병 진행에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OS 기간을 보면 엔허투 투약군과 T-DM1 투여군 모두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 했다. 사망자 중앙값을 평가할 만큼 데이터가 쌓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다만, 엔허투 투약군은 T-DM1 대비 사망위험을 36% 감소시키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HR=0.64; 95% CI, 0.47~0.87; P=0.0037)를 냈다. 이에 따르는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없었다. 

▶2회 이상 3차치료에서 화학요법 대비 PFS 2.5배↑, OS 연장 효과로 이어져

지난해 9월 엔허투 국내 허가 근거가 된 임상은 이뤄졌다. DESTINY-Breast 01(2상)이다.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3차치료다. 이번 SABCS에서 DESTINY-Breast 01 연구의 확증 임상인 DESTINY-Breast 02(3상) 결과도 발표됐다.

내용을 보면 2회 이상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608명에서 1차평가변수인 PFS 기간이 17.8개월로 화학요법군(의사가 선택) 6.9개월 대비 2.5배 연장 결과를 냈다. 여기에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은 64% 감소(HR, 0.36 CI 0.2840~0.4535; P<0.000001) 시켰다.

2차평가변수인 OS는 엔허투 투약군이 39.2개월, 화학요법 대조군이 26.5개월(HR, 0.66)이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엔허투 69.7%, 대조군 29.2%로 2배 이상 차이를 냈다. 엔허투 투약 시 항암 반응과 질병 진행을 늦추는 효과가 좋았고 전체생존기간 연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해외에서 극찬한 엔허투, 국내 건강보험 급여화는 언제?

해외에서 HER2 발현 전이성 유방암 표적치료 효과로 엔허투를 주목할 때, 국내에서는 다른 이유로 화제가 됐다. 미국 등 제약선진국은 2·3차 치료에 HER2 저발현까지 사용 가능한 상황에서도 국내에선 허가조차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국민동의 청원에 2만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해 국민 성원에 힘입어 허가라는 난관을 넘었지만 실질적인 장벽은 '보험 급여'다. 한국다이이찌산쿄 관계자는 팜뉴스에 "현재 엔허투 보험 급여 신청을 완료했으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암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가는 어떻게 생각할까. 앞서 손 교수는 "올해 엔허투 국내 허가와 2차치료 적응증 확대 소식이 들려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엔허투는 이미 해외에서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표준치료로 자리잡아 저발현 환자까지 사용하고 있다. 보다 많은 국내 환자들이 엔허투 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건보 급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다이이찌산쿄 관계자는 "엔허투를 기다리는 많은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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