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올해 미국ASCO에서 기립박수를 받은 엔허투(트라스트주맙 데룩스테칸)는 HER2를 표적하는 핵심인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 Drug Conjugate, ADC) 기술이 남다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는 혁신적 항암제를 어떻게 개발한 것일까.

28일 서울 중구 광화문빌딩에서는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넥스트 제네레이션 ADCs'를 주제로 다이이찌산쿄가 마련한 엔허투 미디어 세션이 열렸다.

고형문 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의학부문 이사
고형문 다이이찌산쿄 항암제사업부 의학부문 이사

이 자리에서 고형문 이사(항암제사업부 의학부문)는 HER2 저발현 유방암 치료제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엔허투 ADC 기술이 다른 ADC 항암제와 어떠한 물리적·기술적 차이점을 보이는지 설명했다.

ADC는 크게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표적 항원에 결합하는 항체(Antibody)와 세포를 죽이는 약물(Payload),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Linker)로 구성된다. 항체는 ADC를 목표 암세포로 안내해 안으로 들어가게 한다. 암세포로 들어간 ADC는 리소좀에 의해 분해되고, 항체에서 떨어진 약물은 암세포와 결합, 분열과 성장을 억제해 사멸시킨다. 

ADC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에서 단점을 떼고 장점만 모았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대 전후로 말기암 환자에게 사용 가능한 세포독성항암제는 암세포가 정상 세포 대비 빠르게 성장하는 특성을 이용해 높은 효과를 거뒀다. 그러나 부작용 등 내약성 문제가 컸다. 2001년 노바티스가 최초의 표적치료제 글리벡을 개발하면서 본격적인 표적치료제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표적치료제도 기존 세포독성항암제와 비교해 내약성은 좋았지만 내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2014년 항암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가 개발된다. 면역항암제는 10~20% 환자에서 완치를 나타낼 만큼 혁신적이었지만 특정 수준 이상의 면역 표지자가 있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게 문제였다.

세포독성은 항암 효력이 높지만 암세포 선택성이 굉장히 떨어진다. 표적치료제는 암세포 선택성이 높은 반면 치료 효과는 상대적으로 덜하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세포독성항암제, 표적치료제 장점만 취하는 컨셉이 ADC다.

고 이사는 "엔허투는 글리벡, 타그리소 같은 표적치료제는 하나의 열쇠에 하나의 자물쇠만 열 수 있다면, 엔허투는 마스터키다. 여러 자물쇠를 열수 있는 항암제"라고 설명했다.

ADC에도 세대가 있다. 1세대 ADC는 표적 수용체가 있는 암세포만 사멸시킨다. 2세대 ADC는 표적 수용체가 없는 암세포까지 죽일 수 있다. 1세대와 달리 약물 안에서 자유롭게 분리돼 주변 암세포를 공격할 수 있다. 1세대와 2세대 사이에 기전적 차이로 항암제의 가장 큰 벽으로 여겨지는 내성 문제에서 효과를 보이는 2세대 ADC는 가장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엔허투
엔허투

▶"ADC 개발에는 항원, 항체, 약물, 링커, 접합까지 5개 고려해야"

ADC는 항체로 암세포 선택성을 높이고, 강력한 세포독성으로 표적만 죽임으로써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특히, 암세포 특이적 절단형 링커와 세포독성항암제를 붙이면 정상 세포 피해는 최소화하고 항암 효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5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항원(수용체), 항체, 링커, 약물 그리고 접합(Conjugation)이다. 

고 이사는 "어느 위치에 접합을 많이 하느냐가 ADC 효과와 부작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며 "그래서 ADC를 개발할 때는 항원(수용체), 항체, 링커, 약물, 접합까지 5개를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항원을 선택할 때는 정상세포에서는 적게 발현되지만 암세포에서는 많이 나오는 것을 찾아야 한다. ADC 항체가 항원을 잘 표적해야 효과가 좋기에 항원 수가 줄어들지 않도록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항체는 항원과 높은 친화력을 가져야 한다. 면역원성도 적어야 한다. 또한, 높은 분자량과 신체 내에서 긴 반감기를 보여야 한다. 엔허투 ADC 항체는 신체 내 반감기가 3주다. 엔허투를 3주 마다 투약하는 이유다.

링커는 약물과 항체를 연결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중요한 만큼 개발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표적세포까지 약물을 전달할 때까지 혈액내에서 안정적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엔허투의 경우 3주간 신체 내에 머물수 있도록 링커가 역할을 해야 한다. 현재 링커는 비절단형링커(1세대)과 절단형(2세대)으로 구분한다.

약물은 DNA를 표적하거나 투불린을 표적하는 두 가지가 있다. 기존 세포독성항암제 대비 1000배 강력한 효과를 보이기 때문에 기존 세포독성 또는 표적치료제 보다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약물은 세포막 투과성도 중요하다. ADC라고 해서 모두 암세포 안으로 쉽게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ADC에서 이상적인 것은 항체가 수용체 특이적으로 암세포 안으로 들어가 내재화 하는 것이다. 그런데 세포막은 지용성이다. 이로 인해 비특이적으로 항체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 하고 세포막에 붙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엔허투 약물은 소수성으로 개발됐다. 약물 소수성을 어떻게 조절하는지가 ADC에 중요하며, 접합을 통해 어느 부위에 약물을 몇개 붙이냐가 ADC 개발과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

1세대 ADC는 라이신 접합, 비절단형링커다. 2세대 엔허투 ADC는 시스테인 접합, 절단혈링커다. 라이신접합은 비특이적 결합으로 약물이 어느 부위에 붙을지 예측하기 힘들다. 이로 인해 약물 개수를 조절하기 힘들다. 2세대 시스테인 접합은 약물 2개를 동시에 붙임으로써 8개까지 균질한 ADC를 확보할 수 있다. 라이신 접합은 적응증 확대가 제한적이지만 시스테인 접합은 용이하다는 차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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