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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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를 표적하는 3세대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로 나타나는 내성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가 업계 화두다.

이에 10일 오전 7시 50분부터 서울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리는 대한폐암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미국 에모리의대(Emory Univ.) 슈레쉬 라말링엄(Suresh S. Ramalingam) 교수가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3세대 TKI 치료 후 내성 극복'을 발표한다.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EGFR은 세포 밖 신호를 내부로 전달하는 단백질이다. 총 28개의 엑손(Exon)으로 구성돼 있다. EGFR에 이상이 생기면 세포신호전달이 과해져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을 유발한다.

EGFR 변이를 치료하기 위해 1세대 TKI 항암제 이레사(게피티닙), 타세바(엘로티닙), 2세대 지오트립(아파티닙)이 개발됐다. 1·2세대 TKI 제제는 평균 12~14개월의 생존기간 연장 혜택을 보였다. 그러나 약 40~60% 환자에서 T790M이라는 획득내성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겼다.

T790M 변이는 790번째 아미노산인 친수성 트레오닌(Threonine)이 소수성 메치오닌(Methionine)으로 바뀌면서 발생한다. 표적치료제는 TKI가 인산화하는 부분에서 ATP대신 결합해 마치 열쇠와 자물쇠처럼 끼워맞춰 암을 공격한다. 그러나 T790M 변이가 발생하면 열쇠와 자물쇠가 헐거워진다. 1·2세대 표적항암제 효능이 떨어지는 내성이 생기는 것이다. 

T790M 내성을  극복하기 위한 3세대 TKI  표적치료제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렉라자(레이저티닙)가 새로 개발됐다. 타그리소는 EGFR 변이와 T790M 내성획득 변이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과 전체생존기간(OS) 혜택을 보였다. 1·2세대 TKI 표적치료제 내성 발생 이후 또는 기존 1차치료를 대체하는 '표준치료제'로 사용된다.

하지만 타그리소 같은 3세대 TKI 제제 또한 내성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타그리소 투여 6~14개월 후 약 30% 환자에서 내성이 나타났다. TKI 제제 특성상 획득내성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항암제 내성은 치료 초기 나타나는 고유내성(intrinsic resistance)과 후기에 발생하는 획득내성(acquired resistance)으로 나눈다.

고유내성은 항암제 사용으로 종양세포가 반응하지 않는 것이며, 획득내성은 항암제 투여로 생겨나는 변이를 말한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들은 렉라자 또한 동일한 문제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폐암 진료 일선에서는 3세대 표적치료제 사용으로 발생하는 내성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우려가 크다. 가장 기본적인 치료제인 세포독성항암제로 돌아가는 방법 외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대한폐암학회 현장에서 팜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가졌던 강진형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표적치료제 내성이 생긴 이후 효과적인 치료제가 마땅치 않다. 현재 2차 치료로 3세대 표적치료제 사용 이후 발생하는 내성이 매우 다양하기에 그 다음 치료는 항암화학요법 밖에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강 교수는 "오랜 기간 표적치료제에 적응한 환자는 부작용이 빈번한 항암화학요법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내성을 극복하는 병용요법을 찾을 수 있을까가 화두"라고 말했다. TKI 표적치료제 다음 단계를 위한 미충족 수요를 언급한 것이다.

1·2세대 TKI 제제 복용 후 T790M, 타그리소 투여로 인한 'C797S' 'MET' 변이가 있지만 더욱 큰 우려는 타그리소를 1차 또는 2차치료에 쓰느냐에 따라 발생하는 내성도 다르다는 사실이다. EGFR에서 나타나는 엑손19 결손, 엑손21 L858R 변이에 더해 획득내성인 T790M, C797S, MET까지 다양한 변수까지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것이다. 어떠한 새 변이가 나타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GFR·MET 변이 동시표적하는 리브리반트·렉라자 병용이 대안될까

타그리소 이후 발생한 내성 문제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치료제는 얀센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렉라자 병용요법이다.

리브리반트는 EGFR·MET 변이를 동시 표적하는 완전 인간유래 이중항체로 EGFR 변이에서 효과가 확인됐다. 리브리반트를 단독 투여한 'CHRYSALIS' 임상에서 EGFR 엑손20 삽입변이 환자 대상으로 전체반응률(ORR) 40%를 보였다.

여기에 타그리소 이후 발생한 MET 변이 내성에서 렉라자와 병용 시 효과도 주목하고 있다. CHRYSALIS 임상에서 타그리소 복용 후 발생한 내성획득 환자 대상으로 진행한 리브레반트-렉라자 병용 임상 결과가 일부 공개됐기 때문이다.

EGFR 엑손19번 결손 또는 L858R 변이 동반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타그리소 획득내성 45명에게 리브레반트-렉라자 병용 투여 시 완전관해(CR) 1명, 부분관해(PR) 15명 등 객관적반응률(ORR) 36%가 나타났다.

당시 유한양행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타그리소 하나였다는 측면에서 환자에게 치료 기회를, 의료진에게 치료 옵션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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