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지난 3월, 유럽종양학회 폐암 학술대회(ELCC 2022)에서 한국인 EGFR 변이를 가진 진행성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의 아형별 치료 유형을 분석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내용에는 EGFR 엑손(Exon) 20 삽입 변이에서 효과적인 치료제가 부족한 현실이 반영됐다.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Overall Survival, OS) 중앙값은 16.3개월로 '흔한 EGFR 변이(Common EGFR mutation)'의 35.4개월 대비 1년 7개월이나 짧았다. 

기존 TKI(티로신키나제 억제제) 표적치료제로 활발한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EGFR 엑손18, 19, 21 변이는 '흔한 EGFR 변이'라고 표현할 만큼 환자(진단률 89.5%)도, 치료제도 많다. 상대적으로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EGFR 엑손20 삽입 변이는 1차 치료부터 TKI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다. 치료 반응이 떨어져 주로 백금기반 화학요법을 시도한다. 효과적인 표적치료제가 없다보니 예후도 좋지 않은 현실이 연구에서 확인된 것이다.

한국인 진행성 비소세포암 EGFR 변이 환자에서 엑손20 변이 진단이 적은 만큼 치료제 개발도 더디었다. 흔한 EGFR 변이 대비 생존률이 떨어지는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얀센 이중항체 표적치료제 '리브리반트'가 허가돼 치료 방법이 등장했다. EGFR과 MET 수용체를 동시에 직접 표적하는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단독 사용 시 전체반응률(ORR) 40%를 나타냈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교수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교수

이에 팜뉴스는 최근 폐암 전문가인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교수(종양내과)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유럽 발표 연구에 참여한 연구자 중 한 명이다. 이 교수는 지난 2006년부터 폐암, 흉선종양, 피부암, 악성흑색종 등을 진료 중이다.

인터뷰를 통해 리브리반트가 국내 폐암 치료 환경에 가져올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 표적 신약을 기대했던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현실적' 내용을 전할 것으로 기대되는 내용이다.

아울러, 리브리반트 같은 표적치료제 사용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따라 정확하고 빠른 '유전자 변이' 진단도 더욱 중요해지게 됐다.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생소한 질환인데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폐암은 다른 암과 다르게 EGFR, MET, KRAS, BRAF, ALK, ROS, RET, HER2 등 종양을 일으키는 돌연변이가 많다. 이 중 'EGFR 변이'는 28개의 엑손으로 구성된 표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이하 EGFR)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것이다. 

EGFR 변이는 빈도가 높은 변이 중 하나다. 전체 폐 선암 환자에서 약 15~20% 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약 40~50%에서 EGFR 변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GFR 변이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게피티닙, 엘로티닙, 오시머티닙 같은 EGFR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이하 TKI)가 개발되면서다. EGFR은 엑손18, 19, 21에 변이가 많이 생기는데 표적치료제가 생기면서 이들 변이를 찾기 위한 검사를 시행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엑손20 삽입 변이를 발견했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는 EGFR 변이를 지닌 폐암 환자의 약 2~3%로 환자군이 많지는 않다. 엑손19, 21과 달리 엑손20은 앞서 언급한 TKI 치료제가 잘 듣지 않았다. 지난 20년 동안 치료제를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됐지만 잘 되지는 않은 이유다. 그래서 그간 엑손 20 삽입 변이의 표준 치료로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하다가, 최근 리브리반트가 개발됐다."

▶엑손20 삽입 변이가 암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엑손20 삽입 변이 기전은 다른 변이와 특별하게 다르지는 않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발생하면서 하위 신호 전달 체계에 문제가 생긴다. 정상 세포가 신호 전달을 받으면 스위치가 켜져서 활성화되고, 그 활동이 끝나면 신호가 꺼지면서 세포가 기능을 멈추고 쉰다. 

하지만,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생기면 신호 전달이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전달되면서 세포가 끊임없이 계속 분열하고 성장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암세포가 생기며 암의 가장 큰 특징인 조절되지 않는 성장이 나타나게 된다. 암세포가 커지고 다른 부위에 전이되면서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암을 일으키는 세포 신호 전달 이상은 가짓수가 매우 많다. 아직까지도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과거와 비교해 신호 전달 이상이 점점 더 많이 발견되고 있다. 특히, 폐 선암은 신호 전달 이상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지난 20년간 이를 표적하는 치료제가 많이 개발되면서 치료 성적이 상당히 개선됐다.

20년 전 폐암 4기 환자의 평균 수명이 4~6개월이었던 반면, 지금은 약 16-20개월 정도 된다. 5년 생존율도 20년 전에는 0%였으나, 머지않은 미래에는 20%까지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신호 전달을 하는 '표적'을 발견하면 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생존율이 더 늘어난다는 기전을 설명하셨다. 오늘 이야기할 '리브리반트'라는 치료제 개발 원리도 똑같은가요?

"그렇다. 표적이 발견되면 이상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다. 그래서 암을 일으키는 표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EGFR은 세포 밖에 있는 신호를 안으로 전달하기 위해 세포 표면에서 작동하는 단백질이다. 리브리반트는 이러한 이상 단백질인 EGFR 엑손20을 직접 공격하는 표적 항체로 개발했다.

리브리반트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항체 결합 부위가 두 개인데, 각각 다른 단백질과 결합한다. 앞서 언급한 EGFR 단백질과 함께 MET이라고 부르는 간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를 함께 표적한다. EGFR과 MET을 동시에 표적하는 기전은 폐암 영역에서 완전히 새로운 기전이다. 리브리반트의 EGFR 표적 효과는 CHLISALYS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했고, MET 표적 효과는 현재 연구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결과를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EGFR 엑손20 삽입 환자는 뇌 전이 많고 생존기간 길지 않아. 의사에게는 오래 사는 사람 비율 5%만 늘어도 고무적인 결과로 의미있어

▶'흔한(Common) EGFR 변이'와 비교해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의 예후는 어떠하며, 기존 항암제와 비교해 리브리반트에 기대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EGFR 변이 중 엑손19 결손, 엑손21 치환(L858R) 변이의 빈도가 제일 많아 이를 '흔한 EGFR 변이'라고도 일컫는다. 변이 비율은 문헌마다 다르다. 최근 유럽종양학회 폐암 학술대회(ELCC 2022)에서 발표한 연구를 보면 국내 EGFR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89.5%가 '흔한 EGFR 변이'로 진단됐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는 2.4%로 확인됐다.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EGFR 변이 예후는 거의 비슷하지만, 그중에서도 EGFR 엑손20 삽입 환자는 뇌 전이도 많고 생존기간도 길지 않아 예후가 썩 좋지는 않다. 그래서 환자에게 치료 옵션이 생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새로운 치료제 리브리반트 등장은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줄 수 있게 된 것이라 의료진 입장에서도 의미가 크다. 리브리반트는 임상연구를 통해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2차 치료 이상의 환자 대상으로 40%의 반응률, 8개월의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확인했다. 

'흔한 EGFR 변이'를 표적하는 치료제나 ALK와 같은 다른 변이 표적 치료제와 비교했을 때 리브리반트 효과가 (기존 표적 치료제)기대보다는 다소 부족하다고 볼 수 있지만 2차 이상 환자 대상인 점, 기존 치료제 효과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에서 기존 일반 항암제에 비해 훨씬 좋은 결과를 보인다. 일반 항암제를 사용하면 보통 반응률이 약 20~30% 정도이고, 무진행 생존기간도 약 5개월 정도 밖에 안 된다. 수치로만 보면 무진행 생존기간 개월 수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일 수 있는데, 의사에게는 오래 사는 사람의 비율이 증가하는 것이 의미 있다. 오래 사는 사람의 비율이 5%만 늘어도 고무적인 결과로 해석한다. 

그래서 요즘은 반응률, 무진행 생존기간과 함께 치료제의 반응지속기간(Duration of Response, DOR)도 중요하게 여기고 미국 FDA도 치료제를 허가할 때 이 부분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교수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교수

▶지난 3월 열린 유럽종양학회 폐암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한국인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특성과 치료 결과 분석 연구를 말씀해주셨다. 이 연구 내용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번 연구 진행 배경을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개발된 치료제가 얼마나 효용성 있는지 가장 잘 확인하는 방법은 새로운 치료제와 표준치료제를 비교하는 3상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다. 새로운 치료제 사용 환자군과 표준치료 항암제를 사용하는 대조군을 대상으로 생존기간, 반응률 등 효과 차이를 확인한다. 

그러나, 3상에서 통계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려면 오랜 시간과 많은 환자가 필요하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는 환자 수가 적기 때문에 3상을 쉽게 진행하기 어렵다. 자칫하면 많은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놓칠수도 있기 때문에 3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다. 이럴 때는 치료제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 특성과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 특성을 간접적 비교함으로써 약제 효과를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는 리브리반트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군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서 EGFR 엑손20 삽입 환자를 기존 치료제로 사용했을 때와 치료하지 않았을 때의 한국인 환자 특성을 살펴본 것이다.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어떤 질병을 지닌 환자가 항암 치료 후 2년을 산다고 가정해보자. 이를 항암 치료 효과라고 여길수도 있지만, 사실은 질병 자체가 치료를 딱히 하지 않아도 2년을 생존할 수 있는 병일 수도 있다. 이 경우 항암제 치료 효과가 거의 없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환자들에게 리브리반트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와 다른 치료제로 치료를 시도한 환자들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했다. 해당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약 2~3%가 엑손20 삽입 변이이며 이 환자들은 뇌전이 케이스가 많고 질병 진행 속도가 빠르지 않다는 특성을 알게 됐다. 

또한, 기존 치료제를 사용한 환자들이 약 16개월 정도 생존하는데, 2차 이상에서 리브리반트의 치료군의 생존기간은 23~24개월이라 많게는 8개월 정도를 더 살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었다. 실제 현장 자료이기 때문에 향후 비교 임상 시험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유사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가 없으면 치료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 보험 급여 적용을 위해서 치료제 가치 평가는 꼭 이루어져야 하는 과정이다. 3상 결과를 기다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이런 간접적 비교 연구를 통해 치료제 효과 근거를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연구 결과가 매우 중요하고, 이 같은 데이터들이 더 축적돼야 한다. 

한편, 이 연구가 가능했던 것은 NGS 보험 급여 적용도 도움이 됐다. NGS 검사는 모든 유전자를 검사한다. 특히 엑손20 삽입 변이 같은 희귀변이도 잘 검출해낸다. 지난 몇 년간 NGS 검사에 대한 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폐암 환자들의 검사 시행률이 높아졌고, 그 환자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다만, 시설 등 문제로 아직 NGS 검사가 널리 보편화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대형병원 환자 중 NGS 시행 검사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실상을 완전하게 반영하지는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환자 데이터가 더 많이 쌓이면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효과적인 치료제 유무에 따라 생존기간 달라, 리브리반트가 얼마나 개선할지 지켜봐야

▶해당 연구 결과를 보면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16.3개월로, 흔한 EGFR 변이 환자의 35.4개월 보다 19.1개월 짧습니다. 5년 생존율도 8%대 19%입니다. 엄청난 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어떤 요인으로 큰 차이가 난다고 보시나요. 예로, TKI 표적치료제의 1차 사용 여부에 있을까요?

"효과적인 치료제 유무에 따른 차이다. 흔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어 35.4개월의 전체 생존기간을 나타내지만, 기존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었던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환자들은 훨씬 짧은 16.3개월을 나타냈다.

2차 치료 이상에서 리브리반트 생존기간은 23~24개월로 흔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35.4개월에는 못 미치지만, 2차 이상의 데이터임에도 기존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6.3개월보다는 높다. 

이제 리브리반트라는 표적 치료제가 생겼으니 EGFR 엑손 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높아질 것이다. 얼마나 개선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그렇다면 리브리반트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는데, 1차부터 시도하면 효과가 더 좋지는 않을까요?

"현재 병용요법으로 관련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번 리브리반트 단독요법 허가는 '번데기'라는 뜻을 가진 'CHLISALYS' 임상에서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들에게 확인한 2차 치료 효과를 근거로 한다. 

현재 1차 치료제로써 항암제와 같이 쓸 때 효과가 높아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비'라는 의미의 PAPILLION라는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 다른 임상시험으로 역시 '나비'라는 뜻을 가진 'MARIPOSA' 연구가 있는데 흔한 EGFR 돌연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다른 표적치료제와 병합요법을 통해서 효과가 좋아지는지 살펴보는 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3상 결과들이 나오면 약제 특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다양한 병합요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약제 효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논할 수도 있을 것 같다."

 

MARIPOSA 3상(NCT04487080)은 이전에 치료받은 적이 없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EGFR 변이(엑손19 결손 또는 엑손21 L858R 치환)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타그리소(오시머티닙)와 비교해 리브리반트-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요법 효능·효과를 연구하는 임상이다. 

 

PAPILLON 3상(NCT04538664)은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를 대조군으로 리브리반트와 카보플라틴-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을 연구 중이다.

▶리브리반트 공식 허가 전까지 동정적 사용승인 프로그램(EAP)도 사용하셨습니다. 리브리반트 치료 효과를 본 국내 환자 사례가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보통 동정적 사용승인 프로그램(EAP)을 통한 치료는 임상시험 결과보다 저조하다. 임상에서는 기준 조건에 잘 부합하는, 상대적으로 건강하고 부작용을 잘 견디는 사람들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 조건에 맞지 않아 임상연구에 참여할 기회가 없는 환자들에게 치료제 무상 공급 기회를 주는 것이 EAP다. 

한편으로 EAP기간 임상을 경험하지 못한 의료진들에게도 치료제 용량 조절이나 부작용 관리 등 사용 경험을 얻을 수 있다. 본원에서는 이미 50주기 이상 리브리반트를 장기 투여 받은 환자 사례도 있다. 50대 후반 남성 환자로, 지금까지도 리브리반트 효과를 보고 있다. 그간 치료 옵션이 없었던 엑손20 삽입 돌연변이 환자들에게 고무적인 결과다."

▶리브리반트 허가 임상연구에서 리브리반트 단독요법 시 전체 반응률이 40%인데, 국내 환자에서도 이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CHLISALYS 임상에 우리나라 환자가 대거 참여했기 때문에 국내 환자에서 효과를 기대해도 된다.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대부분 임상연구에 한국인 환자가 많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데이터로 받아들여도 된다."

▶리브리반트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이 있나요

"우리가 치료제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이 유효성과 안전성이다. 현재 EGFR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제는 부작용이 있는 편이다. 부작용을 줄이려면 종양 단백질을 특이적으로 공격해 죽이고, 정상 단백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 현재까지 개발된 약제들은 이러한 구분성이 약간 부족하다. 

또한, 항체와 같은 단백질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과민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에 정맥주사를 해야 하므로 투여 간격을 늘려주면 좋은데, 이미 최적화된 투여 주기가 정해져 있으므로 당장 주기를 늘리기는 어렵다. 약제 개선 등을 통해 이러한 불편함을 줄일 수 있기 바란다. 물론 이상반응에 대한 세심한 관리도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도 아직 아쉬운 부분이다."

 

유전자변이 동시 검사하는 NGS, 국내 진료 현실상 검사 결과 3~4주 이내로 당기는 것이 매우 중요

▶앞서 NGS 보험급여가 도움이 됐다고 말하셨는데요, EGFR 엑손20 삽입 변이 표적치료제가 허가된 만큼 앞으로 유전자변이 진단도 더욱 중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국내 진단 환경은 어떤가요?

"앞서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율이 2~3%라고 설명했다. 폐암 환자 100명 중 97~98명은 다른 변이를 가지고 있거나 없다는 뜻이다. 폐암은 EGFR 뿐만 아니라 변이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표적을 하나하나 검사하다보면 시간이 오래 걸려 치료 기회를 놓쳐버릴 수도 있다. 이러한 유전자 변이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이하 NGS)이다. 

다만, NGS 검사는 종양 조직을 충분히 얻어야 하고 검사 결과가 나오는데 3~6주가 소요된다는 한계가 있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을 적어도 3~4주 이내로 당기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 미국에서도 기계의 분석 속도 향상과 전문가의 빠른 결과 해석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폐암 환자는 치료하지 않으면 4~6개월 정도를 산다. 검사를 하려면 입원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현실상 바로 입원이 가능하지도 않고, 입원해서 검사를 시행한 다음 결과가 6주 뒤에 나오면 그 사이에 환자 상태가 확 나빠질 수 있다. 상태가 나빠지면 일반 항암 치료조차 시도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검사 결과가 나오는 기간을 2주라도 당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다행히 리브리반트는 1차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환자가 내원하면 검사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정보를 토대로 1차 치료를 하면서 NGS 검사를 의뢰해두고, EGFR 엑손20 삽입 변이로 진단되면 리브리반트를 쓰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 폐암 치료제가 2차로 허가됐기 때문에 이런 방법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EGFR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이라고 해서 모든 환자가 리브리반트에 효과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새로운 도전 기회가 생겼다. 리브리반트를 통해 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라면 반드시 누려야 하고, 도전해 봐야 아는 것이다. 

그전엔 없던 새로운 치료 기회가 생겼으니 한 번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다. 다만, 동시에 치료에 실패할 경우도 계산해 인생을 설계해야 한다. 진료를 하며 느끼는 것은 항상 우리가 생각했던 결과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치료를 받으실 때는 좋은 결과를 바라고 도전을 하시되, 그 반대 결과에 대해서도 준비하셔야 한다. 우리 의료진도 환자분들이 좋은 치료 결과를 보실 수 있도록 신약 개발 연구 노력을 계속 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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