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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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민건 기자]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이하 NGS)의 등장은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바꿨다. 기존에 발견되지 않았던 유전변이가 비소세포폐암(NSCLC)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표적치료제 또한 개발되고 있다.

27일 비소세포폐암의 미충족 치료 영역이었던 EGFR 엑손20 삽입에서 리브리반트(아미반타맙)와 엑스키비티(모보서티닙)라는 두 표적 신약이 등장,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가능케 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에서 대표적인 유전변이가 EGFR이다. EGFR에는 '흔한 변이'라고 불리는 엑손18, 엑손19, 엑손21 변이가 있다. 이 변이는 진단률이 약 90%에 달한다. 이에 따라 국내 비소세포폐암 치료도 우선적으로 EGFR ALK ROS1 BRAF 같은 변이 표적을 찾는 데서 시작한다. 양성이 확인되면 1차로 알맞는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며 건강보험 급여 혜택까지 적용된다. 

새로운 1·2·3세대 TKI 표적치료제는 EGFR 환자의 생존기간을 점차 늘려왔다. 흔한 EGFR 변이 표적치료를 위해 개발된 1세대 이레사(게피티닙), 타세바(엘로티닙), 2세대 지오트립(아파티닙) 비짐프로(마도미티닙)는 mPFS 10~14개월을 기록했고, 1·2세대 TKI 치료에 실패 후 새로운 T790M 변이가 있는 환자에 사용하는 3세대 타그리소(오시머티닙), 렉라자(레이저티닙)는 19~20개월까지 확인했다.

그러나 EGFR에도 미충족 수요가 있다. 그중 하나가 EGFR엑손20 삽입 변이다. NGS 검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미지의 영역이 드러나고 있다. 엑손20 삽입은 EGFR 변이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그간 적절한 표적치료제가 없었다. 엑손20 삽입 치료에 엑손19 등에 사용하는 1·2세대 TKI제제를 사용한 결과 객관적반응률(ORR)이 10%에 불과했다. 무진행생존기간(PFS)도 3개월 미만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은 약 16.5개월로 1년하고도 4개월 밖에 되지 않았다. 이같은 결과는 TKI 치료제가 엑손19, 엑손21 등에서 보인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33개월로 약 3년이라는 생존 혜택을 보인 것과 대비된다. 

미충족 영역인 엑손20 삽입에서 효과를 보인 치료제가 지난해 등장한 리브리반트와 엑스키비티다. 리브리반트와 엑스키비티는 EGFR 엑손20 삽입 변이가 있으며 앞서 백금기반 화학요법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성인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다.

두 표적치료제 모두 엑손20 삽입 변이에 사용하지만 치료 기전이 다르다. 리브리반트는 EGFR과 C-MET에 각각 붙는 두 개의 항체를 가진 주사제형이다. 이중항체로 EGFR과 MET 변이 수용체를 직접 표적, 신호전달을 막거나 수용체와 같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 공격하는 기전이다. 

한국얀센 리브리반트
한국얀센 리브리반트
한국다케다 엑스키비티
한국다케다 엑스키비티

CHRYSALIS 연구를 통해 리브리반트 단독 사용 시 백금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2차 치료 이상의 환자 대상으로 ORR 40%를 나타냈고 mPFS 8개월을 기록했다.

엑스키비티는 에너지원인 ATP에 바인딩하는 소분자 단백질(단클론항체)로 개발된 경구 치료제다. EXCLAIM 연구에서 엑스키비티도 독립평가위원회(IRC) 평가에서 ORR은 28%, 연구자평가에선 ORR 35%를 나타냈고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7.3개월이었다. 

무엇보다 국내 의료진이 두 치료제에 기대하는 지표는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이다. 치료제 사용 후 언제부터 효과가 나타났으며 얼마나 유지됐냐를 볼 수 있는 지표다. 

리브리반트의 mDOR은 11.1개월, 엑스키비티는 17.5개월을 기록했다. 엑손20 삽입 변이 환자들의 mOS 16개월을 넘긴 것이다. 엑스키비티는 반응시간 중앙값 1.9개월로 치료 시작 초기부터 약제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는 두 치료제가 환자 상태가 좋지 않은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에 쓰인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단 5%의 환자라도 더 오래 살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NGS 진단 검사 발전으로 폐암을 일으키는 희귀 변이를 잘 찾을 수 있게 됐다. 다만, 국내 의료진은 아직 NGS 검사가 보편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검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기존 PCR 등 검사 보다 시간 소요가 있으며 급여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암 치료 의료진은 "리브리반트, 엑스키비티 같은 희귀 유전변이 표적치료 신약을 잘 활용하기 위해선 NGS 검사가 더욱 활성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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