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대원제약 '콜대원' 광고는 전국 방방곡곡을 달린다. 아파트 주변은 물론 골목길 심지어 고속도로에서도 보인다. 운전대를 잡은 직장인들 중엔 콜대원 광고를 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다. 

콜대원 광고는 사시사철 멈추지도 않는다. 비록 감기약이지만 초록이 우거진 여름에도 찾는 것이 쉽다. 눈발이 흩날리는 겨울은 물론, 봄과 가을에도 도로를 수놓는다. 콜대원 광고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면 콜대원 광고가 자주 보이는 까닭은 뭘까. 대원제약은 어떤 광고 전략으로 콜대원을 급성장시켰을까. '최선재의 광고맛집'이 콜대원 광고의 '숨은 일인치'를 분석했다. 

서울 동대문구 인근의 도로 위 콜대원 래핑 트럭 (저작권 팜뉴스)

지난달 28일, 기자는 운전 도중 콜대원 래핑 광고를 목격했다. '두통, 오한, 감기'란 문구과 함께 스틱형 파우치 형태의 콜대원 사진이 트럭 뒷면에 보였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비슷한 형태의 광고를 본 적이 있어 바로 사진을 찍었다. 

새해가 돌아온 뒤 기자는 회사 동료들에게 "콜대원 광고가 도로에서 유난히 많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콜대원 트럭 래핑 광고를 봤다는 전언이 쏟아졌다. 

한 동료는 "저도 이곳저곳에서 많이 찍었다. 특히 트럭 뒷면에 많더라"며 "골목길 구석구석은 물론 아파트 주변에도 콜대원 광고 트럭을 봤다. 여름철에도 콜대원을 봤는데 매일 보는 느낌이다. 노출도가 굉장한 광고같다"고 밝혔다. 

아파트 주변에 콜대원 래핑 용달차가 주차된 상태다. 

취재 결과 대원제약은 지난해부터 서울, 수도권, 인천, 대구, 부산 등 주요 도시에 택배를 배달하는 용달차에 콜대원 광고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광고조합 관계자는 "인구 200만 이상인 도시에 들어가는 택배 차량에 래핑 광고를 진행한 것"이라며 "지난해 여름부터 트럭 뒷면에 두면, 좌우측에 각각 한면씩 콜대원 광고가 집행됐다. 구체적으로 추산할 수 없지만 택배 용달차 700대 이상에 콜대원 광고 이미지가 부착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상당한 규모다. 매일 700대 이상의 트럭들이 대도시를 드나들면서 콜대원을 홍보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아파트 단지 주변에 하루 약 5번 이상 택배 트럭이 드나든다는 점이다. 주된 광고 타겟층을 위해 전략적으로 배치된 결과다. 

앞서의 관계자는 "보통 아이 엄마들이 콜대원을 많이 산다"며 "주부들과 가장 밀착된 광고 노출 지역이 아파트인데 대원제약이 그점을 제대로 공략했다. 트럭들이 최소 하루에도 5번 이상 아파트 단지에서 서행과 주차를 반복한다. 그럴 때마다 엄마들의 뇌리에 '콜대원'이 각인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콜대원은 기침, 가래, 몸살 증상 완화를 위한 종합감기약으로 엔데믹과 독감의 유행으로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어린이를 위한 콜대원키즈 역시 업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원제약의 트럭 광고 마케팅이 매출 급성장을 주도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트럭 광고로 최소 10배 이상의 효과를 누렸을 것"이라며 "방송보다도 광고비가 싸다. 더구나 버스 한 대에만 약 80~90만원 정도의 광고비가 드는데 트럭은 그런 비용의 3분의 1만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 쪽은 약 1m 크기의 콜대원 광고 이미지가 있고 차선 쪽은 그것보다 훨씬 크다"며 "트럭 700대가 매일 주요 도시 방방곡곡을 구석구석다니면서 콜대원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뜻이다. 매출 상승세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원제약의 광고 전략이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둔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대원제약이 유사한 형태의 유튜브 광고를 진행한 이후 공격적인 트럭 마케팅을 벌여왔다는 점이다.

한국광고조합 관계자는 "트럭에 진행한 모든 광고가 대박을 터트리진 않는다"며 "하지만 대원제약은 색다른 유튜브 광고로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그 이후 트럭 광고를 진행하는 묘수를 발휘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22년 9월 공개된 "대원제약, 전국방방곡곡 감기엔-다짜고짜 콜대원" 제목의 영상 광고는 히트를 쳤다. 

영상 속에서는 콜대원 제품 이미지가 새겨진 트럭이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지나간다. 그때 "몸살, 몸살, 두통, 두통, 감기, 감기"라며 나지막이 읍조리는 성우의 목소리가 등장한다. 이어 "에취"라는 소리와 함께 트럭이 흔들린다.

다시 "기침, 기침, 가래, 가래, 아픈 목, 아픈 목, 기침, 코막힘"이란 목소리가 들린다. 트럭이 "짜면, 나으리'라는 문구가 새겨진 돌을 지나가는 장면으로 광고는 마무리된다. 단순한 광고지만 조회수는 350만 건을 넘었다. 

광고가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의 명장면을 패러디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배우 이병헌이 트럭을 끌면서 섬 곳곳에서 물건을 팔기 위해 방송을 하는 장면이 수차례 등장하는데, 콜대원 광고가 그 모습을 연상시킨 것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드라마가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면서 동시에 콜대원 광고도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며 "대원제약이 초반에 유튜브 광고로 콜대원 노출도를 올리고 트럭 광고를 전국에 깔면서 인지도를 대폭 올리는 계획을 짰다.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면서 지금의 지배적 위치가 생겨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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