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제약사의 건물 옥상은 대부분 평범하다. 아무리 고층 건물이라도 회사 이름만 새겨져 있을 뿐이다. 행인들도 평범하기 짝이 없는 간판을 지나친다. 시선을 끌지도, 다른 건물과 특별히 다르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디톡스 건물은 분명 다르다. 건물의 입지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특별한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대부분의 제약사들이 신경 쓰지 않는 공간을 영상 광고판으로 꾸며 자사 홍보는 물론 수익까지 창출 중이다. 

'최선재의 광고맛집'이 메디톡스 옥상 광고의 '숨은 일인치'를 찾은 이유다. 그 결과, 메디톡스의 광고 전략은 누구보다 빠르고, 남들보다 특별했다. 메디톡스 광고 전광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격 공개한다.

메디톡스 옥상 광고(저작권:팜뉴스)
메디톡스 옥상 광고(저작권:팜뉴스)

지난 5일 오전 11시경 기자는 영동대교를 지났다. 강남을 향하는 차량이 많아서 지체와 서행을 반복하고 있었다. 흐린 날씨 탓에 운전이 힘들어 창문을 열고 밖을 볼 때도 많았다. 기자의 차량이 영동대교를 빠져나가려는 순간, 거대한 광고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상 광고판에서는 KFC, 자코모 등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 영상 광고가 나왔다. 광고판 왼쪽에는 'Medytox'란 영문 글자가 보였다. 메디톡스가 건물 옥상에 설치한 영상 광고판이었다. 

그렇다면 메디톡스 옥상에 '영상 광고판'이 들어선 계기는 뭘까. 

메디톡스 관계자는 "원래 일반 인쇄물 광고였는데 수년 전부터 위탁 방식으로 운영 중"이라며 "업체가 저희에게 일정한 비용을 주고 광고를 모집해왔다. LED 영상 광고물로 약 25개의 광고가 주기적으로 영상에 나오는데 중간에 저희 회사 로고도 한 번씩 나온다. 멀리서 보면 작지만 막상 가까이 가면 크다"고 밝혔다. 

메디톡스가 광고판의 설치와 운영을 맡긴 업체는 인컴이즈다. 인컴이즈 자료에 따르면, 메디톡스의 영상 광고판의 전체 크기는 가로 41m, 10m에 달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한다. 하루 17시간 동안 약 25개의 광고가 노출된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25개의 광고가 송출된다. 3분씩 계산하면 한 시간에 한 번 정도 나오는 꼴"이라며 "다만 일종의 기부 체납 같은 개념으로 공익광고를 일정 비율을 틀어야 하고, 25개가 전부 팔리지 않은 공간에 우리 광고를 넣는다"고 밝혔다.

메디톡스 옥상이 보통의 제약사 옥상과 다른 이유다. 옥상을 그대로 두고 평범한 간판으로 채울 수 있었지만 메디톡스는 업체에 위탁을 주고 LED 영상 광고로 자사의 로고를 노출하면서 수익을 얻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메디톡스 인근의 건물에서는 옥상 영상 광고판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메디톡스 주변 KT&G 건물과 오로라월드 건물에는 회사 이름이 들어간 간판만 보였다. 수많은 차들이 다니고 한강을 끼고 있어 멀리서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위치지만, 이들은 메디톡스처럼 옥상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평범한 건물뿐이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원래 영상 광고는 아무나 못한다"며 "불빛이 계속 나오고 돌아가기 때문에 주변 주택가에 빛공해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삼성역 인근 지역을 제2의 타임스케어로 만든다는 취지로 영상광고 제한을 해제했고 그런 분위기에 발맞춰서 구청의 허가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삼성역 인근 옥이광고 자유구역(강남구청 캡처)
삼성역 인근 옥이광고 자유구역(강남구청 캡처)

실제로 대한민국에서 건물 옥상의 영상 광고가 유일하게 허용된 지역은 강남구 코엑스 삼성역 인근 뿐이다. 

옥외광고는 애초에 도시의 경관을 해치는 존재로 인식됐다. 까다로운 규제 탓에 기업들이 옥외 영상 광고에 부담을 느꼈다.

하지만 행안부가 2018년 3월 한류 관광객들이 몰린다는 이유로 코엑스 삼성역 인근을 '옥외광고 자유표시 구역'으로 지정했다. 규제가 풀리면서 삼성역 인근에 영상 광고물 설치가 가능했다. 한국판 타임스퀘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메디톡스 건물의 위치는 대치동 인근으로 삼성역에서 다소 떨어진 곳이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메디톡스 건물은 대치동으로 따로 영상광고물 허가를 받아 진행한 부분"이라며 "삼성역 인근 옥외광고 자유표시 구역과 관련은 없기 때문에 허가를 받기 위해서 각종 규제를 전부 지켜야 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는 메디톡스가 옥상 광고 공간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까다로운 규제를 뚫고 영상 광고물 설치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다른 제약사와 달리, 메디톡스의 광고 전략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이에 대해 메디톡스 관계자는 "영상 광고는 대형 TV를 설치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주변 피해 때문에 일정시간이 지나면 영상을 꺼야 하기 때문에 규제도 상당하다"며 "저희 회사가 나름의 노력을 기울인 이유다. 다만 강남권이라는 입지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다른 제약사들도 저희와 같은 입장이었다면 가능했을 광고"라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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